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글을 적기 위해 네이트 판에 처음 들어와봤습니다.
너무 답답한데 요즘 SNS는 페북같이 너무 가볍고 공개적이라 어디 끄적일 만한 곳이 없네요ㅠㅜ
저는 30대 초반의 남자로 작은 개인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말 피터지게 일해서 지금은 조금 이른 나이일지 모르겠지만,
집과 차를 마련했고 현재는 여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능력도 좋습니다.
여자친구도 사업을 하는데(프리랜서) 월 400정도 버는 것 같구요,
사업수완도 좋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일을 잘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업을 하다가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여자친구 회사에 외주를 주는 식으로 미팅을 가지다가
서로 많은 일들을 헤쳐나가며 정들었고 결국 연애까지 하게 됐습니다.
전 여자친구보다 10배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어요. 그렇다고 영원히 이렇게 벌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워낙 힘들게 일해서 성공시킨 사업이라 돈을 함부로 쓰지도 못하겠더라구요.
현재 월 5천~1억 정도의 수입을 벌고 있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돈도 안쓰고 7억짜리 아파트를 마련하고 차는 소형SUV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집과 차를 마련한 지금도 돈 쓰기가 참 머뭇거려집니다.
정말 고생해서 번 돈이라서요...
근데 반대로 여자친구는,
저보다 돈을 훨씬 많이 쓰고 있어요.
정확하게는,
제가 연애 전에는 월 60만원에서 많이 쓰면 100만원 정도 카드를 사용했어요.
하지만 여자친구는 월 300정도를 쓰더라구요.
덩달아 제 지출도 여자친구와 비슷하게 늘었구요.
이것 때문에 좀 티격태격 했습니다.
결혼 해서도 이렇게 못쓴다고.
오빠 사업 지금은 잘돼도 언제 망할지 모르는거고,
너 또한 마찬가지라고.
그리고 넌 지금 대기업 월급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월급의 80%이상을 쓰는 건 좀 아닌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마다 나오는 반복적인 이슈. 주변 친구 이야기들.
친구1.월 300벌고 매 월 300을 다 쓰고 그것도 모자라서 술값 좀 빌려달라고 제 여친에게 연락한다고 합니다. 이런 친구1에 대해 제 여친은 '하루하루를 즐길 줄 아는 멋진 친구'라고 표현합니다.저도 이렇게 쫀쫀하게 굴지 말고 즐기라는 뜻이겠죠.
친구2.월400버는 친구. 친구2는 결혼했는데 남편은 연봉 6000만 정도의 현대차 직원이라고 합니다. 근데 친구2는 금수저라서 결혼자금도 부모님이 보태주려고 한 걸 남편이 싫다고 해서 결국 친구2가 1억(부모님 돈), 남편이 모든 1억, 대출2억으로 집을 샀다고 하네요.
그리고 친구2는 그 400을 자기가 쓰고 싶은데 모두 쓰고(저축 0원) 남편이 생활비를 대고 대출 2억을 갚고 있다고 합니다. 전 이걸 듣고 엄청 소름이었는데 제 여자친구는 '이 둘은 알콩달콩하게 잘 산다'라고 말합니다.
제가 남편분이 엄청 괴로울거다. 남자도 자기가 쓰고 싶은데가 없겠냐, 참고 견디는거다. 이러면 안되는거다 이래도 '저 둘이 행복하다는데 왜 그런식으로 말해?'라고 제게 반문합니다.
.... 남편 얘길 직접 듣지 않은 데다가 저건 누가 봐도 아니죠.
어찌됐든지 친구 남편은 지 친구가 돈 맘대로 쓰게 냅두고 남편은 대출금 열심히 갚아주는 멋진(?) 가정이다라는걸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친구3. 친구가 돈 많은 남친이 생겼다고 합니다. 차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마세라티인가? 그걸 타는 친구라고 하네요. 그리고 여자친구 내게 왈, '우린 가난해서 벤츠 못산다' 라고...
..... 저도 벤츠 살 수 있습니다. 다만 아버지께서 '첫 차를 고급차 타면 안된다. 경차부터 시작해서 5년 뒤에 너 맘에 드는 차로 바꿔라'라고 말씀하셔서, 그래도 아버지가 제 걱정 하는게 감사해서 중고로 스파크 3개월 타고, 지금은 소형 SUV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기분 나쁘더라구요. 가난해서 벤츠 못탄다고 말하니까.
소형SUV 타고 다니면 가난한 겁니까?? 집도 있는데???
아 차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본인은 통장에 천만원도 못 모았어요. 물론 전세 보증금 다 끌어모으면 넘겠지만 연봉 5000정도 되는 사람이 혼자 살면서 30살에 되기까지 통장에 천만원도 못 모은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차를 사고 싶다고 하는데 말하는 차종들이 죄다 4천이 넘어가는 것들이에요. 대표적으로 미니.국산차는 못생겼다고 보여주는 것들마다 다 싫다고 합니다-_-
친구 얘긴 이정도로 하고... (친구 에피소드가 엄청 많지만 일하다가 갑자기 빡쳐서 짬 시간에 쓰는거라 자제를)
요즘 제가 가장 신경쓰였던 건,
바로 '돈 없는 남자들'에 대해 멸시한다는 겁니다.
