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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결심이 확신으로 바뀐 찰나

ㅇㅇ |2018.04.18 23:48
조회 198,909 |추천 904


남자친구랑은 5년 차에 접어듭니다
서로 머리 끝까지 화났을 때의 모습도 보고
악에 받칠 정도로 싸워도 보고
가슴에 비수 꽂는 말도 해보고
오빠도 저도 서로 때문에 가슴치며 통곡도 해봤고
헤어지자 선언하기도 여러 번...
좋을 때 한없이 좋은데 아직도 왜 우리는 맞춰가야 할 게 많은건지
조금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어요
그치만 이제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네요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해온 정이 참 대단한 건가봐요

결혼 얘기도 나오고 부모님들도 식사 자리에서 뵀는데
모든 흐름이 자연스러웠어요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 해야지 생각했는데
이 결심과 계획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 있었습니다

작년 늦겨울? 올해 초?쯤 같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오빠가 잠결에 제 팔뚝에 손을 쓱 올리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후다닥 내려가더니 히터를 바로 켜서
제 쪽으로 대 주는거에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줄 알았어요)
갑자기 쏜살같이 달려나가서 무슨 일인가..
갑자기 누가 들어왔나, 화장실이 급한가, 뭘 두고 온 게 생각났나 싶었는데
제 얼음장 같았던 팔 하나 때문에 그런거였어요
왜 이렇게 몸이 차냐고 꼭 안아줬는데 너무 따뜻했어요
그 기분이 참 오래가더라구요...
평소에 잠도 많고 몸 일으키는 거 힘들어하는 사람이란 걸
생각하니까 그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이 순간을 계기로 해서 결혼 계획은 확신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습니다
제가 놀란 건 이 마음이 일어난 게 찰나의 순간에 의한거고
사소한 행동 하나 때문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말인데
결혼하신 분들의 이런 결심이 섰던 얘기 듣고 싶네요
따뜻하고 알콩달콩한 얘기, 사소한 사건...궁금합니다
추천수904
반대수39
베플ㅇㅅㅇ|2018.04.19 03:00
둘 다 잘 싸우는편이 아니라서 찰나의 순간보다는 매일매일이 차곡차곡 쌓인것 같음. 항상 내가 우선이고 나를 볼때 꿀떨어지고 내가 쌩얼이든 얼굴이 부엇든 항상 진심으로 예쁘다 해줌. 최근에 친정에서 고기구워먹는데 내가 가스렌지앞에서 굽는 중이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식탁에서 기다리는 중이었음. 고기굽다 기름튀여서 앗! 했는데 우리 가족들 아무도 관심없는데 남편만 바로 조심해! 괜찮아? 해줌 ㅋㅋㅋ 피붙이들보다 내 생각 더해주는 사람이 남편같음
베플ㅇㅇ|2018.04.19 17:01
댓글들 읽어보니 뭔가.. 여자들은 사소한 것에도 감동받아 인생을 거네.
베플너무하네|2018.04.19 11:44
20살에 엄마 돌아가시고나서도 엄마생신엔 미역국끓이고 간단히 생신상?차림.. 남친(지금 남편)한테 그 얘기한 적 있었는데, 이것저것 물어보기에(제기를 쓰는거냐 등등) 그냥 특별할 것 없다. 우리 쓰는 그릇에 미역국 끓이고 메인반찬?하나 하고, 미니케이크 자른다~ 뭐 그런식으로 얘기했었음. 남친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계시니까 궁금해하나 싶었음. 그러다가 엄마 생신 전날 만났는데.. 가방에서 뭔가를 꺼냄~ 좋은 그릇에 밥차려드리라며 백화점가서 그릇세트 사와서 준거였음.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고맙고 눈물남~ 그 후 결혼준비하며 어머님 돌아가셨는데 우리 엄마 생신날보다 더 신경써서 생신상?차려드림. 아주버님 2년만 챙기고 서로 그만하자하셨는데, 난 계속할 예정임.
베플ㅇㅇ|2018.04.19 12:52
나 자취할때 이불빨래하는데 과일 얼룩이 안지워졌는데 얼룩제거세제 사와서 문지르는거 보고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함. 세제 문지르는데 무릎을 모으고 쭈구리고 앉아서해서 그 모습이 다소곳해보였음. 실제로 사람이 다소곳함... ㅋㅋ 좋음
베플ㅇㅇ|2018.04.19 05:07
결혼전 시어머니께 처음 인사드리던 날 식당에서 밥먹고 나오는데 남편이 어머니 신발을 신발장에서 꺼내서 신기좋게 앞에 놓고 내 신발도 꺼내줌..나한테 자상한건 알았는데 어머니께도 잘하는 모습보고 결혼 결심했음. 어머닐 존경하고 효심이 깊어서 그런지 집안일 힘든거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하고 임신출산 귀하게 생각하고 육아도 엄청 잘 하려고 노력함.. 나는 콩깍지 씌였을때 나에게 하는 행동 말고 평소에 혹은 화났을때 남에게 혹은 가족에게 하는 모습을 잘 지켜봤음. 언젠가 그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남편은 아무리 화가나도 상스러운말을 함부로 뱉지않았고 가족에겐 상냥했음. 그 모습을 결혼 십년차인 지금도 보여주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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