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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먹어본 미국 햄버거 순위 (스압)

Nitro |2017.11.24 13:59
조회 132,647 |추천 816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햄버거입니다.

비록 그 시작은 독일에서 비롯되었지만 (http://blog.naver.com/40075km/221025080131)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고 많이 팔리는 메뉴지요.

그러다보니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많고, 간혹 보면 이런 햄버거 가게들의 인기를 보여주는 순위표도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위표를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 '저걸 도대체 누구에게 물어봤을까'라는 의문입니다.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긴다고 해도 열 군데의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다 먹어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떤 프랜차이즈가 더 좋은지 비교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프랜차이즈 체인점에서 파는 햄버거는 굳이 찾아가서 먹을 만큼 맛있는 요리라고 보기 힘든데다가

몇몇 유명 햄버거 가게들은 미국 내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야마로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들어 본, 직접 경험한 미국 동부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순위입니다.



 

10위. 맥도날드 (McDonald's)

영광의 꼴찌를 차지한 맥도날드. 미국 내에서 맥도날드의 평가는 거의 한국에서의 롯데리아 수준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닥 맛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지만, 주변에 유일한 햄버거 가게가 맥도날드라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미국은 워낙 땅이 넓어서인지 집 주변, 혹은 학교나 직장 주변, 주로 이용하는 시장 주변, 아니면 그 이동 경로 주변에 있는 햄버거 가게를 주로 이용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 찾아가듯 "해당 음식점을 방문하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계획"해야 할 지경이니까요.

그래서 미국 내에만 14,000개의 지점이 있는 맥도날드는 그야말로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햄버거 가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의 미국. 원래는 믹서기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이라는 사람이 유독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많이 구입하는 맥도날드 형제의 레스토랑을 눈여겨 보고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합니다.

일리노이 데스 플레인스에 위치한 맥도날드 1호점을 개점할 때만 해도 이 조그만 햄버거 가게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거대 제국이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지요.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친숙한 로날드 대신 호빵맨 비슷한 캐릭터인 '스피디'가 간판에 서 있는 모습도 익숙치 않지만

그보다도 더 이질적인 것은 "우리는 지금까지 100만개 넘게 팔았다"고 자랑하는 간판 문구일 겁니다.

지금은 초당 75개 이상의 맥도날드 햄버거가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고, 이는 하루로 환산하면 거의 650만개에 달하는 수량이니까요. 게다가 샐러드나 치킨 너겟 등 햄버거 외의 메뉴까지 고려하면 전 세계 인구의 1%가 매일 맥도날드를 이용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맥도날드에 가장 크게 실망했던 게 바로 이 1호점을 방문했을 때였지만요.

코카콜라는 공장만 방문해도 무료 시음이 끊이질 않는데, 맥도날드의 출발점인 이 기념비적인 1호점은 마네킹 몇 개 세워놓은 박물관에 불과하고, 정작 햄버거를 사 먹으려면 길 건너편에서 영업중인 다른 지점으로 가야했으니까요.

최초의 햄버거 가격 (15센트)에 판매하면서 기념품 상점 하나 크게 운영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1호점에서의 실망과는 별개로, 세계 어디에서 주문해도 음식 자체는 그닥 실망하지 않게 됩니다.

국가별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메뉴는 있을지언정, 맥도날드의 그 맛은 언제 어디서 주문해도 똑같은 퀄리티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기대치가 낮은 것도 한 몫을 하구요.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인 빅 맥 콤보.

빵이 세 개, 고기 패티가 두 장, 치즈가 한 장 들어가는 3층짜리 햄버거입니다. 

사이사이에 피클과 양상추, 양파가 올라가는데 채소의 질은 그닥 좋은 편이 아닙니다. 고기와 빵, 소스 맛으로 먹는다고나 할까요.

채소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좀 퍽퍽하긴 한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콜라와 궁합이 더 잘 맞는 면도 있습니다.

감자튀김은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특히 소금을 어마무시하게 뿌려버리기 때문에 소금을 감자에 뿌리는 건지 감자를 소금에 뿌리는 건지 모를 정도.

게다가 가격 또한 뉴저지 기준 $8, 거의 만원 돈 가까이에 달하는지라 가성비를 따지자면 꼴찌를 맡아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은 기억은 별로 없네요. 워낙 사방에 널린 덕에 카페 찾기 어려운 곳에서 커피와 디저트 메뉴를 먹을 때는 종종 있지만 말이죠.


