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차이는 연애만 할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까 내가 차는 입장이 되는 일도 생기더라
차이는 입장일땐 왜 상대방이 그렇게 갑자기 차갑게 식는건지 이해가 안 됐어
그래서 반대입장이 되고나서 깨달은 걸 몇개 알려줄게...
난 내가 차이는 연애만 할 때 이게 정말 궁금했어. 근데 명쾌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반대입장을 겪고 나서야 알게 된거야...
난 연애를 여섯번 했는데 처음 네번은 차였고 마지막 두번은 차는 연애를 했어
그러니까 이 두번에 대해서 얘길 해야겠지... 이 두번은 내용이 달라차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내가 두번이니까 두개만 알지만, 더 있을지도)
1. '이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찼던 경우
2.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찼던 경우
이렇게 두 가지가 있어...1번의 경우는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상대방이 날 좋아하지 않으면 놔줘야 한단 생각이 들더라구.
이렇게 말하면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 문자 죄다 씹히고, 통화는 절대 안되고 거의 한달에 한번 볼까말까한 수준까지 상황이 악화됐는데 걔가 헤어지잔 말을 먼저 안 꺼내더라.
'대체 언제 만나는거야?' 이렇게 물어보면 걔는 이것저것 핑계 대면서 회피만 하려고 했어.
차는 입장이 되기 싫어서,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상대방이 자신을 차도록 유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얘가 이런 경우였지...
'너가 더 이상 날 만나기 싫어하는 것 같다... 그럼 여기서 그만둘래?' 이렇게 물어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OK 하더라구.
미쳐버릴 거 같더라... 그 전에 내가 차였던 연애랑 똑같이 힘들었어
이 경우는 내가 먼저 말했는데 일주일도 안되서 다시 붙잡았어.
그러니까 하는 말이 '너가 헤어지자 말 안 꺼냈어도 내가 말 꺼낼 생각이었다' 이러더라.
공은 찬 사람이 주워와야 한다는데 자신을 차주길 바라는 공이 있고 주워주길 바라지 않는 공도 있더라. 얘는 이런 경우였어.
그러니까 말이 내가 찼다는 거고 이 1번은 사실 차인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
2번의 경우가 보편적인 케이스일거야... 내가 상대방을 안 좋아해서 찬 연애.
권태기가 온 경우, 질려서 찬 경우.
이거는 쓴 소리 들어도 할 말이 없는데 걍 솔직하게 다 적을게... 1번 케이스에 비해서 엄청 길게 적을거야...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니까...
인터넷이든 어디든 이 2번 케이스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찬 사람들은 이런 연애가 자기연애사의 치부 같은거라 싫은소리 들을까봐 안 한다는걸 알았어. 나도 넷상이 아니면 오프라인에선 안하는 얘기야.
그리고 얘기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기합리화를 할 수도 있고, 내가 한때는 좋아했던 상대방을 흉볼 수도 있을까봐 아예 이 연애는 언급자체를 안하고 묻어버리고 싶은 심리가 있어... 그래서 최대한 조심히 적을게
너네들 차이고 나면 여러가지 생각할텐데 '얘는 내가 이렇게 힘든걸 알기나 할까', '얘는 나한테 어느 정도로 기억에 남는 사람일까', '내가 SNS 염탐하는 것처럼 얘도 날 보고 있을까', '처음엔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면서 왜 식은거야'
이런 거 궁금해할거야... 나도 그전에 차이는 연애를 했을땐 수도 없이 생각했으니까 당연히 얼마나 힘든지 알아.
결론부터 말하면 차는 입장에서 차인만큼 힘들지는 않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만큼 힘들다거나 그런거는 전혀 없고 평온하기 그지없어... 근데 내가 찼던 상대방한테 연락이 오면 이 평온한 일상에 금이 갈것 같다고 느껴...
걔가 SNS에 뭘 적든 말든 내가 일부러 찾아보기는 싫고 신경자체를 쓰고 싶지 않아.
나쁘지만 느끼는 그대로 말해주는거야...
그렇지만 난 그전에 네번이나 차였었고 1번까지 차인걸로 치면 다섯번이기 때문에, 차인 입장이 얼마나 괴로울지 알았어. 그래서 걔를 생각하는게 불편하고 싫었지만 억지로라도 생각했고 연락도 될 수 있으면 받았어. SNS도 될수 있으면 보려고 했어. 차단도 안했고.
