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너가 나를 좋아하는 것만큼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저 말을 듣고 숨이 턱 막히는 것같이 가슴이 먹먹했어요. 시간이 꽤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저 말은 역시 너무 아픈 것 같네요.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해서 저는 모든 걸 그 사람에게 다 줬어요. 그 흔한 자존심 한 번 부려본 적도 없었고 서운한 일이 있어도 무조건 이해하려고만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바보같은 연애를 했는데 그 땐 정말 그 사람에게 미쳐있었어요. 상대방이 먼저 호감을 보여 시작된 관계였는데 어느순간 제가 더 좋아하는 쪽이 되어버렸을 만큼이요.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끝이 없는 거 같아 문득 두렵기도 했지만 참 행복했어요. 그런 감정은 처음 느껴봤거든요.
헤어질 때 제가 그랬어요. 나중에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고.
그게 꼭 내가 아니더라도 괜찮으니깐 내가 너를 통해 느꼈던 그런 행복하고 가슴 벅찬 감정들을 너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그 남자는 미안하다고 고개를 푹 숙이더라고요. 전 자책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그랬어요. 네 저도 알아요. 끝까지 답답한 거.
저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들어서 헤어지자고 말하는 거면 매달리기라도 할텐데, 마음이 없다고 하는 그 사람에게 어떻게 관계유지를 강요하겠어요... 붙잡을 여지조차 주지 않는 남자친구가 솔직히 너무 밉고 원망스러웠어요. 그 사람에게는 자책하지 말라고 그랬으면서 정작 저는 꽤 오랜 시간 자책감에 시달렸어요. 헤어짐의 원인이 저에게 있는 게 아닌데도 말이에요.
누군가 잘해주는 것만이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고 했는데 곱씹을수록 정말 맞는 말 같아요.
주는 것도 사랑이지만 받는 것 또한 사랑이고, 한 쪽만 그렇게 헌신하고 퍼다주는 사랑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요. 물론 저도 많은 것을 받았지만 그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은 결국 "잘해줄 자신이 없다" 였어요. 일방적인 관계의 끝은 아무리 붙잡아도 해피엔딩일 수 없잖아요.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하지만 재회를 바라지는 않아요. 참 신기하죠.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서로가 아니어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도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