 

9위. 버거킹 (Burger King)

콜라계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치고박고 싸운다면 햄버거계에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영원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록 매장 수에서는 맥도날드의 절반 정도지만 "맥도날드보다 크고 맛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 않고 싸움을 계속하는 버거 프랜차이즈입니다.

실제로 햄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서 더 맛있다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하고, TV 광고에서는 와퍼를 빅맥 박스에 넣으면 상자가 너무 작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지요.

그래봤자 햄버거 가게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는 미국에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뒤에서 순위 세는 게 훨씬 빠르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버거킹의 시그니쳐 메뉴인 와퍼(Whopper). 

"무지막지하게 큰 것"이라는 그 이름처럼 다른 햄버거들보다 우월한 크기를 강조하며 고객을 끌어들입니다.

수많은 햄버거 가게들이 고기 패티를 철판에 굽는 데 비해, 버거킹의 패티는 직화로 굽는다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 입맛에는 빅맥보다 와퍼의 선호도가 더 높기도 하지요.

마요네즈와 케첩을 기본 소스로 하기 때문에 가장 클래식한 햄버거 구성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생양파의 매운 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햄버거에서 양파를 빼고, 감자튀김 대신 양파튀김으로 바꿔서 먹곤 합니다.

맛은 맥도날드보다 약간, 그야말로 아주 약간 낫지만 점포 수가 제한적이고 가격 역시 저렴하지 않아 자주 찾게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끔 우편함에 쿠폰북이 들어오면 가성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지라 쿠본북 다 쓸때까지 이용하곤 합니다.

와퍼 하나를 사면 다른 와퍼 하나를 무료로 준다거나, 와퍼 두 개에 프렌치 프라이 두 개를 $3.99에 준다거나 하는 무시무시한 쿠폰들이거든요.


 

8위. 소닉 드라이브 인 (Sonic drive-in)

우리나라에서는 소닉이라고 하면 게임에 등장하는 파란색 고슴도치가 연상되지만, 미국에서는 그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더 유명한 이름입니다.

특이하게도 소닉은 앉아서 음식을 먹는 매장 공간이 따로 없고,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켜놓은 상태에서 주문을 한 뒤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종업원이 음식을 배달해주면 차 안에 앉아서 먹는 시스템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은 독특하게 보이는 이러한 시스템이 원래는 미국의 햄버거 패스트푸드 서비스 원형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맥도날드가 분업식 공정을 도입하고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주문하는 방식을 도입하기 전에는 수많은 햄버거 가게들이 자동차를 탄 채 음식을 먹는 드라이브-인 형태를 취하곤 했지요.


 

사실 좁은 차 안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에 음료까지 먹는다는 건 꽤나 번잡스러운 일이라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소닉이 급격하게 땡길 때가 있으니, 바로 쉐이크와 햄버거 조합을 먹고 싶을 때입니다.

대표 메뉴인 소닉 치즈버거 자체는 그닥 특별할 것이 없고, 핫도그를 파는 것이 좀 신선하긴 하지만 그 맛 역시 특출나다고 보기엔 힘듭니다.

감자튀김은 흔히 볼 수 있는 프렌치 프라이 혹은 감자 크로켓과 비슷한 모양의 Tots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Tots는 좀 신기해 보이기는 해도 맛은 버거킹의 해쉬브라운과 크게 다를 바 없지요.


하지만 소닉의 최대 강점은 바로 음료 메뉴.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물론이고 수많은 종류의 아이스티, 레모네이드, 슬러시, 쉐이크 메뉴를 제공합니다.

밀크쉐이크만 29종류를 판매하고 있으니 햄버거에 쉐이크를 곁들여 먹는 게 아니라 쉐이크에 햄버거를 곁들여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도 밀크쉐이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소닉은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을 자랑하지요.

게다가 햄버거와 감자튀김만 해도 느끼한데 크림이 듬뿍 들어간 쉐이크까지 가세하면 너무 기름지다는 생각이 들 때는 슬러시를 선택하게 되는데, 햄버거와 슬러시를 함께 파는 프랜차이즈는 소닉 외에는 찾아보기가 힘든지라 몇 분 더 운전하는 수고를 감수하고 찾게 됩니다.

하지만 햄버거 가게에서 음료는 어디까지나 조연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목록에서는 8위가 한계네요.


