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죄책감 드는 게 '팬질' 같은 건 십대 때도 안 했던 거라서 눈에 들어온 다른 그룹의 메인 보컬 친구가 있는데 당시엔 그냥 이 사람의 음악만 좋아하다 말겠지 했어 근데 더 나아가서 이 사람 자체가 좋길래 아 이런 게 아이돌 팬질인가 보다 했지 사실 내가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었는데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준 유일한 내 치료제가 그 친군 거야 그러다 보니 모든 게 좋아질 수밖에 개인적으로 이 가수의 연애든 뭐든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친구의 뜻을 존중해 주고 믿어주고 음악적 행보를 응원해 줬지 근데 내가 원래 하나에 빠지면 나의 선택을 믿고 끝까지 파 그래서 당연히 내 인생에서 '아이돌 팬질'이라는 것은 이 친구에게만 유일하게 해당되는 부분이며 이 친구가 음악을 그만 둬 나와 같은 일반인 신분으로 사느라 더 이상 브라운관에서 볼 기회가 없지 않는 이상 이 친구만 팬질할 거라 생각했지 근데 내가 이 친구에게 자꾸 소홀해지는 기분이 드는 거야 무슨 연인 사이도 아니고 나 없어도 잘 살 친구라서 깊게 들어갈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래도 좋아한 게 몇 년인데 항상 앨범 나오고 솔로 나오고 이러면 좋아서 환장하던 내가 시큰둥해지고 무튼 이상한 거야 그냥 이유 없이 어느 날부터 그러더라고 내가 '좋아해서'가 아니고 '좋아하게 된 이유'도 이 친구가 주변 지인들이나 팬 분들이 말했을 때도 정 떨어질 만한 인성을 가진 친구는 정말 절대 아니고 사생활 지저분 하고 그런 공인들과는 거리가 정말 멀어 그렇다고 같은 팬들에게서 받은 상처로 멀어지기엔 내가 너무나도 많은 해를 이 친구를 좋아하며 보냈고 (데뷔 팬이야) 이 친구를 좋아하면서 다른 그룹이 눈에 보일 일은 더더욱 없었고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친구와 멀어질 일이 없는 거야 근데 서서히 식더니 얼마 안 됐어 몇 개월 전부터 방탄이 눈에 보이는 거야 ㅠㅠ 이 전엔 그 그룹의 메인 보컬 그 친구 한 명만 좋아했다면 이번엔 일곱 명이면 일곱 명 다 좋은 거야 왜냐하면 다 각자의 음악관과 매력이 있더라고 내가 이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을 만큼 상업 가수 그것도 아이돌은 정말 그 메인 보컬 친구 말고는 아예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방탄의 존재를 쉽게 간과했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더라..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 작년까지도 방탄소년단이라는 가수의 존재를 몰랐단 말야 심지어 올해 초에 나온 봄날도 우연히 카페에서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가사도 모르고 제목은 더 모르고 오로지 멜로디만 알아서 한 달 내내 무슨 노랜지도 모르고 흥얼거리고 그게 다였어 근데 몇 달 전 갑자기 방탄에 꽂혀 가지고 난 알지도 못했던 요즘 단어, 입덕 부정기? 그거 처음 뜻 알았을 때 이런 게 있나? 내가 메인 보컬 친구 처음 알았을 때도 그랬었나 이랬는데 그거 정말 존재하더라 내가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그냥 재밌어서 귀여워서 영상 찾아보는 것 뿐이야 이러다가 어느덧 인정하고 있는 날 보게 됐어.. 진짜 메인 보컬 친구 아직도 울 애기인 그 친구한텐 미안하지만 소위 말해서 다 가진 것 처럼 보여도 그 친구는 너무나도 힘들었고 그걸 몰라줬던 그 친구 팬들도 힘들단 말야 근데 나 그 모든 걸 이 친구들을 통해서 위로 받는 거야 이런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나도 싫은데 나도 그냥 나를 모르겠어 분명 내 유일한 치료제였는데 이제는 방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