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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에 집착하는 본부장, 짜증나요

생수머신 |2018.05.03 17:36
조회 154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 
이직하신지 얼마 안된 본부장님이 계세요.

처음엔 사무실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며
모든 직원 눈 맞추며 얘기도 도란도란 하시고
이름 기억해주려고 하시고 
굉장히 다정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겪을 수록 이상한 놈팽인거 같아요.

제 상황을 설명하자면
제 업무가 주중에 2일 정도는 한가해서 
다른 부서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귀찮아도 기꺼이 도와드리고 있어요.
한가한 거 뻔히 아는데
바쁘다고 핑계댈 것도 없으니까요.

그 중 하나가
새로오신 본부장님을 좀 챙겨달라는 겁니다.

다 큰 어른 뭘 챙겨야하나 싶었지만
이 회사에 잘 적응하시도록
불편한 부분을 챙기라는거니
이해하고 처음엔 저도 싹싹하게 하려고 했어요.

근데 그 이후로 심심하면 제 자리에 와서 의미없는 농담 따먹기를 하는데
자기 아들 사진을 보여주며 어떤지 묻더라구요.
그래서
‘본부장님 똑 닮으셨네요' 라고 하니
잘생기지 않았냐고 하시길래
'아 정말 닮았어요~' 라고 대답했어요.

정말 닮았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았거든요.
같이 등산을 한건지 산을 정복한 포즈로 
반바지에 운동화에 긴 양말을 신고
허리춤에 손을 얹어 찍었길래
별 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거든요.
근데 자꾸 물어봐서 짜증났어요.

그 뒤로는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이 있냐고
자기 자리로 오라길래 이 악물고 갔습니다.
그래도 어른이니 듣다보면
좋은 말 한 구절이라도 나오겠지... 하면서요

근데 본인 결혼 생활에 대해서 말하며
'부부사이란건 별 거 없어요.
보면 지겹고, 안보면 보고싶고~
왜 밥도 똑같은것만 먹으면 질리잖아요?
맨날 된장찌개만 먹다가
가끔 김치찌개 먹으면얼마나 맛있어요?
그래서 또 김치찌개를 먹으면
다시 된장찌개가 그립죠?
그게 부부사이에요.'라는
이상한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자기 와이프가 된장찌개라는 건가봐요.

그 뒤로는 여직원들만 점심 식사를 사주겠다며
다 불러 모으시더니
정말 여직원 8명을 데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어요.

가운데에 앉으셔서는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왠 술접대(여자끼고 노는) 얘기를 하는거에요.

순간 여직원들이 벙찐 표정을 지었는데
'나는 그런데 가서
여자에게 터치를 안하려고 해도
그 곳 여자들이 장난치려고
셔츠에 입술 자국을 남긴다.
마누라한테 걸려서 얼마나 억울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온갖 좋은 향수를 뿌려서는
앞에서 알짱대니까 어쩔 수 없이 한 번 껴안게 된다. 그러면서 내 몸 이 곳 저 곳에 장난친다고 흔적을 남기더라.
결론은 그 곳 여자들이 홀리는 것이지
엄한 남편 잡지 말아라'였어요.

대체 무슨 개소린지 듣다가 거북하더라구요.
웃기려고 한 말인거 같은데 전혀 웃기지 않잖아요. 
웃긴가요?
그 때부터 더 싫어졌어요.

그 이후로도 자꾸 제 자리에 와서
농담 따먹기 하니까 상대도 하기 싫었죠.

'XX씨 처럼 예쁜 얼굴을 보려면 내가 이렇게 직접 와야하죠?'
'XX 얼굴 보려고 왔어요. 얼굴 좀 자주 보여줘요'
이런 멘트를 날리는데 진짜 역겨웠어요.

나이는 50대 완전 끝자락에서 60대 초반으로 알고 있는데
외모는 그냥 국사 선생님이거든요. 
얼굴은 옅은 짜장색에 퉁퉁하고 목짧고 양복입은 큰 안경 낀 할아버지 삘...

제가 멀리하기 시작하고나서부터
눈치를 챈 건지자꾸 전화해서 쓸데없이 부르고
갑자기 자기 자리에 생수를 갖다 달래요.

그래서 짜증나서 생수 3병을 챙겨서 갔더니
정수기가 본부장님 실에 떡하니 있더라구요.
고장났다길래 가져간거였거든요.

그래서 여기 정수기가 있네요? 라고 하니
정수기로는 커피만 타먹고 
생수로 물을 드시고 싶으시대요.
그러면서 
'XX 예쁜 얼굴 보려면 생수라도 달라고 해야지요~'
라고 하길래 
'아 그냥 한박스 가져다 놓을까요'하니까
아니라고 일주일에 최소 두 번, 2병씩 달래요.

그 뒤로 짜증나서 배째라하고 제 때 안드렸어요.
물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저러는지 짜증나서요.

근데 제가 본부장 없을 때 물만 놓고 가니까
그게 불만이었나봐요

그제 갑자기 오더니 
'우리 저번주에 보고 처음 보죠? 얼굴보기 힘드네요?' 
하고 뭔가 가시 돋힌 말로
눈 똑바로 쳐다보며 눈치 주길래
'아 오늘 월요일이라 이번주는 처음 뵙죠' 
라고 대꾸하고 말았어요.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 이후 한 날은 저희 팀장님한테 
제가 생수 갖다 달라는 일 조차 안한다고 
뭐라고 하셨는지 팀장님이 생수 주기적으로 그냥 갖다드리라고 좋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가서 3병을 책상위에 올려드렸어요.
진짜 짜증났지만 회사가 X같은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리고 다음 날 얼굴 마주치기 싫어 
한번에 왕창 갖다 놓으려고 갔더니
어제 올려 놓은 생수가 벌써 없는거에요.

이상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여태 제가 갖다드린 생수가  
딱 한병 마시고 나머지는 정말 그대로있는거에요.

이거 뭔가 굉장히 벙찌고 기분 더럽더라구요.
사람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냉장고만 보면 생수 수집가 수준으로 모아놨던데....
다 먹은 빈 병도 넣어놨더라구요.

이거 생수 모으는 신종 정신병인가요?
어디까지 맞춰줘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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