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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이별하고 싶어.

익명이고싶다 |2017.12.16 02:06
조회 518 |추천 1
빈 메모장에 막연하게 적어나가듯 쓰는 글이긴 하지만,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아서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어.





너는, 그날 나를 만나야만 했어.
내게 있어서 제일 괴로운건 혼자 있는거야.너는 그시간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지 몰라도, 난 참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
네가 요즘 한창 게임에 빠진 시기란것, 알아.난 게임에 재미가 떨어진 시기인데.사실 난 게임은 있어도 안하고 안하면 관심이 없었어.그렇지만 일부러 너를 만나면 PC방에 가자고 졸랐어.아니면 쿨한 척, 게임속으로 데이트를 가자고너를 끌고 게임하러 들어가기 일쑤였어.왜냐면, 너는 게임을 참 좋아했으니까.
그날, 내가 기다렸던 시간 만큼 넌 재밌는 시간을 보냈겠지?근데 사실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실제로 기다린건 두세시간 밖에 되질 않았어.
그렇지만, 난 너를 보고싶어서일주일 전부터 그날만을 기다려왔어.평소에는 너무 바쁘니까 딱 하루 합법적으로 시간을 뺄 수 있는 날 말야.하지만 너는 달랐어.이제 네게 남는건 시간뿐이라 생각한 건지, 넌 너무 여유로웠어.
내겐 간절했던 하루가, 너에겐 널리고 널린 하루였고,마치 내가 너에게 간절하듯 굴던 하루가 물거품이되니너무나도 허무하더라. 허무했어.
넌 친구들 만나면서 날 겸사겸사로 만나려고 들었어. 반면,난 너무나도 보고싶어서 시간이 났던 그날 그때에 바로 전화를 걸었지.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시큰둥 했어.바로 전 주에도 이래놓고, 그날에도 그러니 좀 기운이 빠지더라, 
근데, 너는 내 비위를 맞춰주는 건지 ,대놓고 딱딱하게 굴진 않았어.마치 당장이라도 만날듯한 말투였지만,영혼이 없었고 의지가 없었던 것 뿐이지.
내가 "만날까?" 하면 넌 "그럴까?" 하며 되묻기 바빴잖아.역시나 옆에서는 PC방 소리가 새어들려오고.그래, 뭐 다른여자 안 만난게 어디겠냐.
근데 그 빌어먹을 게임들이, 나에게서 너를 야금야금 갉아간것 같아서 너무나도 미워지더라.



결국 그날 이후로 우린 암묵속에서 냉전기가 찾아왔어.난 한시라도 너에게 닿질 않으면초조해지고 마음이 너무 아파.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쌓이면 쌓일수록아픈건지 안 아픈건지 모르겠더라.
그날, 내가 저녁에 한번 더 물었잖아.진짜 안 만나느냐고.넌, 도저히 안되겠다고 그랬어.사실 내가 화난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풀어주기 싫으니까 도망간 거지.너도 그렇게 인정 했잖아.
늘 내가 화날때마다 만남을 취소했으니.보통 사람들이라면 만나서 풀어주기 바빴을 텐데.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어.




넌, 그날 이후로 완전히 날 포기한것 같더라.인정하기 싫었어.적응도 안되고.너무나도 공허했어.
연락할 사람도 없고,할일도 잘 안돼고,공백시간엔 할것이 너무도 없어.




근데 사실 알고 있었어.게임이 너를 이렇게 만든게 아니라는 걸.
넌 시간이 지날수록 네 친구들을 만나기 바빴어.난 만날 친구조차 없는데.
네가 검사도 안하지만 난 주변 친구들을 알아서 정리하게 되더라.너에게 미안해 지니까.니가 모를수록 미안해지는 거니까.
사실 내가 여자랑 잘 못 어울려서 그런것도 있지만.
근데 그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쳐내니까,다 나를 나쁜여자, 이상한여자로 취급하더라.
왜냐면 우리 연애는 비공개니까.그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상할 나름이지.


너를 사귀면서 너무 많은것들을 포기하게 되었어.시간이고 돈이고, 인간관계, 심지어는 나 자신까지.잠들어서 오질않는 네 연락 기다리면서 새벽까지 밤을 지새다가허약한 몸 때문에 지병이 든 적이 수도없이 많지.
넌 몰랐어. 내가 얼마나 아프고,얼마나 기다렸고,얼마나 네 답장 그것 하나에 매달렸는지.얼마나 많은 밤을 눈물로 보냈었는지.


물론 너는 몰랐겠지.너는 늘 내게 표현하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내가네게 의지하는게 보일수록,내 내면을 드러낼수록,너는 점점 떠나갈 것이란걸 알기에,
늘 얘기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


너때문에 아팠다, 괴로웠다, 울었다.말하는것이 쉽지 않아.그래서 쌓이고 쌓여서 폭발할때,이유가 이상해지는거야.
왜냐하면 이유는 비밀이거든.너때문에 괴롭다고 말하는 순간, 넌 이미 날 등돌리고 있을걸.

