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판에 글을 써 봅니다. 저는 20대 초반의 대학 휴학생입니다.
제목에 쓴 것처럼 어릴 때부터의 트라우마로 가족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저희 가족은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장녀인 저와 나이터울이 많이 나는 남동생이 있습니다.
먼저 어머니의 대한 배신감 때문입니다.
제가 15살때부터 저는 엄마 동생의 아들에게 2년간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어머니와 유독 각별한 사이인 이모였고 저와 이모 아들 나이가 같아서 가족끼리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어릴때부터 친했고 어머니가 워낙 예뻐하던 조카여서 저도 가깝게 지냈죠. 그런데 2차 성징이 지나고 부터 점점 저를 보는 눈빛이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같이 있을 때 제모를 안했다고 면박을 주는 정도였는데(당시 중학교를 막 들어갔을 무렵이었습니다) 가족끼리 여행을 갈때 차에서 제가 자고 있으면 계속 제 몸을 더듬고 만지더군요. 처음엔 두려웠습니다. 사실이 아닐거라고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저때문에 가족이 깨질까봐 두려웠거든요. 또 당시 친족 간의 추행은 친고죄였기때문에 뭔가 더 말하기 어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처음 알았던 15살 여름부터 17살까지 수차례의 추행을 당했고 저는 계속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아이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까지 했었고 계속 두렵고 나만 참으면 되는 데 아닐까 싶었거든요. (같은 고등학교에 갔던 이유는 그 친척아이의 누나가 간 고등학교에 제가 진학했기 때문이었죠. 그 언니는 늦둥이 남동생뿐인 저에게 친언니 같은 사람이었거든요.) 결국 17살때 수치심을 참다 못해 그 아이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만 이야기를 드렸죠. 그랬더니 어머니는 딱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부러? 실수로 그런거 아니고?"
순간 나의 울분과 두려움이 너무나 가볍게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나올거 같았지만 어머니께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방에 들어가시더니 이모하고 잘 얘기했으니 아버지에겐 비밀로하자고 일을 묻어버리셨습니다. 결국 후에는 아버지가 사실을 알게 되시고 집안싸움으로 번져서 저는 밤에 경찰서에가서 진술을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저녁에 어머니와 이모들이 갑자기 집으로 우르르 들어오시더니 저에게 합의서를 내밀더라고요. 지장찍으라고. 합의서는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지장을 찍고 내일있을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제 방문앞에서 이모가(그 아이의 엄마)가 내 아들 불쌍해서 어떡하냐, 호적에 빨간줄 갔으니 우리아들 불쌍하다고 한참을 대성통곡을 하셨습니다. 저는 방에서 숨죽여 울었습니다. 시험은 망치진 않았네요. 그 뒤로 스트레스성 장염과 위경련, 악몽을 달고 살긴 했지만요. 시간이 지나서 제가 고삼이 되었을때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그 때는 우리가 너무했지?"
또 숨이 막혀왔습니다. 저는 아직도 악몽을 꿉니다. 모두가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믿어주지 않고 숨이 막히는 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혼자앉거나 남성 옆에는 절대 앉지 않아요. 그런데 어머니는 우리가 너무하다니, 전 한번도 그 아이를 신고하자고하지도 합의하자고 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년 성폭력을 참고 3년간 같은 고등학교에서 가해자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저에게 너무하다니요. 전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살아오신 어머니만을 바라보며 모범적인 착할 딸로 살았습니다. 항상 어머니 편을 들고 어머니를 지키며 살아온 저에게 어머니는 조카보다 못한 자식이었죠. 그 누구도 저에게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역겹습니다.
