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전에 세상에 둘도 없을(?) 시어머니 자랑글 올렸었던 쓰니입니다.ㅎㅎ
요새 판 보면 가끔 시댁에 안부전화 문제로 이야기가 올라오더라고요.
그런 글 읽는데, 아 나도 처음부터 시댁과 모든게 다 잘 맞았던 건 아니었지.. 싶으면서
시어머니와 전화로 있었던 일이 생각났네요.
지금은 크게 문제 되지도 않는 일이라.. 나름 어떻게 해결했는지 적어보려 해요.
지금부터 편하게- 그냥 음씀체로 갈게요!
(모바일이라 맞춤법, 띄어쓰기 양해부탁드려요)
우선 나와 남편의 집안 환경은 많이 다름.
내 친정집은 부모님이 맞벌이셨음. 나 때만 해도 맞벌이 부부가 흔치 않았는데 암튼 그랬음.
어릴때에도 외할머니 손에, 또 이모 손에 컸고.. 학원 마치고 집에 가면 오빠가 있거나 주로는 혼자 있었음. 내 어릴때 꿈이 현모양처였음. 엄마가 바쁘다보니 나는 집에 있는 엄마가 그리웠고, 내딴에는 그게 현모양처라고 생각했나봄.
그러나 지금은 우리 엄마 굉장히 존경함. 당신 덕분에 경제적으로 나름 풍족하게 컸고, 다른걸 다 떠나서 지새끼 두고 일하러 다니는 엄마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거라는 걸 애 낳고 보니 절실히 느낌.
암튼 말이 길었는데,
그래서 나는 부모님과 자주 전화통화 하지 않았음.
왜냐? 부모님이 각자 회사 일로 바쁘시니, 주로 급한 일이 있거나 용무가 있을 때에만 전화해서 딱 그 이야기만 하고 끊는 정도.
그냥 돌이켜보면 뭐랄까.. 부모자식간에 대화가 많았던게 아니랄까.
아빠는 한참 일할때여서 바빴고, 엄마는 몸이 약하셨음. 그래서 회사 마치고 오면 늘 피곤해 하셔서 크게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음.
자식들이 크고 나서 (아버지 정년퇴직, 어머니는 건강이 좋아지시고 결과적으론 여유가 생기심) 대화가 많아진 편인데.. 여전히 전화는 자주 하지 않음. 그리고 그냥 주로 잡다한 이야기는 문자나, 카톡으로 하는 편임. 시간 되실 때에 확인하고 답 주시니 그게 편함.
근데 시댁은 아버지는 작은 사업, 어머니는 전업주부심.
보통 사업하시는 분들이 더 바쁘다고 하는데, 우리 아버님은 또 그렇진 않았음. 사업장이 큰것도 아니고 그 당시에는 '돈보다 가족'이라는 생각이 크셨다고 함. 그래서 주말을 제외하고 주중에 하루 정도는 꼭 가족과 시간을 보내셨다고 함.
어머니도 진짜 가정적이셨고. 부모님 마인드가 우리 친정집과는 조금 다른데.. 진짜 시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좋은건 다 나눠주시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시는 분들임.
남편에게 누나 한 명 있는데, 진짜 남편도 시누도 엄청난 효자 효녀임. 아마 어릴때 영향이 큰 듯.
시댁은 일단 앉아서 대화를 시작하면 새벽까지 수다를 나눔. 아버지가 중간에 피곤하셔서 자리를 뜨시면, 딸과 아들과 엄마가 셋이서 오붓하게 대화를 나눔..
암튼 그런 분위기에서 남편도 시누도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타지역으로 거취를 옮겼고, 직장도 시댁과는 먼 곳에 각자 자리잡음.
지역이 멀다보니 자주 보지는 못하고, 대신 매일매일 전화통화를 함.
실제로 남편은 결혼하고도 시댁에 2-3번 전화를 하고, 이유가 없어도 그냥 안부차, 식사하셨냐 등등.. 어쩔때는 1시간 가까이 통화하기도 함.
