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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옆 인도에서 혼자있던 새끼고양이...

ㅇㅇ |2017.10.13 23:56
조회 705 |추천 4
안녕하세요.
계속 마음이 쓰여서 판에 처음으로 글 올려봅니다..

오늘 저녁 7시쯤 있었던 일입니다
퇴근하고 어린이집 들러서 딸아이 하원 시키고 버스타고 정류장에 내려 집으로 가려던 길에 냐옹냐옹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사를 가서 어린이집이 멀어요)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중학교 후문이 보이고 인도길이 살짝 내리막 길이고 학교 후문은 계단으로 좀 올라가야 하는 지형이라 허리춤 정도 되는 담벼락이 도로 따라 쭉 이어져 있고 그 담벼락 위는 나무랑 쇠 철망이 둘러져 있고 그 담벼락은 혹시 넘어질까봐 설치해놓은건지 뭔지...쇠 울타리?가 벽 가깝게 설치 되어 있는 그런 인도길인데..
그 쇠울타리 사이에 까만색 새끼 고양이가 낙엽잎에 엎드려 울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안키워봐서 잘 모르긴 해도 얼핏 봐도 2~3개월 되보이는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었는데... 너무 슬프게 엄마 찾듯 울고 덜덜 떨고 있길래.. 딸아이랑 한참 어쩌지 어쩌지 하고 주위에 엄마 고양이가 있나 두리번 대며 그 근처에 서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골목길도 아니고 바로 옆이 차 쌩쌩이 다니는 도로라 사고 날까봐 겁이 나서 그냥 무시하고 갈수가 없더라구요
가까이서 상태 보니 울어서 그런지 한쪽 눈밑이 젖어있는거 빼면 깨끗했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분명 어미랑 떨어진지 얼마 안되보였는데..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고양이가 다닐일은 없어보이고..
학교 담벼락 위가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어서 혹시 저 곳에 어미가 숨겨뒀는데 밑으로 떨어진가 아닐까 싶어
조심히 용기내어 고양이를 잡아서 담벼락 위로 올려줘봤는
자꾸 바닥으로 뛰어 내리더니
꼬리 바짝 세우고 제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만 하고 ㅜㅜ
전 이걸 어쩌나 발만 계속 동동...
아 그냥 그때라도 얼른 손떼고 집에 갔어야 했는데...

그때 마침 지나가던 아저씨가 관심을 보이시며 다가왔고
담벼락에서 떨어진거 아니냐며 저처럼 다시 올려주셨는데 자꾸 바닥으로 내려오길 반복...

아저씨도 아 괜히 이 상황을 봐버려서 자기도 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다며 멋쩍어 하시며
이제는 셋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있는데
아저씨가 그냥 저보고 데려가서 키우시라고...
본인은 집에서 고양이 많이 키워서 더이상 안된다며 ㅜㅜ

후...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은데 키워본 경험도 없고 애기는 어리고.. 직장에 다니니 맨날 이 시간때에 들어오는데 잘 돌봐줄 자신도 없고 겁나고..
머쓱하게 웃으며 아 어쩌죠~~ ^^;;; 정말 이모티콘 같은 표정을 지으며 심한 내적갈등을 겪고 있는데 때마침 중학교 여학생 무리가 우르르 왔습니다.

고양이가 계속 우니깐 귀엽다 하며 다가왔나본데
그 아저씨가 바로 너희 혹시 고양이 키워볼래? 하시니깐 학생들이 서로 데려가겠다고...
아저씨가 버리지 않고 잘 키울 자신 있어? 하는데 학생들은 이미 눈이 초롱초롱해서 누구 집에 사료 있는데 그거 일단 먹이자며 이미 순식간에 말이 오가고 있었고 그렇게 학생들이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신나서 멀어져 가는데....

아 괜히 제가 오지랖 부려서 엄마 기다리는 새끼 고양이 였는데... 생이별 시킨거 아닌가 싶어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그러다가도 날도 추운데 새끼라도 좋은 곳에 가서 배불리 먹고 건강히 클 수 있으면 다행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근데 저 학생들이 정말 잘 키워주면 고마운데... 혹시 중간에 버려지면 또 어쩌나 걱정 되고...
집에 오는 내내 찝찝해 하다 딸아이 재워놓고나서야 인터넷 으로 검색 해봤더니...
아 제가 잘못 한거 같아서 너무 속상합니다...

어미 고양이가 먹이 찾거나 순찰 하느라 오랫동안 떨어져 있기도 한다는 글 보고 가슴이 철렁...
아 진짜 내가 실수 한거 같아 너무 맘아프고 잠도 안오네요.
부디 제발 제발 데려가서 키우기로 한 학생이 오랫동안 건강히 잘 키워주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한 밤이네요.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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