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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말도 못할만큼 미안해


가슴 아프다라고 말하기도 너무 죄송스러워.
몇 년간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왔는데 그걸 몰라주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내가 너무 미워.
팬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슬픈 건 뭘까.
유서보고 참... 내가 정말 이 세상 사람이 맞나 싶었다.
그래도 살아보려고 정신과 상담 받고 약을 먹었던데
의사가 정말 살인마더라..
뒤늦게 보이는 신호들.
방송에서 용기내어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추며 울던 3년 전.
정작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줬으면서 아무도 자신을 알아봐주지 못할 때, 그래도 공인이라며 항상 밝게 웃으며 힘든티 내지 않던 그 여린 청년..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사람이었는데, 사람들이 마음대로 지어낸 말들. 진실을 말해도 그 진실을 알려하지 않고 멋대로 생각하는 대중들.
어느 순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대.
그 청년은 억울했대.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하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분명 아무리 말해도 나에 대해 알려고하지 않아.'
점점 자신을 숨겼대.
그로부터 몇 년 뒤, 천천히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그 청년을 집어삼켰고 이 세상과 끝을 맺었네.

어느 방송에서 자기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걸 글로 쓴다고 말했었어. 그래서 매일 일기를 썼는데 오늘 하루의 일과가 아니라 오늘 느낀 감정들을 글로 썼었대.
그 말은 자기가 작사 작곡 한 노래가 자신의 감정이 담긴 노래란 건데, 자신의 상황이었던 건데..
왜 진작 알아봐주지 못했을까.
뒤늦게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그의 인생이 너무....
그냥 무슨 말이 필요하냐며 여태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나를 보내달라고. 고맙고 미안했고 사랑했다며 이 세상을 떠난 그가 너무 안쓰러워. 마지막 말이라 그런지 어느 기사 댓글들을 봐도 '수고했다'가 있더라.
안쓰럽고 불쌍하고 속상하고 슬프단 말도 지금 이 상황에서 쓸 수 없을만큼 그의 삶이 이제와 너무 고단해보이네.

며칠 전 우연히 '아는형님'에 나온 밝은 모습의 그를 봐서 인걸까, 유명한 사람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벌여서 인걸까.
이제와 그가 살아있을 때 영상을 보는데 왜 이렇게 많이 웃는지..
그는 자신의 가슴에 이길 수 없어 남겨진 흉터가 셀 수 없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남의 눈치를 보며 웃음 짓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며,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를 해줬던걸까.
세상에 부딪히며 이겨내던 과정도 결국 그에겐 흉터였겠지.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에게 치이면서도 남탓이라 돌리지 못한 착한 청년은 오로지 자신의 탓이라며 스스로 이 세상을 홀로 먼저 떠났지.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었다고.
왜 그걸 택했는지 웃긴 일이라고.
과거의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며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길을 평생 걸어가려니..
과거의 자신을 미워하는데 어찌 현재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평생을 착하고 남을 위해 살던 그가 결국 이겨내지 못했던 건 그의 영혼이 어린 영혼이었던거겠지.
아니 이렇게 말하면 또 그의 성격 탓이 되려나,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질 것 같아보이네. 이제서야.
되돌릴 수 없는 지금 와서야. 보이네.
자신은 혼자라며, 혼자가 익숙하다며, 세상에 지친 날 누가 좀 안아달라고, 눈물에 젖은 날 누가 좀 닦아달라고, 힘들어하는 날 제발 먼저 눈치채달라고, 못난 날 알아주고 제발 도와달라고 외치던 그였는데...

나는 살인마인걸까.
연예인 관심 없다가 어느 가수에 눈이 가 연예계를 조금 알아가던 난데,
내가 살인마같다.
이제와서 미안하다하면 다시 살아줄까.
이것 또한 내 마음이 편해지자는 나의 욕심이겠지.
이러면 내가 그 의사랑 뭐가 다르니..
그의 말대로 놓아줘야지.
근데 난 주구절절 할 말이 너무나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 하듯, 나도 딱 1주일만 울다가 보내줄게.
그렇다고 완전히 보내주면 또 혼자라고 생각할까봐 그러지도 못해. 그러고 싶지도 않아.
항상 웃는 모습만 보였던 사람이라 그런지 더 가슴이 찢어진다..

혼자 오피스텔을 예약하며, 혼자 연탄을 사며, 그것을 피우고 연인이란 소리를 들을만큼 친한 누나에게 마지막 문자 보냈을 그의 심정을 난 감히 상상할 수 없어..
다음생엔 연예인 김종현 말고 일반인 김종현으로 살길 바래.
마지막으로 이 말 전해주고 싶어.

수고했어. 정말 수고했어. 이만하면 정말 잘했던거야. 고생했지? 웃지는 못해도 탓하며 보내지 않을게. 누가 널 탓해. 넌 잘못한 거 없어.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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