 

7위. 화이트 캐슬 (White Castle)

"해롤드와 쿠마"는 2004년도에 개봉한 B급 영화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해롤드와 인도계 미국인인 쿠마라는 두 얼간이가 집에서 마약을 하다가 TV에서 나오는 햄버거 광고를 보고는 화이트 캐슬을 찾아 대장정을 떠나는 이야기지요.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화이트 캐슬 광고는 그야말로 무슨 천국에서 떨어진 지상 최고의 음식인 것처럼 선전을 합니다.

자동차를 달려 집 근처에 있던 화이트 캐슬로 간 두 주인공. 하지만 다른 햄버거 가게가 건물을 인수하고 영업중이라 그냥 포기하고 먹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햄버거 가게의 종업원이 "우리 가게 햄버거 따위는 화이트 캐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여기서 45분만 더 운전해서 가면 24시간 영업하는 화이트 캐슬이 있다."며 불을 질러버립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산더미처럼 햄버거를 쌓아놓고 행복하게 먹방을 찍는 두 주인공의 모습까지.

이렇게 돌이켜보니 화이트 캐슬에서 영화 제작비를 댄 거 아닌가 의심이 가네요. 


화이트 캐슬은 일단 건물 외관부터가 그 이름에 걸맞게 하얀 벽돌로 지은 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친근감을 느끼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일리노이에 거주할 당시 자주 놀러갔던 시카고의 명물인 워터타워(소방용 급수탑)가 이 건물 디자인의 모티브이기 때문이지요. 왠지 건물 들어갈 때마다 옛날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햄버거 가게답지 않은 외관에는 창업자인 월트 앤더슨과 빌리 잉그램이 사업을 시작할 무렵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정글 (The jungle, 1906)"이라는 소설의 영향이 컸습니다. 업튼 싱클레어라는 작가가 쓴 이 소설은 미국으로 이민 온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을 조명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정작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소설 내에서 묘사된 비위생적인 축산물 가공 실태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더 와닿는 건 다른 사람의 인권이 아니라 내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의 문제랄까요.


소설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미국 내 소시지 판매량은 절반으로 곤두박질치고 출간 4개월만에 그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품 안전청 (FDA)이 발족할 정도였습니다. 요식업을 시작하기에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 하지만 화이트 캐슬은 오히려 이를 발판삼아 깨끗한 건물 외관, 스테인레스로 반짝거리는 인테리어, 잘 정돈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을 대거 선보이며 위생을 강조하여 성공합니다. 지저분하고 파리 날리는 동네 다이너(Diner)와는 달리, 흰색 벽돌집은 믿을 만한 음식을 판다는 인식이 확산된 거지요.


 

화이트 캐슬의 대표 메뉴인 슬라이더. 보통 햄버거의 1/4 크기인지라 기본 셋트를 주문하면 네 개가 한 셋트로 나옵니다.

미니 햄버거를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이 슬라이더야말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시조격입니다.

맥도날드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인 1920년대부터 햄버거를 만들어 팔았을 뿐 아니라,

화이트 캐슬 이전에는 햄버거빵이 아니라 샌드위치 식빵에 버거 패티를 끼워서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작은 만큼 고기의 두께도 얇은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즈와 피클의 비중이 높아지는지라 채소가 담당하는 맛의 영역이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다른 햄버거에 비하면 느끼함이 덜한 데다가 햄버거의 크기가 작은 까닭에 일단 먹기 시작하면 식사를 하는 게 아니라 간식을 먹는 기분으로 계속 까먹게 됩니다.

그래서 밤을 새워서 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10개들이 슬라이더 봉투(Sack)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스낵 먹듯 하나씩 먹기도 합니다. 파티할 때 나눠먹기 좋게 30개들이 종이가방이나 100개(!)들이 대형 박스 단위로 팔기도 하지요.

감자 튀김이 일반적인 프렌치 프라이가 아니라 크링클컷 (울퉁불퉁한 모양)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손으로 집어먹는 핑거푸드는 촉감도 중요한 법인데, 이렇게 요철이 있는 쪽이 집어먹는 재미도 있고 소스도 잘 묻기 때문이지요.


 

6위. 쉐이크 쉑

일명 쉑쉑버거라고 불리는 뉴욕의 터줏대감, 쉐이크 쉑입니다.

