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게 좋을까요?
저는 지금 남미에 살고 있어요.
나라는 교민사회가 너무 좁다보니 말하는게 좀 그렇네요.
남편이랑은 한국에서 만나 남편 친척분이 남미에서 사업을 하고 계셨고, 같이 배워보자는 남편
말에 덜컥 이민을 결정했네요.
첫째아이가 5살이기도 했고, 미국학교 보내면 스페인어, 영어는 기본으로 할 수 있겠다 싶어 이
런저런 욕심에 이민 길에 올랐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했던 것 보다는 아니지만 적응하는데 너무 힘도 들고 지쳤어요.
언어도 그렇고 생활방식도 그렇고...그때마침 여기가 또 모기질병이 한참 유행했던 시기라 뎅기
열까지 걸렸었네요.
그 덕분에 둘째는 좀 건강해지면, 면역력이 돌아오면.. 2년 후쯤 갖자고 계획했었어요.
잘 적응 하던 차에 둘째가 생겼고, 모기는 많이 물렸는데 혹시 그 모기가 지카는 아닐까 전전긍
긍 했었네요. 제발 건강한 아이만 낳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첫째 낳을때랑 다르게 둘째를 낳으니 머리가 너무 많이 빠졌어요... 앞머리가 훤하게
그리고 여기 음식이 짜고 달고 하다 보니 살은 이십키로가 넘게 쪘네요ㅠㅠ 거기다 산후 우울증
이 온 것 같아요..
무기력해지고 뭔가 여자로서 매력도 없어진 것 같구요..
첫째 낳고 일 년 후쯤엔 머리카락이 다시 나왔거든요..그때 저는 제가 잔디 인형인줄 알았어요 :)
둘째도 당연히 일 년이 지나면 다시 날줄 알았어요 근데, 안나요.. 애들이 나올 생각은 없고 저는
점점 우울만해져갔네요. 극심한 엠자탈모.. 살도 살이지만 머리가 더 스트레스 더라구요..
마침 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엘 가야했어요. 이때도 고민 참 많이 했네요 내몸은
뚱뚱이만보고, 머리는 없는데 하 한국가서 잔소리 들을 텐데 가기 싫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나도 지친다. 여기서는 살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는 않아요.
다들 제몸이랑 비슷하닌까 이때 남편한테 참 고마웠네요 당신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거 아닌까
집에가서 어머님밥도 먹고 지금 한창 꽃도 예쁘게 필 때닌까 다녀오자고요
한국 와서 깜짝 놀랐네요 꽃은 있는데 너무 추워요.. 제가 있는 곳은 가을이라고는 하는데 33도
거든요...
몸이 이미 그곳 더위에 적응 한건지 봄인데도 어찌나 춥던지..
그래도 한국오닌까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어요.
다들 아이템처럼 아이들 하나씩 달고요 저는 둘이나 주렁주렁 달고 가방 까지 챙겨서 나갔네요.
근 데 친구들은 애기낳고도 너무 이쁜거예요 날씬하고.. 질투나고 화장실가서 손 씻는데 우울하
더라구요 친구들은 이제 돌지난 딸을 보고 이쁘다며 이것저것 챙겨주는데도 저는 기분이 좋지가
않았어요 참 못났죠
그러다가 그 다음날 엄마랑 언니가 애 봐준다고 해서 가져갈 것들 쇼핑하러 노랑간판의 큰마트
에 갔어요.
건어물도 좀 사고 이것저것 온 김에 다 사갈 생각으로요.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 왠만한건 다있는데 비싸요.. 건어물도 한인마트가야 있구요..
그러다가 화려한 간판이 있더라구요 탈모전문ㅋㅋ 장도 다보고 그냥 들어갔어요 간판이 화려해
서..
이것저것 상담하고 치료받으면 괜찮아 진다. 사장님도 애기 낳고 많이 빠졌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둘이 울었네요..
사장님도 첫째애 낳고 많이 힘드셨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결국 뭐 하나 사지도 않고 나왔어요 두피 사진만 찍어보고 진상이죠
울다가 너무 창피해서 내일..올게요 쿠웁쿠웁 코만 훌쩍였네요 창피하게...
그리고 그 다음날 또 가서 결국엔 샴푸며 이것저것 사왔어요 효과는 사장님이 보장하신다는데
효과보다는 그냥 실컷 울고 내말에 공감해주시는 분이 계시고 남미에서는 항상 esta bien, todo
bien, muy bien만 외쳤거든요 괜찮아 나는 괜찮아 여기 인사가 어제 만났어도 잘지냈니?닌까
입에 응 난 잘지냈어. 못지냈어도 잘지냈어 나는 좋아 아주좋아가 입에 붙었어요.
그래서 한꺼번에 터진 것 같아요.
엄마들 애기 낳고 이렇게 우울함이 무기력증이 위험한 겁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고향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어요.
목포 엄마들 카페에도 올렸거든요 우울하고 머리빠지는데 피부과가서 상담이나 받아볼려고.. 제
글을 읽고 애기 낳고 힘드시죠? 타국에서 고생하시는데 애 낳고 더 그렇더라구요 라고 쪽지 보
내주시고 머리에 비만에 좋은 것들 쪽지로 알려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목포 노란간판의 대형마트 사거리에 있는 뷰*&수 사장님도 너무 감사해요.
그냥 나랑 말이 통하는 사람과 따뜻한 한마디 나누는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제가 사는 곳은 말도 통하지 않고 한인들이 있다고해도 아직 거리가 좀 있어요 마음 터놓을 사
람이 없었네요 한인사회가 또 워낙 좁다보니 이런 말할 친구는 남편하나 였어요..
여기와서 친구들 한테도 털어놓지 못했어요.. 이런저런 고민들.. 그런데도 다 들어주시고 공감
해주셔서 감사해요. 처음 간 날은 화장 다 지워지게 울어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
다.. 샴푸랑 이것 저것 산것들도 효과가 있긴 한 것 같아요 일주일 썼는데 잔머리가 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 한국 가서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신 분 들게 모두 감사말씀전합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다시 꽃이 피고 날 좋을 때 다시 돌아 올게요 :)
주저리 주저리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