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 조금 넘은 부부입니다.
연애기간이 짧고 좀 급하게 결혼한 감이 있어요.
애는 아직 없구요.
남편 성격은 진중하고 냉정할땐 되게 냉정한 편인데
저 만나고 애교가 많이 늘었습니다.
자주 싸우진 않지만 한번씩 싸우면 좀 심하게 싸웁니다.
결국은 대화로 푸는 편이구요.
근데 남편이 저랑 싸울때마다 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많이 실망도 하고 맘속에 앙금같은게 쌓였나봅니다.
난 풀고나면 다 까먹고 그저 해맑기만 했는데.
연애테스트 실험영상같은걸 재미로 보던중에 한 남자분이 친구들끼리 있는 단체톡같은거 안에서도 자신의 여친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스러워한 내용을 여자분이 몰래 보고 흐뭇해하고 기뻐하는 영상이었는데 갑자기 나의 남편은 과연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하면 안되는 짓인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내심 영상속 여자분같은 행복감을 느끼고싶어서였을지도 모르죠.
두근두근 하는 가슴으로 남편 친구들 그룹톡을 열어 제 이름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가장 최근거부터 예전것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초반에는 시시콜콜한 얘기밖에 없길래 싱겁네 하고 닫으려는 찰나 두달전 저희가 심하게 싸웠을때 친구들과 상담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미움, 서운함, 이런걸 넘어서서 결혼 자체를 후회하고 혼자살때가 더 행복했다고 시간을 되돌릴수있다면 이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을거라는 내용을 봤습니다.
신혼인데도 좋은걸 모르겠다고 주변에 친한 형만 해도 결혼하고 좋아죽겠다는데 자신은 그다지 좋았던적도 없다고 합니다.
역시 연애기간이 짧은 상태로 결혼하는게 무리였다합니다.
그 당시에 집에 손님이 신세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살기엔 자신이 너무 불행하니 손님이 가고나면 이혼에 대해 이야기할거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사고가 정지되는 느낌을 처음 받아본것같아요.
그냥 너무 아팠습니다.
나에겐 그저 단순한 하나의 싸움들일뿐이었는데 부부로서 겪을 수많은 칼로 물베기 싸움들 중 하나로만 생각했는데 이 사람에겐 나와의 삶을 다시 생각해볼정도로 큰 의미의 싸움들이었구나. 나라는 사람에게 그동안 이렇게나 심하게 실망을 했구나. 쌓이고 쌓인게 많았던 모양이구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고 그동안 우리가 함께 웃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다 거짓이었나. 사랑한다했던 말들도 나 없으면 이제 못산다했던 말들도 다 말이죠..
가끔은 모르고 살면 더 좋은것들이 있다고 하잖아요.
전 그걸 알게되버린거같아서 너무 아프고 슬퍼요.
어제밤만해도 둘이 같이 저녁만들어 먹고 꿀금시간 보냈는데 괜히 이걸 보는바람에 잠한숨 못자고 우울하고 아프고 슬프고 그렇네요..
나는 남편이랑 싸웠을때 친구들한테 뭐라고 하소연했던가 생각도 해봤어요.
나도 화가 많이 나고 흥분해서 이자식 그자식 하긴 했던데 남편처럼 그렇게 진지하게 이혼을 고려하고 내가 지금 너무 불행하다고 말하진 않았어요.
하 정말 모르겠네요.
계획에도 없던 외출있다고 무작정 나와서 몇시간째 카페에 털썩 앉아있는데 하필 지금 나오는 이소라의 별 이라는 이 노래는 왜이렇게 더 처량하고 슬픈걸까요..
아무것도 모르고 날 이상하게 여기는 남편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얘기는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상처받은 내마음은 어떡하고 나한테 오랜시간 실망하고 실망해온거같은 남편 마음은 또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네요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