가끔 저와 여친 모두 알고 있는 페북 지인이 돈에 대한 궁핍한 말을 쓰면 안좋은 소릴 하거든요.
예를 들면 '컴퓨터가 고장났는데 고칠 돈이 없네. 아내한테 졸라볼까' 이러면
'왜 저런 사람이랑 살아? 나같으면 당장 이혼한다.'
라고 말합니다. 뭐, 이건 그렇다 치고, 더 소름끼쳤던 건
한국여성과 결혼한 미국남자 다큐 얘기를 해주는데,
요리사 미국 남편이 한국에서 살면서 엄청 열심히 일하면서 적응하는 다큐였습니다.
다만 그 남편은 장인정신으로 인해 너무 정직하게 장사해서 망하기 직전이었구요.
그래도 전 게으름 안피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 미국남편을 응원하고 싶어지더라구요.
근데 여자친구는 '당장 이혼해야지 여자는 뭐하는 거야?' 이럽니다.
제 직원 옆에 있는데 참 민망하더라구요.
당황해서 '사랑하니까 괜찮죠. 남자분 정말 열심히 사는데 응원해야죠.' 라고 말했습니다.
제 직원 얘기도 덧붙이면,
제 직원이 20대 초반인데 20대 중반인 남자친구는 당연히 학생이구요.
학생이 돈 없고 차 없고 집 없는 건 당연한건데,
제 여자친구가 직원 남자친구가 학생이란 얘길 듣더니
'여자는 돈 잘버는데 가진 것 없는 남자 왜 만나? 당장 헤어지라 해'라고 합니다.
소름끼쳤습니다.
20대 중반 남자가 집 없고 차 없는건 너무 흔한 건데,
이제 막 군대에서 제대했을 텐데,
돈 없다고 헤어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돈 막 써대서 돈 없는 여자친구와 헤어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 동생이 곧 결혼을 하는데,
제 동생 여친이 우리 어머니께 드릴 가방을 미국여행 갔다가 사왔다고 하니까,
"코치? 그거 10만원대 밖에 안해~" 이러면서 엄청 깔보는 표정을 하는데..
하......
..... 그래도 제 부모님 생각해서 사온 선물이고,
저렴하게 잘 사왔다고 제가 동생한테 동생 여친을 칭찬했는데-_-
여자친구와 데이트는 너무 재밌고 행복합니다.
개그코드도 서로 맞고 음식취향도, 여행취향도, 여러가지로 데이트는 완벽합니다.
다만,
여자친구는 당장이라도 결혼을 하고싶어 합니다.
심지어 연애 2개월차에 결혼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어요.
하지만 전 결혼 생각은 1도 없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만난 지 2개월밖에 안됐지만 (지금은 1년이 다돼갑니다.)
사귀기 전에는 오래동안 일하면서 어느정도 잘 아는 사이라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경제관념 제로에 돈없는 남자 헐뜯는 걸 봐서
언젠가 제가 사업이 잘 안될 때 똑같이 버림받을 것 같습니다. 100%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쪽팔려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
연애한지 한달만에 제 여친의 전 남친이 제 여친에게 편지로 연락을 했습니다.
그 편지를 발견하고 제가 찢어버리려고 하니까
제 여자친구가 눈물을 그렁거리며 말하길,
"한 번만 읽어보고 버리면 안될까?" 요럽니다.
..... ㅅ...
이유는 전 남친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고 하는데 이게 얼마나 병신같은 말인지,
얼마 안가 그 전 남친이란 새끼는
"당신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으니 우리 찍었던 사진을 USB에 담아 보내라"
"내 연락 계속 무시하는데 그런 태도 삼가라" 이딴 병신같은 문자를 보내덥니다.
그제서야 지 전남친이 얼마나 병신이었는지 알더군요.
저는 그냥 그 편지 내용이 그지같을 때부터 알아봤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거 때문에 연애 초기에 한 번 헤어지자고 말했었습니다.
그랬더니 가슴 미어잡고 끅끅거리면서 잘못했다고 펑펑 울더군요.
뭐, 남들 보기엔 제가 낚인 거라고 생각하겠죠...
...맞아요. 낚였어요.
그래도 서로 오랜 시간 여러 힘든 역경들을 헤쳐온 추억들이 있어서
그거 하나로 버텼는데 이젠 너무 힘들어서 오만 정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지출에 대해 잔소리가 많으니까 여자친구 왈,
"오빠는 어떻게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데 그렇게 돈 얘기를 할 수가 있어?"라고 합니다.
저는 이렇게 되받아치고 싶네요. (지금 생각난 말이라 아직 이렇게 말 안했음)
"넌 니가 하고 싶은 걸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것 같다"라고...
조언을 듣고자 올린 글은 아닙니다.
너무 답답해서 주변 친한 소수에게 말하고,
그래도 시원하지 않아서 여기에 이렇게 주저리 길게 글을 쓰고 갑니다.
더 쓰고 싶은데.... 시간이 도저히 없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