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비만의 일용직노동자가 시내의 사우나로 향하는 중이다. 눈이 반쯤 풀린 그는 자기 몸이 오징어 썩는내를 풍긴다며 망상했다. 그는 자기의 갈 길을 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두고 일부러 모른 체 해준거라며 감탄해했다. 사우나의 관리인은 "무슨 일로 왔어요"라고 했다. 그는 그 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대인이요"라는 말로 줄였다.
T.
티가 겨우 날 소리였다. 그는 평소처럼 불안해하며 몹시 한산한 탈의실에 도달하였다. 마루 위엔 발가벗은 할아버지가 홀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TV로 드라마를 보고 이따금씩 어설프게 웃어댔다. 옷을 이제 막 벗기 시작한 그는 그 광경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할아버지에 동정을 느낀 후, 바지를 벗을 때 쯤 할아버지와 눈을 마주쳤다.
S.
애써 입에 힘을 가득 주어보지만 기쁨의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의 경멸적인 눈치에도 그는 자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너무나 반가웠다. 할아버지는 옷을 입고 집에 갈 생각이었는지 마루에서 일어나 탈의실로 향했다. 그는 그 광경을 모두 보며 한 가지를 생각했다. 그 할아버지의 항문이 다 늘어진 B.T.S.란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