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결혼한지 3년차가 된 30대 주부입니다
주변에 조언을 구할 곳이 없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하고 직장을 그만두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어요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직장을 다녔을때만큼은 버는 것 같네요
남편과는 아이에 대한 생각은 아직은 없고, 서로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비슷하여 큰 탈 없이 사이 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친정과 관련된 일들만 제외하면요...
저에게는 엄마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언니가 있습니다
지금은 언니가 형부와 맞벌이 부부라 엄마를 모시고 살고 있어요
엄마와는 20살 이후로는 같이 살아본 적이 없고, 언니는 결혼 전까지 같이 살았습니다
아빠는 몇년 전 지병을 앓다 돌아가셨어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사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셨어요
저에게는 좋은 엄마와 아빠이지만 서로에게는 좋은 부부가 아닌지라 이혼하셨고,
이혼은 하셨지만 그때는 저희 나이가 어려 같이 생활은 하셨어요
제가 20살이 되던 해 자기 삶을 살지 못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이제는 우리가 다 컸으니 엄마의 인생을 살아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 후로 엄마는 따로 생활을 하시게 되었어요
아빠는 아프신 몸이었지만 저와 언니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작은 문서작업과 같은 일을 하시며 생계에 보탬이 되셨고, 아빠의 노력 덕분에 저와 언니는 대학교까지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빠가 버는 수입은 생활비로 사용이 되었고, 그 외에 학비나 용돈은 저희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자금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엄마보다는 아빠와 더 잘 맞고 잘 통했습니다
회사가 끝나고 집에 올 때, 아빠는 컨디션이 괜찮으신 날은 항상 저를 버스 정류장으로 데리러 오셨어요 그리고 제가 회사일로 유독 힘이 들고 지칠 때는 퇴근길 아빠는 몸이 좋지 않아 술을 못드셨지만 저와 합께 국밥집에 가서 저에게 술을 따라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네시고는 했습니다
아빠의 술가르침 덕분인지 저는 술주정 하나 없네요ㅎㅎ
아빠가 돌아가시고 제가 결혼을 하고 엄마와 지내는 시간들이 많아지며
엄마와의 갈등이 시작된거 같아요
다 설명을 할수는 없지만 생각나는 일화들을 이야기해보자면
1. 저희 엄마는 언니가 어릴 적부터 몸이 허약했고, 자주 아파서 그런지 언니에 대한 애정이 저보다는 크게 느껴집니다
언니가 결혼할 때는 없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언니에게 돈을 조금 주며 보탬이 되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결혼할 때는 거짓말하지 않고 단 돈 1원도 엄마에게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모은 돈으로 남편과 소소하게 준비하기는 했지만 엄마에게 서운하더라구요..
2. 제가 전 직장을 그만둘때,
결혼 문제도 있었지만 직장을 다니며 몸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퇴사를 고민하게 되었고, 마침 하고 싶은 일도 있고 남편(그때는 남자친구겠죠)도 응원해줘서 용기를 가지고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퇴사를 하며 저희 엄마는 단 한 번도 '고생했다'는 말 없이 '너는 네 멋대로다, 너가 이제 그만두면 엄마는 여행 어떻게 다니냐'이런 말만 하더라구요...
전 직장은 가족들에게 여행티켓을 주는 게 복지혜택 중 하나였거든요..
그 말을 듣는데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요즘도 엄마는 '너가 그만두는 바람에 해외여행 못나간지 오래됐다, 여행가고싶다'는 말을 자주해요..
3. 결혼 전, 시댁에서 남편 차를 바꿔주셨어요
(저는 경차를 몰고 있습니다)
저는 제 차가 아니라 남편 차를 바꿔주시는거라 친정에 세세하게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대충 "어머니께서 남편 차를 바꿔주신다고 하더라. 뭘로 바꿀지는 모르겠고 지금 알아보고 있는 거 같다"라고만 이야기를 했어요
시댁에서 차를 바꿔주시고 어느 날 남편은 친구들과 서울에서 모임이 있다며 저희 집에 차를 두고 가도 되겠냐고 물어봤고(결혼 전) 저는 놓고 가라 내가 모임 끝나면 차를 끌고 데리러 가겠다고 했죠
엄마는 남편이 차를 바꾼 걸 보고 '왜 이야기도 하지 않았냐, 이제 너가 결혼한다고 엄마를 무시하는거냐, 너 참 웃긴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제가 평소에 엄마에게 살갑게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제 차도 아닌데 굳이 엄마한테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해야 하는걸까요..?
4. 얼마 전 남편과 싸운 결정적인 일이예요
언니가 이제 형부가 일하시는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엄마는 서울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하고 계셔서 같이 내려갈수 없게 되었고,
결국 언니와 저는 엄마가 지낼 집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언니와 저는 결혼을 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이제 돈을 차곡 차곡 모으고 있는 단계예요 아직 어린 저희들에게 엄마 전세집을 구해줄 수 있는 능력은 당연히 되지 않게 되었고, 결국 언니 명의로 대출을 받아 원룸이라도 구하려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는 프리랜서라 대출 이자가 높고 언니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 대출 이자가 저보다는 낮아 언니명의로 받게 되었습니다)
근데 엄마는 저희 사정을 모르는지 '차가 오래됐다, 차 바꾸고 싶다'이런 이야기만 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언니가 대출받는다고 하는데 원금은 우리가 갚을 수 있지만 이자는 무리다. 엄마도 일을 하니 이자를 엄마가 내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너는 말을 무슨 그렇게 하냐, 넌 딸 아니냐'라고 하더라구요...
글이 길어지며 횡설수설하게 느껴지네요ㅠㅠ
이것들 이외에 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지금 생각나는 큰 것들만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지금 고민인 건 엄마가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일을 하고 계시지만 일을 하며 버는 돈은 하루살이처럼 족족 쓰시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나는 용돈벌라고 일을 하는거다'라는 생각이 강하신 것 같아요 사치가 있으신 건 아닌데 짜잘하게 커피를 사거나 밥을 사거나 물건 같은 걸 사주거나 하는 거 같더라구요..
아빠가 오랫동안 아프셔서 엄마도 어린 나이에 시집와 고생한거 압니다
엄마는 이제 자기가 벌고 자기돈은 자기가 쓰니 삶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와 언니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이고, 엄마는 모은 돈이 하나도 없고, 저희는 집도 사야하고 아이도 나으면 들어갈 돈들이 앞으로 많을 텐데
엄마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는 엄마랑 돈으로 싸우다가 '엄마 이제까지 일하며 돈도 하나도 모아두지 않고 이러다가 엄마 나중에 일도 못하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할거냐고' 말했더니 '그때 죽어버리지 뭐!!'하고 화를 내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현명한 사람이 될지...
저희 엄마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