물론 너도 연애에 있어 힘든일이 없진 않았겠지.하지만, 적어도 나는 나로써 무척 괴로웠다는 말을 하고싶어.
너때문에 아팠던것들이 너무 많아.하지만 사랑은 평등하니까, 니가 날 많이 좋아해준 만큼, 봐주고 사랑해준 만큼, 나도 똑같이 감수하며 사랑하고싶었어.
네가 날 처음 좋아했던 날에,나에게 아낌없이 애정표현 하며거짓없는 미소를 보였던 때를 늘 떠올려.왜 그때는 내가 널 쳐다봐주지도 않았는데,그렇게 열심히 날 사랑해줬어?
지금의 나는 널 열심히 바라봐주는데,너는 다른곳을 보기에 바빠보여.

비록 돈 한 푼 없는 몸이지만, 네게 쓰는건 이상하게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어.
난 지금도 화장품 하나를 두고 살까 말까를 수백번을 고심해.  매일 배고프다면서, 맛있는거 든든한거 사먹는게 돈아깝고 그러더라.부족하게 자라서 그런건지 모르겠어.
그런데 너한테 쓰는건 얼마고 아깝지 않았어.너에게 사는 밥 한끼, 같이 노는 데이트 비용,네가 먹지 못한 날에 먹으라며 덥석 사주던 것들 까지..너는 용돈에만 한달을 거니까.아껴야겠지.
하지만 난 아끼고 또 아껴야만 했어.주말엔 아르바이트를 뛰어다녀. 조금 늦더라도주말만은 아끼고 싶어서 교통비를 굳혀.네 앞에선 잘 티를 안냈어.구질구질하게 볼까봐. 불쌍하게 여길까봐.
그냥 네가 보이는대로만 날 사랑해줬으면 좋겠었거든.




책상위에 놓인 반지가 문득 눈에 들어오더라.아빠가 케이스 째로 주워온 반지.가운데에 큐빅이 달려있고 다이아 반지 모양을 흉내낸 것이,누가 쓰다가 버려버린 커플링 같았어.난 커플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마냥 신기하고 너무 예뻐보였어.마치 내 로망이었던 것 마냥 눈이 안떼지더라.이때까지 껴 본 적은 없었는데,네번째손가락에 껴보았어.
너랑 커플링하자는 얘기를 꺼냈을때의 네 반응도선명하게 기억이 나.돈이없다고 다른얘기로 화제를 돌리며내 말을 묻었었지.
너랑 아직 못해본것이 너무나도 많아.네가 나 몰래 다녀온 놀이동산도, 아직 나랑 단 둘이 가보지 못했고,네가 암묵적으로 부담스러워한 커플링도 아직 안 맞춰봤고,내가 받아보고 싶었던 100일선물도 너에게 못받아봤는걸.오죽하면 너에게 크리스마스에 케이크 하나 받는게 꿈이라니까친구가 대신 사줄테니 그만 만나라더라.

나 정말 간절했어. 진심이야.돈에 목메듯 하지만, 너와의 시간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알바도 빼뒀거든.


너에게 금전적으로 원하는것이 아니야.그냥, 너랑 겨울을 보내는것이 너무나도행복할것 같아서.그냥, 너랑 보내는 크리스마스라는 그 시간은너무나도 따듯할것 같아서.눈내린 바깥풍경을 케이크를 사이에 두고 앉아 보고싶었는데,나 혼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앉아 보고 있자니,눈물이 나지 않을수가 없더라.


오늘따라 네가 너무나도 보고싶더라.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아.아직 우리 헤어진것도 아닌데 말야,






그래, 너에게 헤어지잔 말을 하고싶어.꾹꾹 잘 참아왔지만,아무래도 때가 온것 같아.사실 너도 말은 안하고 있지만,나에게 제발 차달라며 애원하고 있잖아.행동으로, 말로, 네 모든것들로.


네 모든 행동들이 이별을 불러.그렇지만 넌 실수가 아냐.넌 그런걸 모를만한 아이가 아니거든.
사실 넌 여자에 대해, 나에 대해 너무나도 잘알아.너무 잘 아니까 피하는거지.내가 화나면 풀어주고 만나주길 바라는것도 알지만,니가 그날 결국 날 혼자 버려둔것 처럼.

넌 나를 너무나도 잘 알아서 날 피했어.너도 네가 뭘 바라는지 모를거야.
그래서이별하고싶어.너와 이별하고싶어.

더 사귀어봤자, 내가 회복까지 소모해야할 시간만 길어지니까.

문득, 너와의 첫 데이트 날의 표정이 떠오른다.그때 너는..참 순수하고, 아름다웠어.누구보다 행복해 보였어.그 미소가, 아직까지도 내 마음을 울린다..



고마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을 경험시켜 줘서.정말 행복했어. 짧은 시간 동안.비록 날이 갈수록 그 의미가 변질 되긴 했지만,그 전까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어.이 기분은 너와내가 같길 바라.고마워. 사랑했어.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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