앞에서 언급했 듯이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하지만 저나 어머니에게 직접적으로 가해를 한 적도 없었고 집안 물건을 부수고 욕설을 하시는 정도기에 참고 아버지께 살갑게 지내려 노력했습니다. 어떻게든 아버지가 어머니께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욕을 먹으면서도 어머니 생신에 꽃다발이라도 사다드리시라고 부탁하기도 했죠. 어머니가 이혼만은 원하지 않으셨어서 가운데서 많이 노력을 했었어요. 아버지는 술과 여자 미친 분이셨습니다. 어머니 매일 제가 어려서부터 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아버지에 대해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불행하게하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죠. 그래도 가족이라고 아버지랑 대화하려고 관심도 없는 자동차에대해 공부하고 별짓을 다했죠.
그러던 중 제가 20살이 되던 해에 제가 담배를 피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들켰습니다.(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다가 작은 일탈로 피기 시작했습니다. 담배를 구해주던 친했던 친구 외에는 아무도 몰랐죠.) 어머니가 제 가방을 뒤져보셨다더군요. 어머니는 바로 아버지를 불렀고 저는 그날 이가 부러지도록 맞았습니다. 빰을 맞고 발로 밟히고 내가 이런 년을 믿었다고 온갖 폭언을 들었습니다. 제가 뱉은 한마디는 '나 너무 힘들어."였습니다. 부모님은 그런 저에게 너만 힘드냐며 소리를 지르셨고 저는 폭력과 폭언을 견디고 병원에 가야했습니다. 제가 아버지께 맞고 우는 소리에 어머니는 닥치라고 윽박지르셨습니다. 그후 치료를 받고 나온 저에게 아버지는 아빠 성격 모르고 그랬냐며 안아주셨습니다. (앞니가 부러져서 임플란트도 애매하니 레진으로 하고 평생 먹을 때 조심하며 살라고 하더군요.) 역겹고 불쾌했습니다. 그 이후 아버지와는 눈만 마주쳐도 불안하고 숨이 막혀서 대화도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아버지가 전화를 하시면 마지못해 받고 화실실로 달려가 토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남동생입니다. 저와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남동생은 아들이라고 환영을 받고 태어난 아이였습니다. 처음엔 저도 동생이 생겨 기븐 마음에 학교가 끝나면 얼른 달려와 동생을 안고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곤 했죠. 아들인데다가 늦둥이인 동생은 주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딱히 시샘이 나진 않았습니다. 아버지도 동생이 태어난 이후에는 술을 줄이시고 나름 가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셨으니까요.
그런데 동생이 점점 크면서 학교에 들어갈 시기가 되자 점차 저를 감시하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괜히 제 방문 앞을 서성이고 제가 시험공부를 할때면 잠시 다른 일을 해도 누나 공부 안한다며 어머니께 이르기 바빴습니다. 거실부터 제 방까지 이어진 베란다 창문으로 동생이 저를 힐끔힐끔 처다볼 때면 소름이 돋기도 했죠. 동생은 늘 저와 자신을 비교하며 내가 누나보다 낫다고 으스대곤 했습니다. 또 욕심이 많은 아이라 어려서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장난감을 사달라, 학원에 보내달라, 부모님을 보챕니다. 단 한번도 무엇하나 갖고싶다, 하고 싶다 졸라본 적 없는 저로서는 동생이 철없게 보였고 가난한 우리집을 더 힘들게 하는 동생이 미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는 4년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손벌리기 싫어서 휴학하고 알바를 투잡으로 뛰고 있고요. 어머니가 우울해 하셔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억지로 집에 내려가긴 합니다만 집에만 가면 늘 속이 체하고 잠을 못자서 오래있진 못합니다.
대학에 가고부터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주변 지인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항우울제와 수면유도제를 먹는 저를 보고 어머니께서 의아해 하셔서 결국 우울증치료를 잗고 있다고 고백하자 어머니는 니가 뭐가 그렇게 힘드냐며 저를 또 나무라셨습니다. 요즘 애들은 정신이 나약하다고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의존증, 수면장애, 우울증을 진단받은 저는 요즘도 자주 자해를 합니다. 매일매일이 죽고 싶어요. 가족이 너무 밉고 화가 나고 용서가 안됩니다. 그런데도 어머니가 불쌍해서 연을 끊지도 못합니다. 이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