다른 전통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에 비하면 2001년도부터 시작된 비교적 신생 햄버거 가게이지만, 그 창업자가 외식업계의 황제 대니 마이어(Danny Meyer)라는 데서부터 평범한 탄생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대니 마이어는 유명한 셰프라기보다는 외식 산업의 CEO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우리나라로 치면 백종원씨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대니 마이어가 지휘하는 유니온 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은 수많은 레스토랑을 거느리고 있고 그 중에는 미슐랭 3스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Eleven Madison Park"나 미슐랭 2스타인 "더 모던(http://blog.naver.com/40075km/220905073244)", 미슐랭 1스타인 "그래머시 태번"과 "그린마일"은 물론, 뉴요커들이 즐겨찾는 로컬 레스토랑 "마이알리노(http://blog.naver.com/40075km/220908114787)"를 비롯한 수많은 가게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뉴욕 외식업계의 전설인 대니 마이어인지라, 메디슨 스퀘어 파크의 기금 마련을 위해 핫도그 좌판을 열었을 때만 해도 그의 주력 사업인 고급 레스토랑과는 너무나도 다른 패스트푸드 가게가 그저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날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장사는 그야말로 미친듯이 잘 되었고, 기금 마련을 위해 임시로 시작된 핫도그 가게는 무려 3년 동안이나 주구장창 핫도그를 팔다가 마지막에는 쉐이크 쉑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 레스토랑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고객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니 마이어의 경영철학이 녹아있는지라, 햄버거의 품질은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한계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빵도 맛있고, 고기 패티도 두껍고, 채소는 신선합니다. 쉐이크는 여느 밀크쉐이크 전문점에 뒤지지 않지요.


그런데 문제는, "프랜차이즈 치고는" 아주 괜찮은 퀄리티의 햄버거를 쉐이크와 감자튀김 포함 $15씩 내고 줄서서 기다려가며 사 먹을 필요가 있냐는 점입니다.

지금은 서부에도 지점을 내고, 심지어는 한국에도 분점이 들어왔지만 쉐이크 쉑의 영역은 어디까지나 뉴욕. 그것도 맨하탄 한복판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외식 물가 비싼 맨하탄이라지만 $15면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골목마다 수두룩한 로컬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만든 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그래서 쉐이크 쉑에서 줄서서 햄버거 사먹는 사람들 중에 진짜 뉴요커는 별로 없고 죄다 관광객이라는 말도 있지요.

그토록 기대하던 뉴욕 여행을 와서, 맨하탄의 분위기에 흠뻑 취한 사람이라면 맛있는 햄버거의 추억만 남지 비싼 가격이 떠오르지는 않는 법이니 쉐이크 쉑 찬양에는 "뉴욕 버프"가 적잖이 들어갔으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5위. 웬디즈(Wendy's)

맥도날드와 버거킹에 이어 미국 내 매장 수 3위를 지키고 있는 프랜차이즈, 웬디즈입니다.

특이하게도 창업자인 데이브 토마스는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넷째 딸인 웬디 토마스의 이름을 따서 레스토랑을 설립하고 웬디의 사진을 걸어놓았지요.

어떻게 보면 자기 이름을 걸어놓는 것보다도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명 센스입니다. 내가 먹는 것보다 자식에게 먹이는 것을 더 신경쓰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뭐, 지금은 자본주의의 세파에 이리저리 흔들리다보니 "품질이 우리의 레시피(Quality Is Our Recipe)"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그저 그런 퀄리티의 햄버거 가게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위를 차지하게 된 것에는 개인적으로 웬디즈 시그니쳐 메뉴에 대한 감사와 애정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인 대표 메뉴는 "데이브의 싱글버거 (Dave's single)"이지만 아무도 그 햄버거가 웬디즈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포포포(Four for Four)로 불리는, 네 가지 음식을 단돈 사딸라!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유명하지요.

주니어 베이컨 치즈버거, 감자튀김, 치킨너겟, 그리고 탄산음료까지. 이 모든 것이 $4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입니다.

참고로 미국의 외식 물가는 상상을 초월하고, 전편에서 소개했듯이 맥도날드 빅맥 세트마저도 $8는 줘야 먹을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빵이나 샌드위치가 아니라면 어디가서 뭘 사먹어도 비싼 것이 미국의 식당이다보니 우리나라에서처럼 5~6천원에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요.

그런데 웬디즈에서는 어디서 뭘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4 for 4라는 출혈 서비스를 감수하며 배고픈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줍니다.

