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제발 이번엔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집은 가정폭력 집안입니다.
어렸을 때 기억은 뭐든 물건이 깨지고 술취한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소리밖에 안들렸죠.
항상 죽이라는 소리와 함께 칼부림이 나야지만 그 소란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로 인해 엄마는 점점 어린 저와 오빠에게 기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오빠에게 심했죠.
엄마가 원하는대로 바라는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손부터, 매부터 날아왔습니다.
종국엔 죽어버리라는 소리도 서슴없이 내뱉더군요.
매일 매일 엄마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된건 다 니 애비때문이라고
니 애비만 안만났으면 내가 이꼴로 살지도 않았을거라고.
걸음마를 시작하고 엄마아빠라고 시작되는 문장을 말할 수 있을 때 즈음 부터 저에게 말씀하시더군요.
네. 사실 아빠가 원인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오빠를 낳고 그 어린 핏덩이를 부자집에 엄마몰래 고모와 큰아빠라는 사람과 함께 술처먹고 팔아버리고 온게 아빠였으니까요.
그 얘기를 초등학생때 알았습니다. 아니 모를수가 없었죠.
친척들을 볼때마다 엄마가 아빠와 싸울때마다 들은게 그것 뿐이니까요.
가족상담을 받아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아. 오빠가 폭력적으로 변한거.
엄마와 아빠가 나가고 오빠와 단 둘이 남겨지면 그때부턴 오빠세상이었습니다.
발로 차고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며 칼로 배를 찌른다는 협박을 하는 모습은 아빠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고는 몇 시간 뒤, 미안해 미안해 하며 제앞에서 빌더군요.
엄마 아빠에게도 말했습니다.
처음 몇번만 오빠를 때릴 뿐 나중에선 니가 뭘 잘못했겠지 니가 가만히 있었으면 될 일 아니니 오빠랑 단 둘이 있을땐 죽은듯이 있어라.
그게 반복되니 점점 오빠는 절 때리는게 아무렇지도 않게됐고 조금만 거슬리는게 있으면 손부터 날아왔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사고방식이 좀 더 나아질 쯤 엄마한테 아빠와 이혼하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제발 좀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엄마에게 되돌아온 말은 어렸을 때 부터 그렇게 이혼하자고 했으나 법원 앞에서 그렇게 엄마를 때리고 집까지 머리채 잡고 데리고 온 아빠때문에 못했다며 들은 체 만 체 였습니다.
그러다 나중엔 제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저런게 지 부모 이혼시키려고 한다며 저런게 딸이냐는 소리로 날아왔습니다.
제 우울함은 바닥을 쳤고 무엇을 하든 죽고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제발 정신병원에 가서 상담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하면 그거 기록남아서 안된다. 미치려면 나가서 미쳐라 라는 말을 내뱉었고
사소한 것 하나로도 저는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로 고등학생 1학년 겨울날 처음으로 손목을 긋고 응급실에 가서 손목을 꼬매고 오자 엄마한테 뺨을 맞고 뒤지려면 나가서 뒤지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22살 봄날 또 한번 손목을 그엇으나 실패하고 병원에선 한번 더 그러면 다시는 손 못쓴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매일매일이 제 탓이고 이렇게 큰게 제 탓이래요.
엄마가 위암판정을 받아 아팠던것도 아빠가 공사장에서 위에 날라오는 콘크리트를 피하지 못하고 온 몸으로 받아들여 중환자실에 있게 되었던것도.
집안 꼴이 이렇게 된게 저랑 오빠탓이래요.
오빠는 20살이 되던 날 집을 나갔고 정신병으로 공익판정을 받고 25살에 다시 집에 들어왔습니다.
엄마는 오빠에게 또 여러가지 트집을 잡고 그래도 잘 지내나 했으나
어느 날 제가 늦게 들어온 날 엄마가 오빠한테 맞았더래요.
제 손을 붙잡고 오빠가 엄마를 어떻게 때렸고 엄마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얘기를 해주는데.
처음엔 화가났습니다. 엄마를 때린 오빠를 향해서요.
근데요. 근데요.
저는요?
저도 처음 오빠한테 맞은 날 엄마를 붙잡고 한참을 말했더래요.
근데요 엄마는 저를 무심한 눈으로 쳐다봤죠.
점점 엄마한테,아빠한테 화가났습니다.
술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엄마와 아빠한테 욕하고 때리는 패륜아가 되어갔고 처음 몇번은 죄책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정신에도 소리지르고 욕하는 제가 되었네요.
너 같은 걸 왜 낳아서, 너 같은 걸 낳고 왜 미역국 따위를 먹고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해야 하냐고 말하는 엄마말에 이젠 조소가 나옵니다.
너무너무 웃겨서 미칠거같아요.
그러게요 저 같은 걸 왜 낳아서 날 왜 낳아서 내가 원하지도 않은 삶을 살게 하고 내가 아프지 않아도 될 고통을 느끼게 만든걸까요.
돈돈돈 하는 집안꼴에 꼴보기 싫다고 나가라는 엄마말에 여태껏 내가 벌어다 준 돈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없대요. 본인들 병원비로 생활비로 다썻다고 없다네요.
너무 지겨워서 나가 살던 5개월 동안 잠깐 생긴 카드 빛 100만원.
한달 월급 200에 다음달에 바로 갚을 수 있던 돈을 빌미삼아 본인이 관리 해 주겠다며 가져간 생활명목의 내 월급.
하나도 없대요. 그냥 나가래요. 정 받고싶으면 본인이 날 키워준 돈 내놓으래요.
날 낳고 키운건 본인들 선택사항인데 왜 날더러 돈을 내놓으래냐 내가 키워달랬냐 좋다고 낳아서 키운건 당신들인데 왜 나보고 돈내놓으래냐 했더니 손부터 날아오대요.
저는 이제 곧 죽습니다.
아니 죽을거에요.
제발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을 살아간다는게 너무 힘이들어요.
내가 원하지도 않은 삶을 살며 힘들어하는게 죽는 것 보다 힘듭니다.
나도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패션디자이너도 연기자도 단상앞에 서서 가르치는 선생도 모든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도 되고 싶었는데.
무작정 안돼. 어림없어. 하고싶으면 나가서 해. 라는 말로 끝내는 저 사람들이 나는 너무 싫습니다.
왜 이야기를 하냐구요? 누구라도 듣고 나를 좀 불쌍해 해줬으면 좋겠어서요. 나조차도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아서 다른사람이라도 나를 좀 불쌍히 여겨줬으면 해서요.
지금까지도 제탓을 하고있겠죠. 너 때문이라고.
저 때문에 벌어진 삶 제가 치우고 갈게요.
평생을 원망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의 미안함도 없이 그냥 지금처럼 저를 평생 원망하고 미워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저는 평생을 당신들을 미워하고 원망한채로 끝날테니까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내가 죽게된다면 분명 당신 때문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네. 날 원망하던 당신처럼요.
나 때문에 병을 얻고 힘들어했다던 당신처럼 저도 당신때문에 죽습니다.
계속해서 원망한 채로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