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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전 남자친구의 편지

찌질한전남친 |2018.01.09 04:48
조회 774 |추천 1

잘 지내지? 나는 두달 내내 술만 퍼 마시다가 이제 좀 괜찮게 사는 것 같아. 예전부터 내가 술 엄청 좋아 했었잖아 얼마전에 크게 술병 나고 나서부터는 술도 끊었어. 술 못하는 너 덕분에 혼자 술도 마시던 나였는데, 너 덕분에 난생 처음 키워보던 강아지도 잘 크고 있어 너무. 날 닮아서 그런가 성장이 너무 빨라서 내 집에선 너무 답답해 하길래 얼마전에 마당이 있는 할머니 댁으로 보냈어. 그 강아지를 너무 귀여워 하던 너가 생각나서 인지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헤어지고 나서 형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았어 뭐 덕분에 내가 좋아 하는 술도 많이 얻어 먹었지. 니 카톡도 sns도 안보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안봐도 주변 사람들이 다 소식 전해주더라. 남자친구 잘 생겼다고 드디어 잘 어울리는 사람 만난 것 같다고. 축하해 정말로 진심으로. 오늘 어쩌다가 (사실은 잘 지내는줄 알면서 잘 지내나 궁금해서) 니 sns 들어갔는데 정말 잘 생겼더라! 나랑은 비교도 안되게 잘 어울리더라 진짜 선남선녀같아. 나 같은 사람 200일 남짓 만나준 너에게 정말 감사하더라. 이렇게 등신같은 나를 좋아해주는 여자도 있었다ㅋㅋㅋㅋ 그것도 두명이나, 그래도 나는 안되겠더라고 진짜 등신같이. 아 그리고 나 휴학하려고, 내가 매일 그랬잖아 돈 많이 벌고 싶다고. 그래서 다른 일 찾아보려고! 물론 너 때문은 아니야. 사실 지나가다 너 마주칠까 두려워서 헤어지고 학교 한번도 못나갔지만.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잘 됐지 뭐. 나 없는 학교 너 잘 다녀라. 어때 더 좋지? 이번 학기에는 제발 학교 좀 잘 나가고, 이제 3학년인데 슬슬 취업 걱정 해야지. 안지나갈 것 같던 2017년이 지나고 어쩌다 보니깐 2018년이네. 올해가 되면 담배를 끊겠다 하던 나 였는데 끊기는 무슨 늘면 더 늘었지.
가끔은 보고싶기도 하다.(솔직히 아주 많이)
아프다던 손목은 좀 괜찮아졌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하루가 왜 이렇게 짧냐고 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하루가 너무 길어. 내 주변에 있던 니 흔적들 열심히 지우는 중이야.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나를, 니가 하고 싶다던 일들 뭐든지 방해 했던 나를 만나줘서, 멋있지도 않은 나 멋있다고 항상 치켜 세워줘서 너무 고마웠어. 잘 지내는 거 아는데 더 잘 지내 내 몫까지.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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