여기에 $1만 추가하면 웬디즈의 또 다른 명물인 프로스티(밀크쉐이크와 아이스크림의 중간 단계쯤 되는 꾸덕꾸덕한 쉐이크)까지 디저트로 즐기며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지요.

솔직히 말해서 퀄리티만 놓고 보면 순위 저 아래쪽 가게들과 견주어서 크게 나을 것 없지만, 가성비가 워낙 우월한데다 매장 수도 적지않다보니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햄버거 가게입니다.


 

4위. 파이브 가이즈(Five guys)

쉐이크 쉑이 뉴욕을 거점으로 하는 햄버거 체인이라면 미 동부 전역을 아우르는 강자는 단연 파이브 가이즈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파이브 가이즈에서 햄버거를 먹는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 유명해지기도 했지요.

아버지와 네 아들이 함께 만든 햄버거 가게인지라 파이브 가이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가게 오픈하고 2년 후에 태어난 막내 아들은 좀 섭섭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1986년부터 가게를 열었지만 본격적인 프랜차이징은 2003년부터 시작한 후발주자입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확장세를 보이며 천여곳이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파이브 가이즈의 특징이라면 어떤 매장이건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시선을 강탈하는 산더미같은 땅콩 무더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님들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심심풀이 삼아 땅콩을 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갖다놓는 것이 아니라 "파이브 가이즈의 모든 요리는 고소한 땅콩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리는, 일종의 광고라고도 볼 수 있지요.

그 외에도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는 것을 중시하며 "우리 매장에 냉장고는 있어도 냉동고는 없다"라고 강조합니다.


 

파이브 가이즈의 대표 메뉴인 "햄버거". 다른 이름 없이 그냥 심플하게 "햄버거"입니다.

기본적으로 더블버거, 즉 수제 고기 패티가 두 개 끼워져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싱글버거 따위는 취급 안한다는 패기.

게다가 감자튀김은 조그만 사이즈로 시키면 컵만 조그만 걸 줍니다. 감자튀김은 삽으로 퍼담은 것 마냥 왕창 얹어주지요.


한국사람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굉장히 극단적으로 갈리는 햄버거 가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파이브 가이즈는 버거 패티와 감자튀김 모두 지방 함유량이 높은, 엄청나게 고칼로리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식품과는 거리가 먼 빅맥이 540cal인 반면, 파이브 가이즈는 햄버거만 700cal입니다. 거기다 감자튀김은 한 술 더 떠서 953cal.

입과 뇌에서는 "더 먹어! 만세!"를 외치고 심장과 혈관은 "그만해, 미친놈들아!"라고 비명지르게 만드는 전형적인 식품이랄까요.

그러다보니 기름진 음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뇌에 직격타를 먹이며 엔돌핀과 도파민을 짤짤 흔들어 뽑아내는 파이브 가이즈에 매력을 느끼지만, 느끼한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은 얼마 먹지도 못하고 금방 질리게 되지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제일 잘 팔리는 밀크 쉐이크는 베이컨 쉐이크. 듣기만 해도 "이게 무슨 짓이냐"싶은 메뉴지만, 의외로 짭짤하고 바삭한 베이컨 조각이 먹을만 합니다. 아이스크림에 짭잘한 비스킷 부숴넣고 섞어먹는 맛과 비슷하지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고칼로리 음식이다보니 먹으면서 배덕감이랄까 죄책감이랄까 싶은 감정이 양념처럼 뿌려집니다.

하지 말라면 왠지 모르게 반항하며 더 하고싶은, 그런 느낌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맛이나 가격이나 접근성 모두 그럭저럭 괜찮은데, 앞으로 맛있는 것을 더 먹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수명 깎아먹는다)는 점에서 애써 외면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이기도 합니다.


 

3위. 칙필레이(Chick-fil-A)

칙필레는 고심끝에 순위권에 넣을 수 밖에 없었던 프랜차이즈입니다.

버거 전문점이기는 한데, 햄버거는 팔지 않고 치킨버거만 팔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치킨버거 원탑의 위용, 그리고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그 맛 때문에 버거 프랜차이즈의 순위에 추가시켰습니다.

한국 사람 입맛이나 미국 사람 입맛 둘 다 만족시키는 흔치 않은 음식점이랄까요.

