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 열이 너무 많이나서 어제 아침엔 병원에 다녀왔다. 독감이란다.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마침 어제는 너랑 만나기로 한 날.
거의 일주일 전이네. 너가 마냥 좋던 나의 날에 먹구름과 천둥번개를 가져왔던 그날,단순한 몇개의 카톡을 주고받았던 그날 오전,내가 많이 아픈걸 알면서 전화한통 주지 않은 두달 만난 나의 남자친구.
그래서 너무하다 전화도 안하냐 투정했더니 그 이후로 연락두절...응? 이게무슨..두달밖에 만나지 않았지만 나는 항상 조심스러웠고, 나는 대화로 너를 많이 알고싶었고, 그랬기때문에 내가 알아간 너에대한 믿음이 흔들림 없었는데, 이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그래서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까 걱정에 걱정을 더해 24시간을 보냈지...그래도 그와중에 고맙더라. 이틀은 안넘기고 전화줘서.내 마음은 어떨지 생각은 해봤을까. 얼마나 암흑같았을지. 내가 믿는 사람인데 나한테 왜그러는지, 정말 무슨일이 있는건 아닌지, 차라리 무슨일이 있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 생각까지 했어. 너가 나한테 이런짓을 한다는걸 믿을수가 없었거든. 전화와서는 미안하다 사과했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길래, 무슨일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난 널 많이 믿으니까..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넌 삼일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그 통화를 마지막으로 너에게 연락이 온건 어제지. 우리가 만나기로 한날.
난 왜 별게 다 고맙지.. 너가 어제 약속시간을 정하는 메세지를 먼저 보낸것조차 고맙더라. 내가 먼저 구질구질하게 "그래서 우리 오늘 만나기는 만나? 언제?"라고 메세지 안보내도 되어서 고맙더라.밤 늦은 시간을 정해서 내게 시간이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일주일 내내 예감하고 있었지만 확신으로 다가오더라. 아 우리 헤어지는거구나. 안그러면 하루가 다 끝나가는 시간까지 기다려가면서 나를 만나야 할 이유가 없잖아.
하루가 정말 안가더라. 장거리비행을 하는 기분.. 시계를 볼때마다 오분도 채 지나지 않은적이 스무번도 더 되었었지 어젠.
약속 시간이 다가왔고, 난 너와 만나며 행복했던 날들을 기록했던 일기를 읽어봤어. 놀라운걸 발견했는데, 일기속의 나는 가끔가다 '내가 널 너무 좋아하나? 어쩔땐 짝사랑 하는 것 같을때도 있는것 같다는 기분'이라고 말하더라고. 당시에는 널 향한 내 마음이 너무 떨리고 조바심이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적었을텐데, 어제 다시 보니 난 정말 짝사랑을 하고있었나봐. 언제부터 이렇게된거지... 처음의 너는 분명 나를 좋아했는데... 나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것마저 내가 틀린것일수도 있는걸까?
집앞 카페에 왔다는 너를 만나러 갔는데, 얼굴이 너무 안좋더라. 항상 내눈에 멋진 사람이었는데 어젠 처음으로 못나보였어. 내 마음이 안좋더라. 나보고 잘지냈냐고 묻는데 당연히 못지냈지 바보야..나는 이미 일주일동안 헤어짐을 예감하고 내 힘으론 어쩔수 없다는것에 승복하고 준비를 하고있었어. 그래서인지 심장도 떨리지 않고 손에 땀도 안나더라. 오히려 너가 불편해보이고 힘들어 보이고. 나 어제 정말 담대했어. 잘지냈냐는 인사 후에 내가 바로 물었지. "우리 헤어져?" 넌 내 눈을 피했어. 그래, 알고있었어. 연락두절된 이유, 그거나 들어보자. 널 이해해보고싶어서 물어봤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난 그때까지도 몰랐거든.
너는 너 자신이 왜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지. 나는 그대로 좋은사람인데 너의 감정이 왜 날 더 좋아할수 없는지 모르겠다는 말인것 같았어. 너가 왜 그러는지 모르는것 같대서 내가 말해줬잖아, 너가 날 좋아하지 않는거라고. 넌 그보다 한참 전에 알았겠지만, 난 전혀모르고있다가 내가 아팠던 그날 알았어. 너한테 전화한통 오지 않았던 그날. 몸보다 그 사실이 더 아팠던 그날.
그렇게 말해주니 내 눈을 못쳐다보더라.. 언제부터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았냐는 내 질문에 너는 한 이주 전이라고...했어. 이주전... 내가 정말 행복했던 때인데. 내 일기엔 너에게 사랑받는 것 같다는 글들이 가득할때인데. 넌 언제, 왜, 왜그렇게 된걸까. 내가 널 너무 어렵게 대했나. 너무 좋아한 나머지 완벽하고 싶었고, 실수하기 싫었고, 오래만나고 싶어서 조심스러웠고.. 그게 이런 결과를 가져온걸까, 지금에서 생각해보지만 그게 무슨소용이겠어. 내가 사랑받았다고 생각했던 너의 행동들은 내 착각이었던거라니. 충격적이었지만 그게 사실이니, 받아들이는 수 밖에.
쓸말도.. 생각도 더 많은데 몸이 타들어가는것같은 느낌에 지금은 더 못쓸것같아. 이 글 마저 내가 왜 썼는지도 모르겠어. 오늘 하루 울지 않으려 이것저것 하다보니 처음으로 이런 글을 쓰는곳이 있다는걸 알았고, 다른사람들 글을 읽다가 나도 생각 정리할겸 써볼까 하다 여기까지 왔다. 헤어진 다음날... 딱 오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