그냥 톡선에 외고 얘기가 있길래 딱히 지금 공부도 잘 안되고 해서 써봄 과고 붙었다고 좋아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학년 2학기...ㅠ
0. 내가 다니는 과고
과고가 전국에 아주 많이 있음. 20개 쯤 됐나 그거 좀 넘었나... 어쨋튼 그정도로 꽤 많은 수의 과고가 있음. 내가 다니는 과고는 학교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님. 원래 과고 자체가 학생수가 많진 않지만 우린 그 중에서도 딱히 많은 편이 아님. 나는 당연히 그냥 내가 다니고 있는 과고만 생각해서 글을 쓸거고 읽는 분들도 모든 과고가 이렇진 않고 여러 과고 중 이런 과고도 있구나만 생각해주셨으면 함. (중간 중간 내가 다니는 곳이 밝혀질 것 같은 부분은 조금 각색할 예정임)
1. 미친 등급 & 공부
1등급 수가 매우매우 적음 1~3명 정도. 2등급도 마찬가지고 애들이 등급이 아주 미세한 차이로 나뉨. 각 등급에서 1등하는 애들은 정말 그 바로 윗등급과 미세한 차이로 등급 숫자가 바뀐 셈이라 거의 미치려고 함.
공부는 진짜 다들 열심히 함. 물론 사람 사는 곳이라 한명정도는 바닥을 깔아주지만 그 외엔 다 죽어라함. 특히 심한 애들은 일어나서 아침먹으러 가기 전에 공부, 수업 끝나고 남는 시간 공부, 쉬는 시간 공부, 점심시간에 밥먹고 와서(혹은 안먹고) 공부, 저녁 먹고 와서 야자 전까지 공부, 야자 동안에도 역시 공부, 하면 안되지만 가끔 몰래 기숙사에 책이나 학습지를 들고 들어가서 공부. 공부하는 분위기 자체는 잘 잡혀 있는 거 같음.
2. 기수
다른 학교도 이러는 지는 잘 모르겠는데 근처 인문계 다니는 친구는 잘 안이러길래 한 번 써봄. 우리는 '기수'를 따짐. 그니까 1기 2기 3기... 이렇게. 중학교때도 몇기 졸업생 이런게 있긴 했지만 보통 졸업할 때! 그때에만 신경을 썼지 딱히 학교 생활 중에서는 신경 쓰지 않았던 거 같음. 근데 여기서는 그 기수를 잘 사용하는 거 같음
3. 학잠
보통 대학가면 과잠이 있는 걸로 아는데 우리학교에는 학잠이 있음ㅋㅋ 입학하면 선배들의 주도하에 자율적으로 구매함. 안사는 애가 거의 없긴 함. 학교 안에서는 엄청 많이 입는데 어째 학교 밖으로 입고 나가기엔 조금 부끄러워서 잘 안입게 됨;;
4. 연구활동
죽겠음 진짜. 학기마다 최소 2개의 굵직한 연구 행사가 있음. 이거 준비하면서 시험준비까지 하려면 애들이 대부분 미쳐나감. 어떤 과목에는 그 연구활동의 수상 실적이 내신에 반영되기도 해서 다들 죽어라 하는 부분임. 그래도 과고라서 좋은 건 학교에 여러 기자재들이 많다는 거? 그걸 마음데로 사용해도 된다는 거? (근데 잘 사용되지 않는 기자재는 존재여부조차 잊히는게 함정)
5. 조졸조진
옛날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2학년때 졸업하거나 진학을 했지만 우리기보다 2년 전부터 좀 바뀜 그래서 상위 40퍼센트 까지쯤이 조기진학, 그거보다 더 낮은 퍼센트까지가 조기졸업이 가능함. 보통 이 애들은 성적이 상위권인 애들이니까 대학도 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함. 카이스트, 서울대, 연대, 고대, 디지스트나 지스트나 유니스트,서강대나 성균관대 지원도 있는 거 같음. 근데 이 시기, 그니까 2학기가 되면 반에 있는 조졸 조진 애들이 수업을 잘 안듣기 시작함. 걔네는 거의 3학년 2학기와 비슷한 상황이라 면접준비하느라 바쁘고 자소서 쓰느라 바쁜 상황이 됨. 반분위기가 조금 신기하게 돌아감ㅋㅋ
6. 수능 & 진학
과고마다 차이가 있을 거 같은데 우린 수능, 음 그니까 정시를 잘 안씀. 물론 쓰는 사람도 좀 있음. 근데 그건 정말 적은 수이고 보통은 수시를 노림. 학종이나 특기자? 논술?그런걸로. 학생부교과는 엄두도 못내는 게 현실...(평균 3등급대만 나와도 상위권에 속하므로;;)
7. 생각보다 잘 놂
학생수가 적어서 참 모여서 잘 논다는 생각이 듦. 신입생이 들어오면 신입생환영을 하겠답시고 모아놓고 대학 술자리 게임을 함ㅋㅋㅋㅋ 연말에 축제가 있는데 정말 온종일, 거의 밤 12시까지 진행을 하고 그냥 놀자판임. 그때보면 이 사람들이 정말 공부하던 인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놈. 그리고 컴퓨터실은 pc방화가...
이쯤이면 대충 쓸만큼 쓴거 같음. 과고에 입학해서 성적으로 엄청 고민하고 자존감도 바닥을 찍어봤고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난 이곳에 온걸 후회하진 않음. 내가 자율적으로 연구를 해볼 수 있는 학교가, 그 연구 기자재를 마련해주고 이만큼 도와줄 학교가 어디있나 싶음. 성적 상관 없이 전교생에서 연구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공부하기 싫어서 주저리 주저리 쓴게 꽤 길어졌넴..
모두들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