나는 사실 이점에 좀 반한 것도 있었음. 얼굴은 기생오래비(?) 같으면서 어른들에게 상당히 예의 바르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엄청난 신뢰와 사랑이 느껴지는 거임. 그리고 사귈때에 나랑 있으면 길게 통화하지는 않지만, 정말 다정하게 엄마와 통화하는 걸 보고.. 뭐랄까 내가 어릴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랄까.
아무튼 그 점에 반했었음.
근데 이 다른 환경이 문제였던거임.
시작은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기 전임.
우리는 결혼한 당일에 호텔에서 묵고, 다음날 신혼여행을 떠나게 됨.
보통 결혼식 마치고 호텔가면 시댁과 친정에 전화하지 않음? 난... 까먹었음.;;; 아니 정말 너무 피곤했음. 씻자마자 난 뻗었고.. 남편은 자는 나를 깨우기가 좀 곤란했던지 혼자 시댁에 전화를 했음.
(친정에서는 씻기전에 먼저 전화가 와서 빨리 쉬라고 하셨음)ㅁ
암튼 그러고 다음날 공항에 도착했는데, 남편이 나한테 시댁에 전화 한통 드리라고 함. 어제 드렸어야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버렸다고, 죄송하다 말이라도 그렇게 하라며..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어머니 목소리가 마냥 밝진 않으셨음.
남편이 시킨대로 어제 사정을 이야기 하며 죄송하다 했더니, 아니라고~ 피곤하면 그럴 수 있다며 마음이 한결 풀리신 것 같았음.
그리고 끊고 난 뒤 남편이 그랬음. 우리 부모님은 다른건 진짜 바라시지 않는데, 전화안부는 좀 중요하게 생각하실 거다고. 불편하겠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가끔 생각나면 안부차 전화드려달라고.
알겠다고 함.
신혼여행 다녀와서 일상이 시작되었고, 남편이 말한 안부전화는.. 다 잊고 살았음.
그도 그런게, 퇴근한 남편이 늘 시어머니와 통화하는데.. 나는 굳이 내가 또 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음. 안부야 남편이 내가 무슨 일 있으면 시어머니께 전할꺼고.. 시어머님이 무슨일이 생기셨으면 남편이 나한테 말할거 아님?
근데 한두달 지나니 남편이 나한테 슬쩍 말을 꺼냄. 엄마한테 따로 전화드리냐고. 내가 안한다고 하니.. 내가 그때 부탁하지 않았냐고..
그제서야 나는 내가 이 전화안부를 조금 쉽게 생각했구나 싶었음.
그래서 솔직하게 말함. 나는 우리 부모님과도 그리 오래 통화하지 않는다, 용건이 있을때만 하고 필요하면 문자나 카톡으로 한다(시부모님 문자, 카톡 어려워하심) 그게 습관이 되서 힘들다, 그리고 여보가 매일 그렇게 전화를 드리는데 내가 꼭 해야하나? 형식적인 인사 드리는게 불편하다, 라고 했더니.
남편은 형식적이어도 좋으니 좀 해주면 안되겠냐고, 뭐 반찬 주시는 것도 많은데(실제로 많이 해주심) 감사하다고, 혹은 이반찬 너무 맛있다고..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면 안되겠냐고 함.
말은 쉬운데 나는 그게 왜그렇게 불편했는지 모르겠음. 돌이켜보면 그냥 하기 싫었던 것 같음.
한 날 시댁에 갔음. 남편과 시아버지는 목욕탕에 갔고, 나는 시어머니와 앉아서 티비보며 이야기를 했음. 울 시어머니 말 재밌게 하심. 근데 시아버지 사업상 지역을 자주 옮기셔서 친구가 많이 없으심. 진짜 평소에 대화하고 놀 친구는 이모님들이나 자식이 전부이긴 하심.
그때도 나랑 즐겁게 막 대화하는데 어쩌다가 전화이야기가 나옴. 그래서 내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림. 사실 나도 내가 해야하는거 아는데 쉽지가 않다고, 부모님이랑도 통화를 안하는 습관을 하다보니 전화보다 문자나 카톡이 편하고.. 그래서 어머니께 안부차 자주 전화 못드렸다고 죄송하다 그랬음.