그래서인지 1961년 창업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허핑턴 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KFC에 비해 매장 수는 1/3에 불과한데 매출은 오히려 더 큰, 다시 말해 KFC보다 세 배 더 인기있는 프랜차이즈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의류 브랜드인 필라(FILA)의 영향 때문에 "칙필라"라고 읽었는데 실제로는 칙필레이라고 읽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불킥 한 적이 몇 번 있었지요.

공식적인 설명에 따르면 회사 이름은 치킨필레(fillet)라는 단어를 의미하는데, 마지막 A를 대문자로 강조하면서 질 좋은 치킨 필레라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철자를 일부러 틀리게 쓰는 게 칙필레 컨셉인가 싶기도 합니다. 소들이 "닥을 마니 먹어요(Eat mor chikin)"라는 철자 틀린 팻말을 들고 광고하는 걸 봤을 때부터 수상했거든요.


 

치킨 패티는 조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주문 받고 튀기기 시작하면 너무 오래 걸리고, 미리 튀겨놓으면 맛이 없어지지요.

칙필레의 창업자인 트루엣 캐시(Truett Cathy)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력 튀김기를 도입해서 치킨 버거의 조리 시간을 일반적인 햄버거 조리 시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단축시켰습니다.

여기에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매장 관리자 교육을 철저하게 하면서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가 지금의 칙필레 성공을 가져온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패스트푸드는 일반적으로 너무 느끼하거나, 너무 짜거나, 너무 달거나 하기가 쉬운데 칙필레는 너무 짜지 않으면서도 그 짭잘한 맛이 빵이나 채소와 잘 어울려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킵니다.

여기에 벌집모양 감자튀김 와플이 주는 독특한 식감 또한 다른 햄버거 가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지요.

치킨너겟은 이것만 놓고 먹으면 좀 짠 맛이 강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테이크아웃 해서 밥 반찬으로 먹거나 빵에 끼워먹으면 끝내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치킨버거는 햄버거 가게의 곁다리 메뉴로 팔리거나, 치킨 가게의 곁다리 메뉴로 팔리는 경우가 많아서

치킨 공화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진짜 맛있는 치킨 버거는 의외로 찾기가 힘듭니다. 진짜 맛있는 후라이드 치킨은 많지만 햄버거로 만들어 먹기에 최적화된 요리는 아니니까요.

그래서인지 처음 먹으면 치킨 패티 맛에 집중하면서 '뭐, 그닥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데'싶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더 먹다보면 그 조화로운 맛에 빠져들게되는 게 바로 칙필레 치킨버거입니다.


 

2위. 해빗버거그릴 (The habit burger grill)

원래 해빗버거는 서부, 그 중에서도 특히 캘리포니아(150여개 매장)를 거점으로 하는 버거 프랜차이즈인지라 뉴저지(6개 매장)에 거주하는 입장에서는 경험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만.

사람 인연이라는게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마침 주기적으로 다니는 길목에 해빗버거 지점이 하나 있기 때문에 은근 자주 찾게 되는 햄버거 가게입니다.

인앤아웃이나 왓어버거를 못 먹어본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름 전국구인 스테이크 앤 쉐이크나 칼스 쥬니어 간판도 구경하기 힘든 마당에 해빗버거는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달까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해빗버거는 그닥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이고, 그래서 컨슈머 리포트에서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인기도를 조사하면서 해빗버거그릴을 1위로 뽑았을 때는 "저게 도대체 뭔 듣도 보도 못한 햄버거냐"라는 반응도 꽤나 나왔었지요.

하지만 이는 어찌보면 낮은 지명도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겉모습만 봤을 때는 크게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임팩트만 놓고 보자면 오히려 마음껏 가져가라고 쌓아놓은 다양한 고추 절임과 레몬 및 라임이 더 신기해 보일 지경이지요.

하지만 일단 먹어보면 왜 해빗버거가 일부 고객층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는지 알 수 있는데, 그야말로 "불맛"이 제대로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상에 햄버거 밑에 깔린 종이 맨 왼쪽 하단을 보면 직화 숯불구이로 패티 굽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광고하고 있지요.


미국에서도 고기를 불에 직접 구워먹는 것은 굉장히 각광받는 조리법입니다.

예전에 미국 유학생 중 한 명이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한국 문화"라며 인터넷에 목록을 올린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다른 건 몰라도 "미국에는 숯불에 직접 고기 구워먹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한국 고깃집 가서 갈비 구워먹으면 환장한다"는 것을 보곤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매년 여름만 되면,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 전후로 미국의 모든 뒷마당에선 그릴에 숯불 피워 고기를 굽습니다. 한 손에 맥주 들고 다른 한 손에 고기집게를 든 전형적인 미국 아저씨들이 등장하는 시기지요.

