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복학을 앞두고 있는 여대생입니다.
카테고리와는 맞지 않는 글인 것은 알지만 많은 분들의 조언과 충고, 의견을 듣고자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된 점 먼저 죄송합니다.
제목 그대로 저희 어머니가 카드값을 갚아야한다는 이유로 제게 학자금 대출을 요구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상활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덧붙입니다.
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에서 자랐으며, 여전히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친가나 외가는 나름 풍족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제 부모님께서 나름의 이유로 오래 전부터 절연한 상황이라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들로부터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4-5살 때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저희가족은 집을 버리고 도망쳤고, 외가의 도움으로 작은 월셋방을 얻어 살 수 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할 무렵 친할머니가 위독하셔서 친가가 있는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할머니께서 어느정도 회복하시자 다시 친가와는 교류는 끊겨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땐 어머니가 돈을 버셨고,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는 아버지가 돈을 버셨습니다. 집은 여러 번 바뀌었고 저희 가족에게 돈을 갚으라는, 혹은 월세 좀 내라고 독촉하는 사람도 자주 바뀌었습니다.
쌓인 카드빚을 갚지못해 부모님 모두 파산신청을 한 경험도, 전화가 끊긴 경험도 있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제가 겪어야했던 것은 급식지원을 받는 것, 학비지원을 받는 것, 미납고지서를 받는 것, 행정실에 불려가는 것 등이었습니다.
어쨌든 고등학교를 마쳤고, 대학에 갔습니다. 대학등록금은 감사하게도 아버지께서 다니는 회사에서 가불의 형태로 마련해주셨고,
그 이후로는 성적장학금을 받거나 국가장학금을 통해 등록금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소득분위가 낮게 나와서 처음 입학할 때 냈던 등록금도 거의 돌려받았던 것 같아요.
학교가 왕복 4시간의 거리라 학기 중엔 알바를 하진 않았고 방학 때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공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학기 중 주말이나 국가근로라도 해서 돈을 모아놓을걸, 후회가 되네요.
꾸미거나 놀러가는걸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학기 중에도 그렇게 큰 돈 들지는 않았어요. 방학 때 일한 돈으로 다음 학기 용돈으로 쓰고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저희 어머니가 저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당연하게 주었고, 이상하다고 여길 때부터는 카드빚을 갚아야한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줬습니다.
달라고하는 돈은 항상 제가 받는 돈의 7~80% 이상이었습니다.
아, 파산신청은 제가 초등학생 때의 일이라 제가 대학교 들어가서 어머니 명의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더군요.
작년 봄부터 어머니가 카드 여러 개로 카드빚 돌려막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조차 안될만큼 카드빚이 쌓였을 때부터는 어머니 이름으로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끔 어머니 핸드폰을 보는데 관련 문자 몇 개를 보았거든요. 약 세 개 정도의 업체에서 7~800만원의 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을 무렵에는 아버지 이름으로 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어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는 집 보증금을 올려준다, 카드빚이 조금 있다라고 설득해서 아버지 이름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 문자에 대부업체가 없는 것을 보면 아마 빚을 통해 빚을 갚은 것이겠지요.
작년 여름부터는 제가 모기업에서 인턴 활동을 했습니다. 월 120만원 씩 받았습니다. 인턴치고는 일이 많은 편이었지만 재밌었어요.
첫 달은 제 입사일과 월급날짜가 맞지 않아 2달 분 월급을 미리 주셨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180만원을 달라고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50~80만원 씩, 마지막 두 달은 100만원씩을 달라고 했습니다.
싫다고는 하지만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말에, 나도 더이상 말싸움하기에는 싫어서, 어차피 돈 벌려서 시작한 인턴 활동도 아니니까,
그렇게 돈을 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월급날이 제일 싫었어요.
아빠 월급 타면 줄게, 곗돈 타면 갚을게. 제가 반 년동안 돌려받은 돈은 3만원이 전부에요.
웃긴건 아버지에게는 비밀로 했다는겁니다. 예전에도 그랬어요.
뭐 이번에는 아버지가 어느 정도 눈치채신 것 같지만요.
인턴 과정은 끝이 났고, 이번 달 말, 돌아오는 카드대금 결제일.
어머니는 이번에도 대출을 택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떻게 설득시켰는지, 이번에는 무슨 말로 속인건지 모르겠지만 알고싶지도 않아요.
그런데 대출 승인이 안났나봐요.
오늘 약속이 있어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네 재학증명서는 어떻게 떼냐고 물어봤습니다. 느낌이 이상해서 그건 왜냐고 묻자 학자금대출이라네요.
장학 혜택을 받아 등록금 낼 일도 없는데 학자금 대출이라면, 정상적인 업체는 아니겠죠.
사실 얼마 전에 어머니가 제 서명을 사진으로 보내달라는 말에 섬뜩해서 그 이후로 제 금융상태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어요. 혹시 제 이름으로 몰래 대출이나 카드를 만들까봐.
서명은 보험가입 용도였습니다.
저는 절대로 안된다고 했고 돌아오는 말은 나쁜 년.
오래 전부터 지쳤지만, 그래서 싫은 소리 몇 번하고 돌려받을 기대는 하지 않은 채 번 돈을 주었지만, 이제는 더이상의 기대는 다신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치고 실망하고 화가 나요.
어머니가 제 이름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무섭고, 이제 얘 졸업 6개월 남았다는 말이 소름끼쳐요.
아버지가 철강 쪽 생산직이라 몸이 힘든 직업입니다. 연세도 꽤 있으시구요.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 때 이후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얘 졸업 6개월 남았다는 말이, 요즘 취업 힘드니까 높은 곳 바라보지 말고 적당한데 있으면 적당한데 취업하라는 말이, 6개월 뒤면 이제 우리집의 가장은 너라는 말로 들려요.
6개월 뒤면 네가 카드빚을 꼬박꼬박 갚을 수 있겠구나, 우리는 아무 걱정 없이. 그런 말로 해석되요.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요. 보고 배운게 부모님께서 그들의 부모형제들과 연끊는 것이라, 나도 그럴까. 그럼 가족없이 외롭게는 살겠지만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어머니를 대상으로 피성년후견인 신청을 할 수 있을까?
제가 오롯이 피해자인 것처럼 적어놨지만 저도 사실 진실을 침묵하고 방관한 공범이죠. 어머니가 대부업체 대출을 받은 것을 알았을 때, 신용카드 갯수를 늘리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매달 아버지 월급 이상의 돈을 갚아야하는 것을 알았을 때.
아버지에게 알렸더라면 적어도 지금까지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텐데 집안이 시끄러워지는게 싫어서, 나쁜 사람이 되는게 싫어서, 나쁜 년 소리 듣는게 싫어서 눈을 감고 입을 막았습니다.
우습게도 이제 제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려고 하는 것이 보이니 나서서 행동하려고 하네요.
이기적이고 나쁘다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제 해결해야죠.
바로 잡아야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언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