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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만 만나다 안정형 처음 만남

|2018.05.11 01:32
조회 23,189 |추천 107
나도 헤다판에서 살았던 적이 많아서 안타까워서 희망을 주려고 남겨요.
(컴으로 쓰는 글이라 모바일로 보면 이상할지도 몰라요)


나는 30살 여자고, 선천적으로 불안형이예요. 외로움 많이 타서 혼자있는거 싫어하고 불안해하고 사랑받고싶어하고.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개념이 없었어요. 왜 나같은애를 사랑해야하지? 나를 항상 비하했고 항상 남친에게 날 왜 사랑하냐고 물어봤고, 확인받고 싶어했어요.
예쁘지 않지만 친구로 지내기엔 괜찮은 성격인지 남자들에게 고백을 많이 받았는데, 그 이후에 불안형의 모습이 나타나며 항상 차였어요.
그렇게 외로움에 목말라 초딩때부터 연애를 셀수없이 했고, 20대 들어서는 현남친 포함 5명 만났네요. 신기한건 이 구남친 4명 다 회피형이었다는거...


바로 전남친이랑 헤어지고 회피형이 뭔지 처음으로 배웠어요. 거기다 나는 불안형이니까, 얼마나 둘이 서로 쫓고 쫓겼겠어요.
처음에야 둘다 달달했지만 한 6개월? 지나니까 저는 더 사랑을 달라고 발악하고 남친은 더 도망가고.... 잠수타고, 연락 안되는건 부지기수요,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회피.
그래도 그나마 고마운건, 전남친이 나한테 항상 나 자신을 사랑하라 했거든요.
1년 반 만나고, 나는 나 자신을 버려가며 그사람에게 맞추고 한 마지막 반년은 한번도 안싸우고 잘지내서 우리 이제 괜찮은가보다 하는 순간 갑자기 헤어지자더라고요.
매달리며 한달만 시간 달라니까 알았다, 한달간 절대 연락하지말아라, 한달 뒤에 보자라고 하더니 한달의 끝에 연락하니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고는 결국 끝까지 그렇게 잠수이별.
뭐 시간을 준게 아니라 사실 헤어진거였죠.


그걸 깨닫고 한번도 연락 안했어요.
그 남은 반년간 나도 나름대로 자존심/자존감이란게 생겼거든요. 그리고 내가 지금 붙잡아봐야 내가 그때 사랑하던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았으니까.


그 이후로 1년 정도를 혼자 지냈어요. 처음이예요. 3개월 이상 솔로였던 적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진짜 나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고, 챙겼어요.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요. 진짜 내가 하고싶은 일도 생겼고, 꿈을 향해 열심히 살고, 운동에 정말 재미붙여서 몸도 탄탄해졌고, 솔직히 내 자신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살아요.
그렇게 혼자서도 잘 놀고 연애도 귀찮아지려는 순간, 현남친을 만났어요.


지금 남친은 한살 연상에 처음 만나는 안정형이예요. 
내가 뭘해도 예쁘다고 칭찬해줘요. 저는 제 사진 찍는걸 참 싫어하고 부끄러워하고 절대 남친한테 셀카 안보냈는데, 이사람한텐 막 보내게 되네요. 예쁘단 소리 듣는거, 나도 좋아하더라고요.
싸운적이 한번도 없어요. 내가 삐지거나 감정컨트롤이 안되서 사소한거에 울면, 바로 얘기를 해서 풀어요. 화낸적도 한번도 없어요. 본인이 서운하면 말로 딱 이 부분이 서운했다 라고 얘기해주고 이러지 말아줘 라고 하고 끝. 내가 서운한점은 몇배로 다시 사랑으로 보답해줘요. 예를 들어 내가 오늘 못봐서 슬프다라고 (이젠 혼자서도 잘 있으니 약간 예의상 하는 말이지만) 하면 바쁜데도 불구하고 바로 내일 저녁먹자 라고 약속을 잡아요.
항상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줘요. 생물학 박사 4년차에 3주뒤에 졸업시험인데도 항상 나랑 연락 칼답에 일주일에 두번씩 꼭 만나요. 내가 시험공부하라고 걱정하면 자긴 시험공부할 시간도, 나랑 놀 시간도 항상 만들거라고 얘기해요.
항상 나를 배려해주고, 내 의견을 존중해주고, 연락 언제든 되고, 날 자랑하고, 어디가서든 내 얘길 하고, 항상 꿀떨어지는 눈으로 날 봐주고, 내가 해준거의 몇배로 해주고싶어하고, 날 감동시켜주고 싶어하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정받고 싶어해요.


근데 제일 큰 변화는, 나 자신이예요.
예전엔 애인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싶다하면 나한테 질렸냐고 울며불며 매달리던 내가, 이젠 남친과 일주일에 두번 혹은 한번만 봐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혹은 먼저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요구할때도 있어요.
감정의 변화나 두려움, 외로움, 무서움도 없고요. 질투도 안나고, 집착도 없어요. 그냥 너무나 잔잔하고 모든게 안정적이예요.
내가 갈구하지 않아도 먼저 내가 필요로 하는걸 채워주거든요.


나도 내가 이런 사람을 만날거라고 생각못했어요.
그리고 사실 연애한지 이제 4달 돼서 언제든 변할수도 있죠.
근데요, 이젠 나도 이사람이 변해도 괜찮아요. 왜냐면 이사람을 많이 좋아하지만, 이사람이 내 전부는 아니거든요. 나는 나 혼자서도 괜찮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도, 친구도 많거든요. 이사람 하나 변하고 없어져도 내 세상이 무너지진 않아요. 슬프긴 하겠지만, 난 나로 충분히 홀로설수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 계신 아플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싶었어요.


제발 떠난 사람 잡지 마세요.
잡아봐야 그때 사랑하던 그사람 아니예요. 마음이 딱 거기까지일뿐이예요. 사랑했다면, 안떠나요. 온갖 미사여구 다 필요없어요. 이게 진리예요.
아픈거 알지만 자길 더 가꿔요. 더 좋은 사람이 되어요. 그럼 더 좋은 사람이 다가올거예요. 약속해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아프지말고, 다들 행복해야해요.


참. 전남친, 연락 한번 안했지만 카톡에 날 친추했어요. 쌤통이다 인간아. 난 친추도 한번도 안했고 절대 연락도 안할거야. 
추천수107
반대수1
베플ㅇㅇ|2018.05.11 03:00
맞아요. 사랑하면 절대로 안 떠납니다. 이건 진리에요. 이별에 뭐 다 쉴드치기 바쁘죠. 아쉬운거 후회도 사랑이라 생각하기에.. 사랑한다면 만나야하고 해결해야하고 이별하지 말아야되요.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지만 사람은 안 변한다 안 맞아서 헤어진다고 하는건 이해할 수 없어요. 모든걸 극복하는게 사랑인데 말이죠.. 사람은 쓰니처럼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말이죠. 그냥 하고 싶은 말은 헤어지면 사랑이 없는거에요.. 귀찮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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