그러다보니 고기가 불에 직접 닿도록 해서 구워먹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수도 많고, 내노라하는 유명 요리사들이 햄버거 만드는 동영상을 봐도 숯불 그릴에 직화로 구울 것을 추천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릴로 굽는다는 건 준비부터 뒷정리까지 꽤나 손이 많이 가는데다가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뒷마당이나 공원에서나 가능한 조리법이라 여러모로 제약이 많지요.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그나마 버거킹이 직화로 굽기는 하는데, 특별하게 제작된 그릴 기계에서 불을 쏘고 있으면 고기가 컨베이어 벨트 타고 그 위를 지나가는 식이라 일종의 편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해빗버거는 명실상부한 직화, 그것도 숯불을 써서 굽는 제대로 된 불맛입니다. 

은은한 훈연향이 풍기면서 제대로 익힌 고기 패티는 그것만으로도 다른 요소들을 압도하는 위용을 보여줍니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왠지 여름 휴일에 직접 구운 햄버거를 연상시키는 맛이라 더 호응이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1위. 스매쉬 버거 (Smash burger)

한국에서도 버거맛집으로 유명한 인앤아웃이나 왓어버거, 파이브가이즈, 쉐이크쉑을 다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곳은 스매쉬 버거입니다. 

개인적으로 매기는 버거 순위인지라 취향 직격하는 햄버거 가게를 맨 위로 올려놓을 수밖에 없네요.

햄버거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호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역시 달라지기 마련인데, 스매쉬 버거는 쉐이크쉑의 상위호환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들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주변에서 매장을 찾아보기는 쉽기 때문입니다.

스매쉬(Smash: 힘껏 치다, 충돌시키다) 버거라는 이름은 맛을 내기위해 고기 패티를 강하게 던져서 치대는 요리 과정에서 따왔습니다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몸에 나쁜 음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제대로 조리한 햄버거라면 오히려 균형잡힌 영양식에 가깝습니다.

좋은 고기, 좋은 치즈, 신선한 양파, 토마토, 양상추, 아삭아삭한 피클, 그리고 소스 약간.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스매쉬 버거의 대표 메뉴인 클래식 스매쉬는 아예 오픈 버거 스타일로 제공됩니다.

대외적으로는 "채소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라는 이유를 달고 있고, 버거를 합치는 순간부터 뜨거운 패티의 열기에 영향을 받으며 채소가 흐물흐물해진다는 사실에 미루어 볼 때 나름 이해가 가는 이유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사용하는 채소의 신선함을 눈으로 확인해라"라는 자랑스러운 마음이 더 강하지 않나 싶지만요.


감자튀김과 고구마튀김은 일반적인 프렌치 프라이 스타일도 있지만, 그보다는 올리브유에 튀기고 로즈마리와 마늘을 듬뿍 넣은 스매쉬 프라이 스타일을 더 선호합니다.

발연점을 높인 정제 올리브유에 얇게 썬 고구마를 빠르게 튀겨내면 올리브 향과 마늘, 로즈마리가 어울리며 왠지 지중해식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법한 느낌의 음식이 됩니다.


 

그리고 몇 번 방문하면서 재료의 신선도에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면 슬슬 커스텀 버거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가게가 위치한 주에 따라서 그 주의 이름을 딴 햄버거를 파는데, 예를 들어 달걀 후라이가 들어간 라스베가스 스타일의 Sin city 버거나 시카고 스타일의 Windy city 버거 등 다양합니다.

뉴저지 매장에서는 양파빵에 베이컨과 토마토, 양상추, 치즈, 그리고 구운 양파와 튀긴 양파가 들어가는 뉴저지 스매쉬를 팔고 있네요.


하지만 그보다는 몇 종류 먹어 본 다음 가장 마음에 드는 자신만의 조합을 찾아서 주문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빵 다섯 종류, 토핑 열 다섯 종류, 치즈 다섯 가지, 추가 요금을 내고 주문할 수 있는 프리미엄 토핑 다섯 가지를 조합해서 만들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러플을 좋아하는지라 클래식 스매쉬 버거에 버섯과 트러플 마요네즈 토핑을 넣습니다. 싫어하는 생양파는 빼고, 대신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피클 말고도 추가로 생오이를 더 넣지요.