근데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니까 연락을 안해줬으면' 하는 심리가 있어... 차인 입장에서는 '왜 내가 힘든 걸 몰라주는거야' 하고 알아달라고 연락을 하는건데, 차는 입장에선 그거 절대 모르진 않아. 오히려 충분히 알고 있는데 계속 힘들단 얘기를 하니까 싫다는거지...
걔는 '왜 내가 힘든걸 모르는거야!' 하는데, 나는 '너가 힘든건 알겠는데 이제 그만 헤어지자' 이렇게 말하게 되더라구... 그럼 걔는 '내가 힘든걸 알면 나랑 같이 의논을 해야 되는거 아냐?' 하고 되묻지. 뭐라 대답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연애는 둘이 하는거니까 같이 의논해서 같이 끝내야 되는 건 맞는 말 같아. 그래서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 이렇게 말하고 다시 얘기해보기로 해.
그리고 그 다음까지 계속 생각을 해보지만 답이 안나와.
걔는 '왜 내가 힘든걸 모르는거야!' 하고 다시 물어봐. 그럼 이번엔 '......'하고 대답을 할 수가 없어. 첫번째처럼 '너가 힘든건 아는데 헤어지자' 라고 대답하면 화내고 싸울게 불보듯 뻔하거든... 근데 대답할 게 '헤어지자'라는 말 밖에 없으니까 말 자체를 할 수가 없지.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일단은 빨리 뜨고 싶어. 또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 이렇게 말하게 되지...
그리고 세번째부터는 만남을 피하게 돼... 만나면 걔가 또 '왜 내가 힘든걸 모르는거야!' 하고 똑같은 걸 말할거란 걸 알거든. 걔가 만족할 답을 준비하지 못하면 만날 수가 없다고 생각하지. 그럼 이때부터는 '나 혼자 생각할 시간을 줘' 라고 말하게 돼. 내가 왜 헤어지고 싶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될 것 같아. '둘 다 납득하면서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봐야될 것 같아... 걔는 '아니야! 만나서 생각해! 제발 너 혼자 생각하지마! 왜 내가 힘든걸 몰라!' 이렇게 말을 해... 이때부터는 지치는걸 느껴.
여기까지 와서 깨달은건, 예전에 나를 찬 사람들의 행보를 내가 그대로 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더라구...
나를 찼던 사람들은 왜 그렇게 침묵했을까? 내가 그렇게 대답을 요구하고 물어봤을때 왜 아무런 대답을 안했을까? 내가 그 입장이 되고 나서야 알게된거야. 똑같은 대답을 계속 할 수가 없어서.
'헤어지자'라는 대답 밖에 없는데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이랑 감정적이 되서 목소리를 높이게 돼. 그래서 대답을 못했던거야. 타협안으로 '둘 다 납득하면서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이란 걸 생각해내서 대답한다?
나를 찼던 사람들도 이런걸 고민했던건가? 말이 안되는 얘기지 솔직히...
왜 식었는지, 왜 헤어지자는 대답밖에 할 수 없는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했어... 그래... 소위 동굴에 들어간다고 하지.
누가 '잘해주면 질려한다'는 그런 말을 하더라...
이건 내가 그전 연애에 차였을 당시에도 수만번은 생각하던 거였어.
그렇게 잘해줬는데 왜 나한테 질린거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상대방한테 원망을 했어. 이제 내가 그 반대의 상황에서 원망을 받는 상황이 된거야.
이건 엄청나게 단순한 예시인데...
둘이서 여름에 길을 걷고 있다고 치자.. 날씨가 더워.
근데 얘가 '더운데 아이스크림 먹을래?' 이렇게 말을 해. 난 근데 괜히 아이스크림 녹아서 손에 묻고 그러면 귀찮아질것 같아서 '아냐 괜찮아' 하지... 근데 내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얘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두 손에 들고 있어... 그리고 웃으면서 나한테 건내. 그리고 걘 이렇게 말 해.
'내가 아이스크림 사줬으니까 이제 안 덥지?^^'
여기서 어떤 위화감 같은 게 느껴지니?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거고 못 느끼는 사람도 있을거야. 못 느끼는 사람은 이상한게 아니고 그냥 나랑 성격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위에 예시가 헤어질만큼 엄청난 잘못인가? 그렇지는 않아.
'난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굳이 내가 부탁 안 한건데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없다' 이렇게 말을 해줬어.
근데 이게 말야... 이렇게 말을 해도 연애할 때 저런 상황이 수도 없이 되풀이 되더라구. 아이스크림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연애할 때 거의 모든 상황에서 말야...
