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기댈 곳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아렇게 글을 올립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와 거의 5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아니 알고 지내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절친한 여자사람친구가 있습니다. 이럼 안된다는 거 잘 알지만, 1년 전부터 그 녀석이 여사친이 아닌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여름, 그 녀석이 약 1년 가까이 교제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마음고생 심하게 할 때, 저랑 참 많은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사실 대화를 나눴다기보다 제가 그 녀석 이야길 많이 들어준 거죠.. 걔가 그때 잠깐 어떤 사정이 있어서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와의 사이도 틀어질 대로 틀어져 결국 아프게 헤어졌으니 참 안타까울 만큼 힘들어하는 모습을 저한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친구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내가 얠 지켜주고 싶다', '힘들지 않게 해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저와 그 녀석은 다른 이들의 남사친, 여사친 관계처럼 평소에 욕도 서슴없이 하고 말 못 할 사정들도 숨김없이 밝히는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렇게 그저 친구라고만 여겼던 그 아이에게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단 게 신기했고, 동시에 후회스러웠습니다. 5년 가까이 지켜온 우정을 한순간의 감정으로 망가트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해 여름 이후로, 제가 느낀 그 따뜻한 감정들을 저는 오직 찰나의 실수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 녀석이 자꾸만 여자로 느껴질 때마다 일부러 더 짓궂고 장난스럽게 굴었습니다. 내 어렴풋한 감정이, 너무 크고 벅찬 마음이 돼버렸단 걸 인정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스스로에게, 그 녀석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좋은 사람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글로써 잘 표현할 수 없지만 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머리가 복잡하고, 도저히 용기가 모이지 않는 제 자신이 너무나 밉습니다. 그 녀석의 얼굴을 보는 게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을 마주하는 게 어려워지니, 시간이 흐를 수록 제 마음을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부족한 걸 챙겨주고 싶고, 우울할 땐 즐겁게 해주고 싶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티가 났나 봅니다. 얼마 전 카페에서 그 녀석에 저한테 묻더군요. 너 요즘 좋은 일 있냐고.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했습니다. 너무 좋은 일이 생겼는데 어디 베풀 데가 없다고, 그래서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 녀석은 어떤 일인지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눈치를 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아리송해하는 표정이, 어딘가 어색하고 긴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제가 너무 예민한 탓도 있었겠죠... 이제 와 생각해보면 차라리...눈치를 채고 그 녀석이 조금이나마 생각과 감정을 추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 녀석에게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이고 나쁜 자식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제가 감히 그 녀석에게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도 괜찮을까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돼버릴까 봐 너무나 두렵고 무섭습니다. 응원 혹은 꾸중, 질타 등 전부 받아드리겠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