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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주의 비애...

속상 |2017.09.20 03:35
조회 2,914 |추천 27

속상한 마음에 애견모임 친구들이랑 얘기하다보니 이 시간이네요...

오늘 2년 키운 도베르만과 산책하다가 속상한 일을 겪었습니다.

 

제가 지방에 살다가 2년 전에 서울로 취직하면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여자 혼자 살기 너무 무섭기도 하고, 평소 강아지를 좋아해서

아는 지인을 통해 도베르만을 분양받았습니다. 앞으로 도베라 부를게요.

앞마당도 없는 원룸 자취방에 혼자 심심하게 저를 기다리는 도베가 불쌍하고 미안해서

웬만큼 제가 아픈날 아니면 하루도 빠짐없이 산책을 시켜줍니다.

물론, 대형견에 대한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걸 잘 알기에

입마개, 대형견 리드줄, 배변봉투 꼭 챙겨서 나가구요

사람들 안마주치려고 늘 저녁 9시 이후에 한적한 곳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나름 노력한다고 한건데... 오늘 산책길에 사고가 났습니다.

평소 다니던 한강공원 산책길 (사람들 다니는 길 말고, 가로등 없는 샛길이 있어요)

로 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4-5살 되어보이는 남자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도베에게 다가왔어요.

평소에는 얌전한데 소리에 민감한 도베가 바로 몸이 굳으면서 긴장하더라구요.

저는 얼른 도베를 제 다리 위로 당기고 아이한테 가까이 오지 말라고 계속 얘기 했는데

아기는 "멍뭉이 멍뭉이~"하면서 도베 입마개를 잡아 뜯으려고 했구요

아기 엄마는 저 뒤에서 "ㅇㅇ아~ 이리와~ 안돼~ 이리와~" 말만하면서 천천히 걸어오더라구요.

저 혼자 너무 당황해하고 있는데 결국 도베가 앞발을 들면서 아기가 뒤로 넘어졌구요

울음을 터트림과 동시에 아이 엄마가 달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진짜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었네요.....

 

처음에는 죄송하다고 했고, 도베가 입마개 해서 위험하지는 않다, 아기를 살짝 친것 같다 했더니

왜 사람 다니는 곳에 개를 끌고 오냐면서 아이를 살피시더니, 순간 들고 있던 작은 손가방으로

도베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시더라구요..... 저도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순간 욱해서

왜 개를 때리시냐고, 오지 말라해도 달려든건 아이였고, 아이 간수 못한건 아주머니 책임이라 했더니

사람이랑 개*끼랑 똑같냐고 별별 욕을 하시는데... 말이 안통하겠다 싶어 울면서 자리 떴습니다.

 

대형견 위험한거 압니다. 그래서 입마개 했고, 최대한 늦은시간에 산책 나갔고, 최대한 사람

안다니는 길로 갔고, 최대한 아이가 다치지 않게 저희 개 잡아 당겼습니다.

집에와서 보니 도베 목은 목줄에 쓸려있었고 제 손도 리드줄에 쓸려 벌겋게 일어났더라구요.

집에서 도베 안고 진짜 엉엉 울었어요. 자식이 밖에서 맞고 들어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고...

대형견은 산책도 시키면 안되나요... 백번 천번 이해하려고 해도 오늘 그 아주머니는 이해할

수 없네요.

 

어제 저녁 9시 40분쯤 절두산 성지 가는 길목에서 마주쳤던 아주머님.

넘어진 아이 다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아주머님께 아주머님 아들이 너무나 소중하듯이 저에게는 제 강아지가 너무나 소중하네요.

앞으로는 아이가 혼자 앞서나가 다치지 않도록 지도 부탁드립니다.

추천수2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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