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강강훈은 공대 지망생이었으나 미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미대(경희대 서양화과, 대학원)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초대형 화폭에 얼굴의 미세한 솜털과 땀구멍까지 세밀히 묘사해 사진으로 착각하게 하는 인물화 연작을 선보여왔다. 작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데 얼굴만큼 좋은 게 없다’며 유머러스하면서도 묘한 파토스(정념ㆍ정열)를 뿜어내는 인물화를 그리고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은 팍팍한 현실을 훌쩍 뛰어넘으며, ‘공상의 한 순간’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꿈에서나 이룰 수 있는 즐거운 일탈을 재기발랄하게 표현한 것.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인물의 감정선까지 압축해낸 그의 ‘모던보이’ 연작은 독일, 홍콩, 싱가포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베를린화랑협회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작가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림 한점을 완성하는데 꼬박 한 달을 매달려야 할 만큼 엄청난 공력을 요하지만 인간 본질을 파고드는 작업이 무척 신명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