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게 우울증인지는 모르겠는데 1~1년하고도 반년 전부터 인간관계 다 귀찮아지고 다들 가식에 위선 떠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그냥 사람한테 맞춰주는 거 자체가 너무 지겹고 지쳤음.
그래서 페북 접었어. 내가 이런 생활을 해도 내 곁에 남는 애들이 있길래 그런 애들은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자주 연락하는 정도...
근데 그냥 내 고민 털어놓는 것 자체가 너무 꺼려지고 입 밖으로 안 나오더라. 그러다 보니까 어떤 앤 내가 자기를 못 믿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내 약점 보여주는 것 같아서 싫었어.
나 진짜 스스로도 미친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게 좀 심하게 우울해지고 나서부터는 누가 말 할 때마다 입 안이 그냥 다 까맣게 보여. 색칠한 듯 까맣게 보인다는 게 아니라 그냥 엄청 어두워보여... 이빨이랑 혀 그런 거 분간도 안 가고 막 무서워. 그래서 요즘에 누구랑 말할 때 최대한 입 안 보려고 눈 마주치거나 아님 그냥 다른데 쳐다보는데 나 이정도로 심각한 거 아무도 몰라...ㅋㅋㅋ 우울하단 말 입 밖에 내본 적도 없음.
근데 최근에 어떤 친한 애가 너무 상태가 안 좋아보여서 무슨 일이 있냐고 카톡으로 물어봤더니 자기 우울증 걸렸다는 거야.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는 막 무서웠다?? 혹시 어떻게 될까봐 싶어서 그래서 섣불리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진 못하고 매일매일 티 안 나게 위로해주고 기분 나아지게끔 해주다 보니까 그 애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얘기해주더라고. 별 일은 없는데 그냥 우울하다더라. 나도 예전에 시작이 그랬으니까 더 걱정됐어. 자해얘기까지 꺼내는데 너무 맘 아프더라.
원래 밝은 친구였는데 그러니까 또 막 어떻게 될까봐 무섭고... 그래서 막 미안하고 그랬어. 방학 내내 서로 연락하고 안부 묻고 만나서 얘기도 더 들어보고 했는데, 겨울방학 끝나고 학교 나오면서부터 걘 더 이상 연락 없더라.
요즘은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사람 안 만나서 우울했던 것 같대. 뭘 말해도 시큰둥하더라. 그래서 느낀게, 일단 괜찮아져서 다행이다 싶고. 그 다음으로 드는 감정이 아... 나는 이 친구가 너무 걱정 돼서 혼자 별 생각을 다하고 미안해하고 그랬는데 얘한테 나는 딱 여기까지구나. 당연히 뭔가 바라고 한 건 아닌데 그냥 나는 한 순간 감정 받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았어.
너희가 보면 좀 진짜 찌질해보이고 그렇겠지?
그냥 그렇다고 여기에라도 털어놔야 맘이 편할 것 같아서 올리고 가. 여기까지 읽는 것도 힘들었을텐데 읽어준 친구 있으면 올해 복 많이 받을 거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