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속을 털어놓을만큼 가까운 친구도 없고 여태 털어놓은적도 없는 이야기라 그냥 어디에라도 써놓고 싶어서 써.별로 특별하고 재밌는 얘기도 아니고 내가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 얘기야.
요즘들어 내가 언제부터 잘못된걸까 생각하곤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릴때부터 이상한 애였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아.7살인가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유치원에 다닐때, 유치원에 있는 장식이 너무 예뻐보여서 가지고싶은 마음에 도둑질을 한 적이 있어. 정작 집에 와선 갖고 놀지도 않았으면서 말이야.초등학생때는 슈퍼에서 과자를 훔친적도 있고, 친구집에 가서 게임아이디를 만들고 싶어서 주민등록등본을 훔친적도 있어. 다행히 악용까진 안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 이상한 애였어.
부모님은 아마 모르는 일이겠지. 부모님이랑은 별로 대화가 없거든.. 내가 어릴때부터 맞벌이셨고 대부분 집안에서 혼자 지냈던 걸로 기억해. 그냥 컴퓨터만 하루종일 주구장창 했는데.. 그것때문인지 지금도 새벽 네다섯시까지 컴퓨터를 잡고 놀고있네.
부모님하면 생각나는 일이 몇가지 있어. 초등학생때 집안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했다가 퇴근한 아빠한테 혼났는데, 윗옷을 벗겨서 밖에다 세워두신거야. 근데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가 그때 나랑 마주쳤는데, 나는 너무 쪽팔려서 그냥 가라고만 했던 기억이 나. 뒤에서 아빠가 감시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거든.
엄마랑 아빠는 내가 초등학생~중학생때까진 나를 많이 때리셨던걸로 기억해. 지금은 날 때린것도 기억 못하시지만.. 훈육이 목적이긴 했는데, 회초리나 빗자루로 머리를 때리는걸 훈육이라고 할수있을진 잘 모르겠어.. 아마 내가 빗자루를 뺏어들고 반격했을때부터 그만 때리셨던것 같아.
그러고보니 또래 애들한테도 많이 맞았었어. 분명 내 기억에 어릴때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까 주변에 친구가 없더라. 기억이 희미해서 어쩌다 그렇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워낙 꾸미는걸 못하고 못생겼었으니까 자연스레 그렇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왕따를 당한다기 보단 내가 스스로 친구를 못만들었었지.. 근데 꼭 친구없는 애들 괴롭히는 애들도 있잖아? 그런애들이 우리집까지 찾아와서 밖으로 끌려나간적이 있는데, 그때 앉았다 일어났다를 엄청 시켰던걸로 기억해. 뺨도 한대 맞았고.. 이것 말고도 자잘한 괴롭힘은 많았지만, 별로 다시 생각해내기 싫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은따정도는 되었던 것 같아. 분명 친구들이랑 같이 밥먹고 그러긴 했는데, 딱 학교친구 정도? 같이 다니는 애들 정도의 선.. 서로 자세히 아는것도 없는 그정도였지. 난 이상하게 친구를 사귀기가 너무 힘들더라. 다른 애들은 장난치고 깨방정 부리고 그러던데, 나는 통 그게 안되는거야.. 웃긴걸 봐도 몇초 웃으면 다음부턴 웃기질 않아서 표정도 거의 정색이었던거 같아. 같이 놀기엔 재미없는 친구였겠지..
그 이유가 이것때문인진 모르겠는데, 최근에 정신과에 갔을때 기분부전장애라는 말을 들었어. 뭐 큰병은 아니지만.. 다른사람들보다 텐션이 아래에 있는거래. 경미한 우울? 을 계속 가지고 있는거라고 하던데.. 잘은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들으니까 내가 여태껏 살아온게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해. 나는 뭐에도 흥미를 가질수 없었고 그냥 항상 우울했거든..
대학은 갔지만 결국 중퇴했어. 내가 그나마 관심있어서 간 전공이었는데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고, 열심히 하고싶지도 할 이유도 모르겠는거야.. 앞으로 장래에 뭘하고 싶은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어. 단지 그냥 죽고싶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 다른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자기 앞가림 못하는 갑갑한 애겠지.. 실제로 스펙 쌓아놓은 것도 없고, 이제와선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는데 그냥 전부 다 절망스럽다. 처음부터 내가 잘못된 아이였고 잘못된 인생을 골라 살았었다 싶어서.. 그러고보니 생각난건데, 어릴때도 내가 커서 뭔가 할수있을거란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거 같아. 그냥 폐지나 줍고 다니면서 쓰레기처럼 살 것 같다고 생각했달까.. 근데 지금 하는짓을 보면 정말 그렇게 되겠다싶네. 내가 나아질 수 있을거란 생각이 안 든다.. 나아진다해도, 이미 인생을 너무 많이 망쳐놓은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