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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10개월...

김정민 |2018.05.29 19:21
조회 1,776 |추천 5

6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이제 10개월 됐습니다.

 

사귀던 대부분의 기간을 같은 집에서 보냈습니다.

 

처음부터 동거 할 생각은 아니었고,

 

처음 사귀고 한 2주나 됐을까..

 

이친구 바로 전 여친이랑 주변 사람 문제로 2주만에 헤어지게 되고

 

이 친구 다시 붙잡는 과정에서

 

어찌어찌하다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다 같이 살게 됐죠.

 

초반에는 확실히 정리 안하고 가면

 

결국 헤어질까 겁났어서 붙잡기 위해 2~3일 머물렀고요.

 

그 뒤엔

 

그 친구가

 

당시 불면증이 있었는데 신기하게

 

제가 옆에 있으면 잘 잠들더군요.

 

재워주고 잠드는거 지켜보고

 

하다보니 그게 하루, 이틀, 삼일 그리 되다 결국 동거하게 된거죠.

 

 

참 웃긴게 초반 1~2년은

 

애초 동거 할 생각이 아니었다보니

 

제 집 월세랑 공과금 다 내가면서

 

같이 지냈더랬습니다.

 

제 집에는 가끔씩 가보면서 주로 여자친구 집에서 보냈죠.

 

6년 사귀면서 다투기도 참 많이 다퉜죠.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면 제가 다시 붙잡고 하면서

 

초반 2년까지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붙잡았을까 싶었을 정도로요.

 

경제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기였고..

 

 

그 친구가 제게 다시 마음을 열게 된 건

 

제가 그 친구의 말속에 담긴 뜻을 알려고 노력해서였습니다.

 

이 친구가 날선 공격을 제게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떨때는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나에게 짜증내고 화낼때도 있었죠.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순간 울컥 할때가 있지만

 

전 기본적으로 그 친구를 믿었고, 신뢰 했습니다.

 

이 친구가 내 입장에서 이유없이 내게 하는 공격은,

 

짜증은 내게 하는 비난이나 공격 짜증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다른 이유 때문에 나온 행동이다라고 믿었죠.

 

그리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그런 행동들을 이해 했습니다.

 

예를 들면

 

배가 고프면 누구든 짜증이 나잖아요?

 

근데 가끔은 배가고파서 짜증이 난건데 본인도 배고파서 짜증이 난건지 모르고

 

답답한체로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죠.

 

그 짜증이 표현되어 나올때 거칠게 나오게 되면

 

반대 입장에서는 이게 뭐지 싶을때가 있는거죠.

 

하지만 그 애가 좋은 애라는 걸 믿고 있기 때문에

 

같이 왜 짜증이냐 왜 화내냐라고 반응하고 싸우기 보다는

 

그애가 짜증내는 근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애 얘기를 더 들으려고 노력했고, 마음을 보려고 노력 했습니다.

 

 

그런 작업들을 통해 그런 말이나 행동들이 나에게 향한 것이 아니란 걸 알게됐습니다.

 

너무 단순한 예를 들어 말씀 드리는 거지만요.
(실제 일어나는 일들은 더 복잡한 감정들사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죠)

 

 

그런 일들이 반복 되다보니

 

나는 그애의 행동들을 점점 더 이해 할 수 있게 됐고,

 

그애도 저를 신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 합니다.

 

그리고 잘 못해요.

 

그게 연습이 안되다보니 그 스트레스나 감정들이

 

좋지않은 형태로 표현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쁜게 아니라 그냥 서툰거죠.

(아 물론 진짜 나쁜 사람들도 있죠)

 

오늘 본 판 글중에

 

연년생 아이를 둔 부부 얘기가 있었습니다.

 

남편분 외벌이신데 자기 딴에는 열심히 도와주고 하는데

 

아내는 섭섭해만하고 더해야된다고 하는 상황이셨어요.

 

많은 분들이 충분히 하고 계시다는 반응이셨는데

 

이 경우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 합니다.

 

연년생 아주 어린 아가들을 혼자 돌본다는건 정말 고된 일이죠.

 

거기에 외부 외출도 거의 힘든 상황이신거고,

 

대화도 거의 퇴근 후 남편과 아니면 할 시간도 사람도 없으실 테고요.

 

그렇다고 그 이쁜 아가들을 원망 할 수도 없잖아요?

 

원망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면 그 감정 때문에 한없이 괴로워하고요.

 

그런 스트레스랑 감정들이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에게 쏳아지는 상황인거고요.

 

말은 너가 이기적이다 나쁘다 더 도와줘야한다로 말이 나가고 있지만

 

실제 마음은 상대에 대한 비난보다

 

나 힘들어, 날 봐줘, 나 지쳤어, 쉬고 싶어 등등의 마음이 그렇게 나오고 있는 거겠죠.