여기에 바삭바삭한 Tots를 곁들이면 나만의 메뉴 완성.


게다가 밀크쉐이크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용해서 만드는데, 완전 자동기계가 아니라 믹서에 컵을 대고 직원이 직접 움직여가며 수동(Hand-spun)으로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이 편이 멍울 없이 좀 더 고른 질감의 쉐이크를 만들 수 있나 보더군요.

혼자서 운전하는 자동차도 만들어지는 마당에 밀크쉐이크는 인간의 노력 없이는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긴 합니다. 하긴, 그래서 네모바지 스펀지밥도 밀크쉐이크 자격증 따려고 그렇게 노력한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스테인레스 믹싱컵도 함께 줘서 아래쪽에 꽤나 많이 남아있는 쉐이크를 퍼먹을 수 있게 해 주는 건 왠지 예상치 못한 덤을 받는 기분이라 언제나 즐겁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스매쉬 버거는 프랜차이즈 버거와 레스토랑 수제 버거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비정규직 종업원의 기술적 한계, 간소화된 메뉴, 대량 생산 패티, 신선한 채소의 유통 문제, 짧은 조리시간이라는 걸림돌을 그야말로 할 수 있는 한계까지 있는 힘을 다 짜내서 극복했달까요.

아직까지 못 먹어본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많지만, 그래도 햄버거의 본질은 빵과 고기와 채소의 조화에 있다고 보는지라 스매쉬 버거를 뛰어넘는 가게를 찾기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물론 그 본질을 저렴한 가격이나 특색있는 고기 패티, 비법 소스 등에서 찾는다면 순위는 바뀔 수 밖에 없겠지만요.


추천수816
반대수11
베플J|2017.11.29 16:23
이렇게 훌륭한 글에 댓글이 별로 안달리는 것도 그렇거니와 달린 댓글 중에서도 어이가 없는 글이 있어서 댓글을 남기는데요. 개개인의 입맛이 다 다른데 글쓰신 분이 스매쉬에 1위 주시겠다는데 아 나는 이런데 이 분은 그러하시구나 동의 안하면 그만이지 인 앤 아웃이 빠졌느니 동부 위주니 뭐니 그럽니까? 본문을 제대로 읽었다면 나올 소리가 아니라고 보는데요. 그리고 인 앤 아웃 할아버지가 와도 이 분의 취향이 그런 것이니 존중하면 되는 겁니다 . 이곳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귀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해 주시는 분께 조금은 무례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자신의 편협함에 근거하여 타인의 저작물에 찬물 끼얹는 뒤틀린 심보를 지닌 분들이 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베플Nitro|2017.11.24 14:15
너무 길어서 좀 잘라서 올릴까 하다가... 그냥 원샷으로 다 올려봅니다 ㅎㅎ
베플J|2017.11.25 11:19
예전부터 애독하고 있습니다. 글을 남긴 것은 처음입니다만 요리의 취향이나 기호가 많이 비슷한 분이라 놀랍고 저 또한 비슷한 순위를 매기고 있던 터라 다시금 놀랐습니다. 포스팅 내용 중 Sonic drive-in을 제외하고는 모두 먹어보았고 In and out버거와 What-a-Burger는 개인적으로는 Five Guys 보다 낮은 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적극 추천을 드리기보다 경험에 중점을 둔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Smash Burger를 좋아하신다면 Bare Burger도 드셔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Smash Burger와 비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여겨집니다. 신선한 재료는 기본이고 보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Elk 나 Wild Boar 같은 메뉴도 있지요. 뭐랄까 야생의 잡내가 좀 나긴 하는데 그 마저도 하나의 풍미로 즐긴다면 매우 그럴 듯 한 식도락의 향연이 됩니다. 와규 시그니쳐 버거도 매우 훌륭하지요. 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것이 Bare Burger의 밀크 셰이크인데 북해도 생우유 아이스크림을 뺨치는 크리미한 밀크 셰이크 입니다. Nitro님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수제버거에 비할 바가 못 되겠지만 시중의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버거도 밀크쉐이크도 탑으로 꼽고 싶습니다. 뉴욕에 여러 지점이 있고 도쿄의 긴자에도 분점이 있더군요. 메뉴는 조금 달랐지만 맛은 역시 훌륭했습니다. 즐거운 식도락 되시길 바라고 앞으로도 멋진 칼럼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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