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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난.......내동생........ㅠㅠ

오뱅 |2008.11.06 13:43
조회 2,556 |추천 0

반 토막 난 동생의 펀드를 갈아타면서

 

지난해 11월쯤이었다. 철없기로 소문난 스물다섯의 내 여동생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언니야, 이제 나도 저축을 해야겠다”. 돈만 생겼다 하면 가방과 구두를 사 모으던 동생 말 치고는 꽤 반가운 결심이었다. 괜한 간섭을 했다가는 어렵게 한 결심을 돌이킬까봐서 가만히 지켜봤다. 다니던 갤러리의 큐레이터 선배가 추천해 준 펀드에 가입했단다.

 

한 달에 꼬박 얼마씩을 넣고 있다며 뿌듯해하던 그 얼굴을 본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동생의 입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넣은 돈도 얼마 되지 않으면서 뭘 그러냐”고 핀잔을 주면서도 수익률을 보니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45.5%. 1억을 넣었다면 4천 5백만 원이 공중분해 됐을 수익률이다 하긴, 중학교 때부터 그림만 그린 이 아이에게 경제는 너무나 먼 얘기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부지런하지도 않을뿐더러 경제에 문외한인 동생에게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요즘 우리 증시는 미국 상황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장세다. 미국 증시가 울면 동생이 울고, 웃으면 그 애도 따라 웃는 꼴이 될 게 뻔하다. 세계화로 시작된 이런 변동성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굉장히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누구도 이런 변동성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동생과 같은 개인들이 여기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는 게 내 판단이다. 금융 불안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그 후 점차 경제가 안정돼 가는 상황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 침체가 얼마나 갈 것이냐? 이건 새로 탄생할 미국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 또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달려 있는 면은 있다.

 

20대 동생의 펀드 첫경험은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한번 호되게 아팠다고 해서 돼지저금통에 현금만 넣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익률과 복리 효과 등을 생각할 때 펀드를 포기할 수 없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 화끈한 수익을 바라지 않기로 했다. 더디 가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장기전에 강한 상품을 찾고자 노력했다.

 

우리는 인덱스 펀드에 주목했다. 특정 주가 지표 변동과 비례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펀드의 수익률을 그 지표와 동일하게 실현하고자 하는 펀드. 지금의 불안과 위기와 혼란이 언젠가는 마무리 되고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주변 선배들의 조언 때문만은 아니었다. 워렌 버핏(Warren E. Buffett)이 뉴욕타임즈에 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의 영향도 컸다. 그는 “지금이 탐욕을 가질 시간”이라고 했지만 탐욕을 부릴만한 종잣돈은 없고, 다만 시간이 좀 걸려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그의 통찰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장기투자와 적립식 투자, 보수의 복리효과와 낮은 매매수수료를 고려해 인덱스 펀드를 골랐다.

 

반밖에 남지 않은 원금을 빼내면서 우리 자매는, 속이 좀 쓰렸다. 덕분에 우리 경제와 증시, 펀드 투자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지만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게만 느껴진다. 이럴 때일수록 근거 없는 낙관은 절대 금물이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을 알게 됐다. 나름의 고민과 노력을 거쳐 내린 선택, 그러나 이마저도 실패로 끝난다면? 지금으로서는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도 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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