그랬더니 울 시어머님이 그러셨음. 이해할 수 있다고. 그게 몸에 안익혀져 있으니.. 근데 시집살이가 다른게 아니라고. 내가 하기 불편하고 힘든 일을 해야하는게 시집살이인데.. 내가 우리 며느리 시집살이는 안시키려 하는데(실제로 너~무 안시키심ㅋㅋ) 전화만큼은 좀 해주면 안되겠냐고. 나는 너무 반가울 것 같다고. 니 시아버지도 가끔 우리 며느리 잘지낸데? 안부전화는 와? 하고 물으면 내가 그냥 잘 지낸다고 꼬박꼬박 안부 전화 온다고 말한다고..
알겠다고 했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고 너무 반가울 것 같다고 하시는데 어찌 안할 수 있겠음.
노력하려고 했고.. 신랑 말대로 일주일에 3-4번은 아니어도 한 번은 꼬박꼬박 했음.
어머니도 더 바라지 않으셨음. 주로 점심시간에 전화드렸는데, 점심시간이니 어서 끊고 쉬라며 늘 전화 말미에는 전화줘서 고맙다~ 라고 하심.
(물론 한 주에 한 번 안할때도 있었고.. 그때마다 남편한테 좀 혼났음~..)
울 친정아빠가 한 날 전화가 오심. 친정아빠랑은 엄마보다 더 전화를 안하던 사이인데, 퇴직하고 집에 계시기도 하고(운동은 꾸준히 다니심) 매일 있던 딸도 없고 하니 적적하셨나봄. 결혼하고는 자주 연락 오시는 편이였음.
전화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시댁에 전화는 자주 드리냐 물으셨음. 내가 솔직히 자주 안드린다. 아빠도 알지 않냐고, 엄마 아빠랑도 자주 통화 안하는데 시부모님이랑 자주 하겠냐고.. 근데 자꾸 하라시니 불편하다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림.
그랬더니 울아빠가 그러셨음. 니 입장 이해 안가는거 아니지만 그래도 시부모님께 전화 자주 드리라고 하는거임. 그게 지혜로운 거라고. 그러면서 정서방이(울남편) 이틀에 한번꼴로 전화를 준다고. 별 일 없어도 식사 하셨냐, 뭐하고 드셨냐(엄마는 아직 일하셔서 점심은 아버지 혼자 챙겨드셔야함), 운동은 잘 하고 계시냐, 식사 짜게 드시지 말라 등등.. 어쩔땐 아빠가 뭘 또하냐~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한다는 거임. 처음엔 아빠도 너무 형식적인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했고 불편했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하다보니 너무 고맙고 반가워지고 어쩌다보니 아빠 스케쥴을 딸인 나보다 사위한테 더 많이 말한다고 하는거임. 그러다 남편이 바빠서 삼사일 연락이 없으면 무슨일이 있나~ 싶어 그땐 나한테 연락을 해본다는 거였음.
나는 너무 놀랬음. 남편이 나한테 시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부탁해도 "그럼 오빠도 우리 친정집에다가 해라!!" 하지 않았음. 왜냐면 우리 부모님은 그걸 원하시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
근데 남편은 알고보니 뒤로 일주일에 3-4번 꼬박꼬박 친정아빠에게(엄마는 아직 일하셔서 자주 못드리고.. 저녁에 가끔 나랑 있을때에 전화함) 전화를 드렸던거임.
친정아빠가 나보고 사위덕에 내가 행복하다고 하셨음. 진짜 별거 아닌 그 안부전화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며. 아들같기도 하고 기특하다며..
그래서 나보고도 시댁에 안부전화를 하라는 거였음. 아마 시어머니도 나처럼 우리딸 전화가 너무 기다려지고 반가울거라며.
아빠 이야기를 듣는데, 남편한테 너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지껏 하면서도 너무 억지스럽게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음.
그리고 마음을 고쳐먹음.
내 친정부모님께 효도 한다는 마음(?)으로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림.
하다보니 진짜 할말이 늘어나기도 함.
몇주는 진짜 불편하고(알람까지 설정해둠)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뭐 생각나면 전화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씀드림.
물론 시어머니 굉장히 좋아하심.
내 해결방법은 결국 남편이였음. 속깊고 마음 따뜻한 남편 덕분에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사랑 받고 지내고 있음.
이야기는 끝인데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나요...?????;;;;;
남편 사랑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