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재수 1년 , 총 7년동안
내 친구들이 좋아하던 아이돌 한 번 안좋아했고 그렇게 작은 콘서트 하나도 안갔고
사춘기 소녀들이 그렇듯 이성에 대한 관심도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도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도
공부해야하는 시기에 정신 산만하게 뭐하는 거냐는 말 한 마디에 그대로 잘라냈고
점심, 저녁 시간에 친구들이 얘기하는 드라마, 예능, 새로 나온 노래
뭐 접해봤어야 나도 같이 말하지
가만히 아 그런것도 있어? 라고 말해주며 넘겨왔고
정말 궁금하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짧은 영상만 몇 개 보고 말았지
남들이 보기에, 특히 엄마 아빠가 보기에는 편하게 생활하고 아낌없는 지원 속에서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지?
난 늘 남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며 살았어
그렇게 살면 편하고 잘 사는 건 줄 알았거든
내 생기부를 보면 늘 장래희망에 판사 아니면 법조인이라 써있어
내 꿈이 그거니까
근데 왜 내 꿈이 법조인인줄 알아? 엄마랑 아빠가 우리딸이 법조인했으면 좋겠다고 했거든
사실 나 글쓰는 거 엄청 좋아해
슬픈 소설을 읽고 쓰면서 펑펑 우는 것도 좋아하고 멋진 등장인물을 상상하며 혼자 설레이고 행복해 하는 것도 좋아해
몇 마디 말로 글자로 누군가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수없이 생각해봤어
언제가 내가 지나가는 말처럼 말한 적도 있었다? 나 작가되고 싶다고, 어떤 장르도 좋으니까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지만 돈을 못 벌잖아 그렇다며, 그리고 글쟁이 말고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모르겠어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실패했고
내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어
친구들이 노는 것처럼 놀고 싶어도 어떻게 노는지 모르겠어
일을 시작한 후 어떻게 할지 생각하던 나는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를 예상하는 나로 바뀌었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로 가고 싶어하던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간 길이 아니면 가고 싶지 않아하는 나로 바뀌었어
엄마 아빠 말처럼 내가 너무 의존적이고 타율적인 애일지도 몰라
매사 하는 일에 진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애일지도
그냥 수고했다, 좀 아쉽긴해도 참 잘했다 이 말이 정말 듣고 싶었는데
우리도 실망했다, 슬프다, 우리 인생에서도 큰일이잖아.. 이 소리를 들으니까 입 밖으로 차마 떨어지지 않더라
잠근 방 문 뒤에 숨어서 숨죽여 울지 않고
슬프면 슬프다고 위로해달라고 토닥여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가족이든 친구든 조마조마 하지 않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아하는 일에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