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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연구실의 풍경

10평이 조금 넘는 방에 책상이 4열로 다닥다닥

붙어있고 12명정도의 구성원이 저마다 컴퓨터와

노트북을 가져와 각자 자리에 앉아 실험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논문을 쓴다. 논문이라도 같은 논문이

아니다. 유명한 과학잡지에 실리기 위해선 연구의

참신성과 연구의 방법의 수준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12명 중에 제일 유명한 과학잡지에

논문을 낸 구성원은 특히 주목을 받는다. 그가

나중에 그 분야에 저명한 교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에 저명한 교수는 해외

과학잡지의 심사위원으로 발탁되어 해당분야로

투고된 논문들을 발간할지 말지를 독점적으로

결정하며,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른 연구자들과

협업을 할 가능성도 높으므로 미래에도 연구를

계속하려면 이 사람과 잘 알아두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구성원이 유명한 저널에

논문을 투고했단 소식을 듣자마자, 다른

구성원들은 그 구성원에게 득달같이 달려가

축하의 말을 전하며 논문투고를 축하하는

회식까지 주최한다. 이때 축하의 반응이

미적지근하거나 회식에 불참하는 구성원은

회식의 주인공이 되는 구성원보다도 다른

구성원들의 견제를 받으며 후에 연구실의

실세라고 불리는 누군가에게 폭언까지 듣는다.

연구실의 실세는 평소 다른 구성원에게

반강제적으로 자기가 산 먹을거리를 먹이며

그것을 빌미로 누군가 유명한 저널을 냈을 때에

생색을 내며, 다른 구성원들에게 마음대로 폭언을

하고 자존감을 깎아버릴 수도 있다. 그래도

때리는 사람은 피눈물 난단다. 자신이 폭언을 한

사람한테는 다시 먹을거리로 보상한다.

어떤 이는 연구 성과도 별로고, 친구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이 스스로를 '패배자'라 하며 낙담하는지

전혀 이해못하지만, 한번 당해본 사람은 그런

관습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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