 

그런 상대와 대화를 하는데

 

나도 힘들어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있는데 왜그래? 뭘 더해야 하는데?

 

라고 대응을 해나가면 대화가 잘 풀릴리 없겠죠.

 

힘든걸 봐주고,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쉬게해주면 자연스레 없어질 일이죠.

 

표현과 원인이 달라서 생기는 일들인거죠.

 

 

제가 이런걸 꽤 잘 했습니다.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였던 거죠.

 

그리고

 

다른 것들도 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오면 장봐와서 요리해서

 

여자친구 밥 챙겨주고 설거지 하고, 빨래도 거의 제가 했었으니까요.

(여자친구는 프리랜서 였습니다.)

 

며칠 출장이라도 갈라치면

 

여자친구가 다리가 꽤 심한 통증으로 잘 아프고 하는 편이라

 

이 친구 가게 할때는 몇달동안 하루도 안거르고 종아리를 주물러주고 했었고요.

 

회사 집 회사 집 밖에 몰랐고 한눈 팔거나 한적도 없었고요.

 

월급으로 이친구 지원도 많이 해줬죠.

 

프리랜서다보니 소득은 불규칙한데

(거의 없을때도 많고요)

 

감성이 예민한 직업이었고,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이 꽤 있었어요.

 

저도 많이 어려웠을때 도움을 받았던지라

 

정말 1도 말하지 않고 지원 해줬습니다.

 

항상 미안했죠. 더 많이 해주지 못해서 아쉬웠고요.

 

그 친구 프리 일도 제 일 끝나고 와서 몇시간씩 도와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술도 집에서 여자친구랑 간간히 한잔 하는게 다였지

 

밖에서 누구랑 술한잔 하는 일도 일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없었습니다.

 

그냥 집 여자친구 회사 의 반복이었습니다.

 

제 옷하나는 못사지만

 

여자친구 옷은 하나라도 더 사주고 싶어했죠.

 

나에게 쓰는 돈은 없었지만 여자친구에게는 다 해주고 싶었던게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전 참 좋은 사람이고,

 

여자 마음 잘 알아주는 멋진 사람인데 

 

그럼 왜 헤어졌을까요?

 

 

하아..

 

헤어지고 나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곰곰히 제가 한 행동들을 돌아 봤습니다.

 

일에,

 

살림에 지치다 보니

 

점점 그애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

 

날좀 봐줘, 날좀 이해해줘, 넌 왜 날 이해 못해주냐를

 

언제부턴가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리고 생각해봤죠.

 

일에, 살림에 왜 내가 지치고 있지?

 

가만 생각해보면 일도 살림도

 

덜 지치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습니다.

 

일도 내가 게을러서 일 양 많지 않은 날도 늦게까지 야근 하는 경우도 많았더라고요.

 

결국 그 순간순간의 판단들을

 

내 작은 게으름, 우유부단한 판단 때문에 저 스스로 저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더군요.

 

참 한심했던거죠.

 

본인이 본인 피곤하게 해놓고 왜 그애 탓을 했을까요?

 

아 물론 그 친구 챙기느라 잠 못자는 경우도 많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점은 아니었어요.

 

냉정히 보면 제가 한심했던 겁니다.

 

 

그리고 참 작은 약속들을 여러번 어기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우유부단함 때문인데

 

예들 들면

 

집에 일년에 몇번 안될 정도로 가끔 내려갑니다.

(여자친구가 혼자 있는걸 싫어해서 가능하면 옆에 있어주려고 했죠)

 

그럼 다음날 언제까지 올라갈께 해놓고

 

몇시간 씩 늦게 올라갔습니다.

 

뭐 주로 그런 이유였죠.

 

어머니가 반찬 챙겨주신다고 반찬 만들고 있으셨던게 오래 걸린다거나

 

누나 가져다주라고 요리를 해주시는거 기다린다든가 하는..

 

전 이런 이유로 그랬는데 이것도 이해를 못해주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이건 아닌거죠.

 

약속을 했으니 약속을 지키는게 맞는거죠.

 

이유야 제 입장에서의 이유지 약속을 한 사람의 이유는 아니었으니까요.

 

이런 비슷한 약속 어김이 있었죠,.

 

뱃살을 빼기로 해놓고 못뺀다든가ㅋ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그랬다라고 했지만

 

위에 적었다시피 날 지치고 피곤하게 한건 결국 나였으니

 

웃긴 거죠.

 

그런 것들이 쌓여 애써 쌓아놓은 신뢰가 깍여나갔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장소, 분위기의 데이트도

 

너무 못해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도 안 멋있는 남자였습니다.

 

 

전처럼 마음을 보려 하지 않고,

 

약속도 잘 어기고,

 

배도 나온 삼십대 중반 남자가 되어 있던 거죠.

