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손님버리고 내빼다 되돌아온 썰... 택시타는 분들 조심하셈
지인이 쓴 오늘 아침에 당한 레알 스토리임. 님들 택시탈 때 조심하셈지인의 허락하에 여기 올림. 택시기사가 다행히 되돌아왔으니 더이상 큰문제는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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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기 싫어 손님이 커피 사러 간 사이 도주한 택시>
아침에 에피소드 하나 있었음.택시 타고 가다 사이렌오더 커피 찾으러 여의도 스벅에 잠깐 내리고 돌아왔는데 세상에, 그사이 택시가
없어짐.
택시 안에 노트북과 가방이 들어 있었음.
개깜놀
라서 혹시 차를 돌리고 있나싶어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거렸는데, 바람만 횡하니 불고 빈 택시만 요란하게 돌아다닐 뿐 내 노트북과 가방을 실은 택시는 온데간데 없음.
그렇지.예상하듯, 택시가 그냥 날라버린 것임.
놀랍게도 택시는 가끔 그러함몇 달 전에도 스벅에 커피 찾고 나오니 택시가 사라진 적 있음.
택시를 자주 타면서 느끼건데 이넘의 택시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이나 시간대가 아니면 갖가지 이유를 들어 손님을 하차시키고 싶어함. 심지어 저녁에 친구랑 지인~짜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며 공항 가기를 거부한 적도 있음. 실제 경험담.
어쨌거나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야단이 난 나는 미친듯이근처 CCTV를 찾으러 다님.
스벅은 카메라가 딱 현관만 비추고 있어서 택시 넘버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파리크라상은 본사에 요청해서 카메라 확인하는데만 3일 걸린다고
개뻥침.
진짜예요? 붙들고 다퉈봐야 실익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시원스쿨 경비 아저씨한테로 뛰어감.오랜만에 눈물이 핑 돌았음.
경비 아저씨는 커피 한 잔을 들고 느긋하게 조선일보 오늘의 운세를 마치, 증권분석 기사처럼 읽고 있었음. 사뭇 진지한 모습.다급하게 아저씨, 아저씨 부르자 아저씨는 아주 천천히 안경 위로 눈만 똑 굴려 복화술하듯 왜요?
CCTV 좀 확인해주세요. 왜냐면...*&^%$#@!
설명을 들은 아저씨는 지금 관제실에 사람이 없을 걸요, 라며 다시 눈만 똑 아래로 내림. 너 오늘 운세 안 좋을 거야, 속으로 말함.좀더 다급한 모습을 보여야겠다 싶어 마치, 급똥이 마려운 듯 발을 동동 구르며 아저씨, 아저씨 관제실이 어디예요? 제가 직접 가볼게요, 하자, 마지못한 경비 아저씨가 천천히 전화기를 듦.
지금 CCTV 볼 수 있어요? 아이고 여기 총각이 왔는데...*&^%$#@! 하다고 하네. 어떻게 가능할까?아네, 알았어요.
지금 열어보고 연락준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요.네, 고맙습니다, 하고 냉큼 뛰어나와 혹시 돌아올지도 모를 택시를 기다리기로 함.
만약 택시가 다른 손님을 태우다 뒷자리서 내 가방을 발견했다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72%라고 봤기 때문.
칼바람 맞으며 스벅 앞에 서서 고개를 돌리며 좌우를 살피고 있던 찰라,스벅 앞 구두닦이 아저씨가 혹시 저 택시 아니예요? 라며 다가오는 택시를 세움. 두근두근.
아니었음. 그냥 지나가는 택시.같이 걱정 해주는 구두닦이 아저씨가 잠깐 동안 논산훈련소 전우처럼 느껴짐.
그때
저 멀리 택시 한 대가 비상깜빡이를 켜며 도망간 마누라를 쫓듯 부아앙~ 다가오고 있었음.직감적으로 저 차다 싶음.
허리를 숙여 택시 기사를 살펴보는데, 맞네, 그 넘이다!
나는 버럭 소리를 질러, 아저씨, 미쳤어요? 어디 갔다왔어요?아니, 좀전 손님이 택시에 지갑을 두고 내렸다고 연락이 와서 금방 갖다주고 오는 길이예요
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댐.
개소리하지 마세요, 속으로 말하고 냉큼 택시에 올라타 빨리 공항으로 가세요, 말함.
택시 기사는 연신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하며 진짜 지갑 갖다주러 동여의도 잠깐 갔다온 거예요, 라며 계속 (개소리) 함.
나는 아무 말 안 하고 창밖을 보다가 문득전화기를 꺼내 들고 아, 거기 112지요?
네, 아까 택시 도주한 거요. 그거 취소할게요. 택시가 돌아왔어요. 네네 알았어요. 맞아요, 진짜예요. 말하고 전화기 끊음.
물론 연기임.연기하는 동안 혹시 전화 올까봐 속으로 쫄음.
택시 기사는 수심 가득한 얼굴로 운전함.
어쨌거나, 택시 기사와 나는 공항까지 말 한 마디 없이 내리 달렸고 아슬아슬하게 비행기 출발 15분 전에 도착함. 최선을 다해 달려서 ㅇㅇㅇ 게이트까지 세이프~
비행기 좌석에 앉으니까 좀전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갑자기 어깨가 결리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함
지금 막 목적지 도착!
(스벅에서 산 커피는 돌아온 택시 급히 타느라 스벅 앞 베란다 난간에 올려두고 옴. 지금쯤 누가 마시고 있거나 아이스 커피가 되어 있을 듯... 미안, 넌 태어날 때는 핫 커피였어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