내가 굳이 원하지 않는데도 나한테 뭔가 해주는 상황. 그리고 내가 무슨 반응을 할지 기대를 하면서 눈을 초롱거리는거야... 난 걔한테 실망감을 주게 될까봐 억지로 웃어야하지. 그게 엄청나게 큰 부담이었어.
근데 이거에 대해선 내가 '고쳐!'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 문제가 아니야. 왜냐면 날 좋아해서 한 행동은 맞으니까 그 마음자체는 분명히 고마운거니까.
걔가 아이스크림 먹을래? 하고 물어보고 내가 괜찮다고 했을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으면 오히려 좋았을 거야. 근데 내가 걔의 행동을 잘못했다고 판단하고 일일이 교정하려고 들면 어떻게 되지... 실컷 받아먹고는 '다음엔 그러지마라' 이렇게 훈계를 하는게 연인 사이에서 맞는 행동인가... 내 생각을 강요하는건 이기적인거 아닌가?
실제로 훈계를 한 적도 있어... '너가 아이스크림을 사준건 고맙지만 괜히 손에 들고 다니고 묻을거 같고...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 다음엔 굳이 사줄 필요는 없어' 하고 말을 해.
그럼 얘는 이렇게 대답 해.
'그럼 손에 안 묻도록 배라 같은데 가서 먹었어야 했네! 미안해 담엔 배라가서 먹자!' ...난 그게 너무 부담스러웠던 거야.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걔한테 식은 이유라면 이게 틀림없어...
저런 상황, 저런 행동들이 무한정 반복되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선 부담스러워서.
필요하지 않은것, 부탁하지 않은 걸 너무 많이 주려고 해서. 나는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는데.
근데 종국에 와서는 내가 헤어지자고 말했더니, 아이러니하게도 걔는 '난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라고 말을 해. 같은 말이라도 내가 생각하는 의미와 걔가 생각하는 의미가 다른거야...부담스러워도 내가 조금만 더 참으면 상관 없을거라 생각해본 적도 있지...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 이 부담감이란게 반복되면 정말 겉잡을 수 없이 커져.
헤어질 때쯤엔 휴대폰에 걔 발신번호가 뜨는걸 보는 순간 온몸에 부담감이 올라올 정도로 커졌어.
그럼 내가 최후에 다시 훈계를 해야될까... 그렇게 하지마라. 내가 원치 않는건 안해줘도 된다.
그렇게 명령하면 그 전의 일들이 전부 없었던게 되고 관계가 회복이 되는건가... 그건 이기적인 행동이잖아. 부탁하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사줘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근데 나는 그런 행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걔가 잘못한건 아니야. 나랑 맞지 않는 것뿐이야.
내가 명령 같은걸 해서 걔를 바꾸기엔 너무 멀리 왔고 너무 많이 반복했다는걸 알게 돼.
역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재회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생각이 굳어버려. 난 위에 적은 걸 마지막에 걔한테 전부 말해줬어...
그리고 너가 잘못한건 없다... 그냥 우리가 맞지 않는거다, 이걸 억지로 맞추려는건 내 이기심이라고 생각하고... 맞춰 가기엔 내가 이젠 너무 지쳤고 내가 널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을 했어.
그러니까 걔가 이렇게 대답하더라. '넌 왜 내가 힘든걸 모르는거야! 왜 너 혼자 생각하는거야! 맞춰가자!'
그 말을 들으니까 걔랑 과거연애의 내 모습이 겹쳐보였어...
나를 찬 사람들한테 내가 억울함을 호소하던거랑 똑같이.
그리고 그 반대의 상황이 된 나도 날 찼던 사람들이랑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차게 되더라...나는 그 사람들이랑 다르게 행동하고 싶었어.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좋게 헤어지고 싶었어. 근데 그런 방법은 없더라.
여기까지가 내 글인데, 내 입장만 줄줄이 늘어놓고 마치 상대방만 잘못했다는 듯이 쓴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가 있어서 조심스럽네...
계속 말했지만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냥 나랑 맞지 않았던거라고 생각해. 내가 걔의 행동이 부담스러워도 더 참았으면 됐을런지도 모르지... 다만 그렇게 하기에는 부담감이 너무나도 한계치였어. 지금도 재회할 생각은 전혀 들지가 않아.
여러분 상황이랑 내 상황은 당연히 다를 수도 있으니까 이 글은 참고만 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