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개물림사고가 빈번한데다 어제는 들개가 되어버린 유기견 처리 뉴스에 가슴 아픈,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입니다. 유기견 관련하여 기나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곳에 글을 씁니다. 긴글 불편하시면 안 읽어주셔도 됩니다. . .
어릴때부터 강아지를 키웠지만
본격적으로 내새끼다? 하며 키운건 2002년부터였네요.
워낙에 동물들을 좋아하던 제게 어느 비오는 날 밤 전화가 왔습니다. 이미 세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던 지인인데 지금 이 비오고 추운날 누가 아파트에 개를 버렸다고. 그런데 아이 상태가 안좋아보여 임보중인데 집에 있는 아이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여 잠시만 돌봐줄 수 있겠느냐고요.
택시를 타고 달려갔더니 8살쯤 된 요키였습니다. 왼쪽 귀에서 피고름이 나오는 상태였구요. 일단 데리고 와서 병원 치료부터 했습니다. 치료하며 알게된건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귓속 살갗 뿐 아니라 뼈가 썩어가고 있다고 했지요. 그런데 그 원인이 뾰족한 무언가로 강하게 찌른듯한 흔적이 있답니다. 이대로 두면 뼈가 썩으면서 그 균이 뇌까지 번질테고 그럼 무지개다리 건너게 된다더군요. 사람으로 미안하더군요. 이대로는 다른 가정에도 못갈듯 했습니다. 나이도 많고 더군다나 앞으로 살지 죽을지도 모르는 그래서 병원비가 어마무시하게 들 아이라 말이지요. 일단 급하게 수술부터하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두번의 수술에도 차도가 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녀석은 제게 참 살갑게 굴더군요. 제 무릎에서 떠날줄 모르고 아기 오리마냥 집안에서는 졸졸졸. .결국 이 아이의 안타까운 사정을 동물병원 원장님이 협회에 알리셨고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해주겠다 나서주었습니다. 덕분에 왼쪽 귀와 눈은 잃었지만 녀석은 건가해졌고 나중엔 살도 포동포동 오르더니 나이 먹어 변한 털 색깔이 은사처럼 반짝반짝 빛까지 났지요.
그런데 이 아아를 치료하러 동물병원에 다니다 작은 시츄 한 녀석도 데리고 왔습니다. 그 아이는 태어날때부터 심장 판막이 세개뿐이라 주인이 포기하고 데려놨다고 하네요. 오래 살지도 못할 것 같은데다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 감당이 안된다고 말이지요.
(제가 생각해도 오지랖이 태평양이긴 하네요. 금수저도 아니고 벌이가 좋은편도 아니면서 주변 안타까운건 그냥 못넘기는 이것도 팔자겠지요ㅠㅠ)
그렇게 두녀석이 석달의 간격을 두고 제게로 왔습니다. 마침 프리랜서를 하던 때라 녀석들을 챙기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네요. 오히려 녀석들이 제가 세상을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준것 같기도 했습니다. 제가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무튼 수술이 끝난 녀석이 몸을 추스르기 시작했을때부터 두 녀석을 데리고 매일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심장이 약한 시츄는 처음엔 얼마가지 않아 바닥에 주저 앉곤 했지요. 그러면 그 녀석은 가슴에 안고 정해진 산책시간을 지켰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요키녀석이 먼저 떠나갔습니다. 애교도 많으면서 눈치도 많이 봐서 늘 가슴이 아팠던 녀석이었지요. 그 녀석을 잃고 크게 슬퍼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시츄가있었으니까요. 처음엔 오래 살아야 7년이라던 녀석이 13년을 함께 해준건 기적이었습니다. 마지막 2년을 1주일에 7만원씩 꼬박 꼬박 약(판막이 없다보니 심장활동에 무리가 생겨 심장이 자꾸 커졌어요. 그러다보니 심장이 폐를 눌러 폐에 물이차는. . .그런 현상을 지연시켜주는 약인데 국내약이 아직 없다고해서. . .)값이 들어갔구요. 중간에 신장 결석때문에 큰 수술도 한번 했지만 온가족 사랑 받으며 마지막까지 잘 지내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네요.
그런데 시츄 이 아이가 떠날 무렵 아버지께서 간암,위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퇴직하시고 늘 이 아이와 둘이 지냈는데 아이도 아프고 아버지도 편찮으시니 둘이 서로 의지도 많이 하고 지낸 모양이에요. 늘 밝으신 아버지께서 수술도 잘 끝나고 결과도 좋아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명이 심하다고 병원에 갔더니 우울증 진단을 내려주네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요. 아버지는 제가 출근하고 엄마도 낮에는 거의 집에 없는데 시츄 그 녀석이 있어 하루하루 웃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뒷치닥거리하며 할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게없고, 특히 녀석이 마지막 가는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며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녀석이 떠난지 1년이 지났는데 말이지요. 아직 아버지 완치 결과도 안나왔는데 우울증까지 겹치니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이기적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바로 그 주 주말 유기견보호센터에 가서 아이들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다른것보다 활동량이 많고 활달한 아이를 찾았지요.
그렇게 장군이라는 이름의 코카를 데리고 왔습니다. 녀석은 피부병에 폐렴도 심하고 누런 콧물까지 흘리며 제게 안겨왔지요. 처음엔 코카종인지도 몰랐어요. 처음 눈이 마주치자마자 다른 아이들은 안보이고 이 녀석만 보였는데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2주후 다시 방문했을땐 아픈 몸을 이끌고 와서 계속 매달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데려왔습니다. 그렇게 한달여동안 치료하니 눈치만 보고 소리도 내지않아 벙어리인가? 귀가 안들리나? 걱정했는데 아이고 왜 3대 지×견이라고 하는지 알겠더군요^^ 그래도 우리 장군이 덕분에 아버지 지금은 우울증 약도 안드시구요 하루에 두번씩 꼭 산책나가시고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지냅니다.
너무 이야기가 길었지요?
제가 여러분들께 이렇게 긴 이야기를 하며 드리고 싶은 말은,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경제적 부담이 크기때문에 꼭!!! 신중하게 생각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과 의논하고 결정하시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아기때 예쁜거요? 3~4개월이면 끝입니다. 그리고 동물이기때문에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무지하게 많아요. 병원비는 말할것도 없구요. 나이 들면 사람보다 더 많은 병원비 감안하셔야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처럼 형제처럼 키우던 아이를 떠나보내는 그 아픔도 오롯이 감당하셔야 합니다.
저야 여담이지만 난소에 혹이 생겨 2차례나 수술하고 나니 불임판정을 일찌감치 받은터라 강아지들을 자식삼아 키운다고 그 정성 아깝지 않았지만, 단순히 귀여워서 외로워서 호기심에 생명을 쉽게 대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그리고 쉽게 버리지 마시구요. 유기견 아이들만 키우다보니 이 아이들 또 버림받을까봐 눈치보며 남은 생 살아가는 모습 너무도 안타깝거든요. (지금 코가 이아이는 좀 예외구요^^지가 대장인지라. . .) 끝까지 책임질 수 있으면 반려동물 키우시길 바랍니다. 단! 동물은 동물이니 펫티켓은 꼭 준수하시구요. 이건 오늘 주제와 조금 달라서 굳이 글을 쓰진 않았지만 펫티켓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지켜야할 약속이자 의무라는거 다들 아시지요?
긴글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구요. 유기동물이 더이상 생기지 않았음 하는 마음에 긴글 맺어봅니다. 다들 행복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