 

 

그냥 전

 

계속 해오던대로 습관처럼

 

집안일 하고, 여자친구 일 도와주고, 성실히 돈 벌어오며

 

난 좋은 남친이야 코스프레나 하고있는 한심한 남자였던거죠. 냉정히 말하면요..

 

멋진 구석은 없는...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왜 날 이해 못해주지란 마음 가득했던 한심한 남친이었던 겁니다.

 

 

대학 후배에게 존경 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그래서 난 좋은 사람이고 멋진 사람이야라고 착각 하고 살았는데..

 

전 구멍 투성이 멋지지도 않은 한심한 남자였던 겁니다.

 

 

6년의 연애에서 느낀 건

 

연애란 것이..

 

상대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던 겁니다.

 

나 자신을 타인의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알게 되는 시간이었죠.

 

 

상상속의 난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다정하고 멋진 남자였지만

 

연애를 하며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폭, 나란 사람의 한계를 여실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애에게 가장 미안한 건

 

그 애 삶에 나란 존재가 갑자기 툭 끼어들게 되면서

 

그 애가 사랑하고 좋아했던

 

자신만의 루틴들이 엉망이 되었던 겁니다.

 

감성적인 일을 하는 친구다보니

 

주변의 소소한 감성들을

 

제가 마구 헝크러놓고는

 

거기서 뒹굴뒹굴 하고 있었던 거였죠.

 

 

왜 그걸 이제서야 이렇게 크게 느꼈을까..

 

왜 그땐 가볍게 생각 했을까..

 

 

6년 이란 시간 동안

 

나로 인해 즐겁고 행복한 것도 많았겠지만

 

본인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을 걸 생각하니

 

몇번이고 헤어지자고 했던 그 말들이

 

더더 이해가 갔습니다.

 

내가 좋고,

 

나와 있으면 즐겁지만

 

또 반면에 나는 없는 것 같은 느낌 아니었을까요..

 

 

6년을 사귀고, 헤어지기 몇 달 전

 

여자친구가 결혼 하자는 얘기를 꺼냈었습니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친구였기에 깜짝 놀랐죠.

 

그때만큼 서로 싸우지 않고

 

사랑한다 닭살을 떨던 시기도 없었죠.

 

많이 안정되었고,

 

사랑 했으니까요.

 

근데 그 친구는 좋으면서도 힘들었던 거에요.

 

나이는 먹어가는데 커리어는 내 계획되로 안되고

 

나랑 함께 있고, 의지하고만 싶어지고,

 

나 때문에 엉망이 된 루틴들도 너무 그리웠을테고요.

 

 

누군가와 사랑을 한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그 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을때

 

수없이 잡아왔던 저이지만

 

마지막 헤어지자는 말을 했을때 다시 잡지 않았던 건

 

내가 이 친구 옆에 있는 것이

 

이 애의 행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가 자기 자신을 찾아서 행복해 질 수 있는 마지막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어 잡지 못하고 울기만 하다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났네요.

 

 

가만 보면

 

저도 그 친구를 만나며 저 자신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내가 되고 싶어했던 나는 없어지고

 

30대 중반의 이상한 내가 턱 여기 있네요.

 

 

헤어지고 나니

 

술 한잔 편하게 마시자고 부를 친구도 거의 없고,

 

통장에 잔고도 없이

 

빚만 있는..

 

한심한 30대 중반이 되어 있네요.

 

 

책 읽는 것 참 좋아했는데

 

여자친구 만나고 책도 거의 못읽었네요.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장르 소설만 많이 봤지

 

다른 책들을 내 평생 이렇게 안본 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요.

 

 

헤어지고 몇 달 실컷 솔로 생활을 즐겼습니다.

 

즐긴다고 해봐야 혼자 뒹굴거리며 쉬고

 

자고 싶을때 자고,

 

먹고 싶을때 먹고,

 

집에 가고싶을때 가고 하는 정도지만요.

 

내 시간을 내가 컨트롤 하는 생활.. 그 생활을 몇달 즐겼습니다.

 

 

근데 참 6년 이란 시간은

 

사소한 모든 것들에서 그 애가 생각 나네요.

 

울적해지지 않으려 지우려 하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데 참 힘드네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부터

 

예전에 내가 되려던 나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무엇에 내가 행복했고, 무엇이 내가 좋아했던 것이었는지 찾고

 

저도 행복해지려고요.

 

 

그리고

 

같은 실수를 안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죠.

 

수없이 많은 핑계로 합리화하며

 

좋은 사람 코스프레 하지 말고

 

진짜 멋진 사람 되어야겠죠.

 

 

그걸 이제 시작해보려 합니다.

 

 

많이 미안했던 내 여자친구..

 

아직도 보고 싶지만..

 

많이 행복하길 바래

 

 

--

 

근데..

 

이 긴글 누가 읽기나 할까요?

 

^^ㅋ

 

 

추천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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