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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통보한 내가 비참한 이유

이별 |2018.04.01 14:58
조회 2,226 |추천 5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한 내가 왜이렇게 비참한지...

난 딱 이정도로 사랑받았나보다.

하기싫은 건 하지 않았던 사람.
고집도 쎘던 사람.

정말 내가 없어 힘들었다면,
내 기분이 어떻든 찾아와 매달리지 않았을까.
정말 절박하다면 그 어떤 수고스럼도, 창피함도, 성격도 다버리지 않았을까.

난 딱 술 몇 잔에 정리할 그 정도의 옛 연인.

맞지 않은 옛 연인을 잊기 위해,
좀 더 잘 해주지않았다는 일말의 죄책감을 합리화하기위해 정처없이 걷기도하고 추억을 꼽씹기도 했단다.

그건 단지 자신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잖아.

너의 편지가 정말 이기적인 걸 알았다면, 넌 그 편지를 쓰기 전에 나에게 와 매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많이 흘렸던 눈물은 친구들의 위로 속이 아니라 내 앞이었어야했다.

난 딱 그정도로 사랑받은 것이다.

비참하다.

난 너를 사랑하지않아서 이별을 선택한 것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단 걸,
너밖에 없는 나에게 느끼는 의무감에
이어지는 만남을 알아서.
그걸 알지만 애써 아니라고.. 그냥 네가 싫어졌다고 변명했다.

비참하다.

그것도 난 너에게 이별을 통보한지 2주만에 깨달았다.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이별을 준비한 내가.

친구는 네가 괴로워한다고 전했다.
나를 못 잊어서 괴롭겠지.
그 의무감에 괴롭겠지.

하지만 넌 나를 사랑하진 않는다.
나와 사랑하고 싶었다면,
내가 가지 않았던 공원을 우연히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걷질 않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했을 거라며 추억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와 사랑하고 싶었다면,
내 손을 붙들고 그 공원에 갔을 것이다.
내가 좋다고 말했을 것이다.

아니,
이별을 통보받고, 붙잡지도 못하는 여린 사람일 수도 있다.
상처받고 그 누구에게라도 위로받아야 하는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너와 난 성격도, 타이밍도 맞지 않는,
그런 흔한 사람일뿐이다.

난 이별 중이다.
그래서 앞 뒤 맞지않는 글로,
앞 뒤 맞지 않는 온갖 감정들을 풀어낸다.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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