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터 알고 좋아한 건 아니었어. 처음 만났을 땐 서로 낯가려서 데면데면하게 지내다가 자주 보고 마주치고 취미가 같으니까 같이 게임도 하고 익숙해지니까 슬슬 장난도 걸어보고 농담하면서 웃고 떠드니까 그 사람이 참 편하게 느껴지대? 점점 그 사람의 좋은 점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기본적으로 자상하고 은근히 웃기고 화도 잘 안내고 오빠. 하고 부르면 응~? 하고 말끝 늘이면서 대답해주는 것도 좋고 누구야. 이것 좀 봐봐. 낮은 목소리로 내 이름 불러주는 것도 좋더라고.
처음엔 그냥 내가 이 사람한테 호감을 가지게 됐구나. 나중엔 더 가까워지면 어떨까? 혹시나 인연이 될 수 있을까? 그런 가벼운 상상을 하면서도 그냥 이대로 쭉 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어. 지금처럼 편하게 장난치고 농담하고.. 그때는 사람으로서 그 사람이 참 좋았거든.
근데 나도 모르게 계속 마음이 커져가고 있었나봐. 그 사람은 그냥 원래가 모두한테 다정하고 편하고 웃긴 사람인건데 나혼자 이게 특별한거라고 착각을 한거지. 내가 이 사람하고 더 특별히 친하고 이 오빠는 나한테 더 잘해주고 장난도 쳐주고 혹시 오빠도 나한테 관심이 조금 있는 건 아닐까? 우리 마음의 방향이 같으면 사이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김칫국 마신거야ㅋㅋㅋㅋ여친 있었던 지도 모르고ㅋㅋㅋㅋ 왜 전혀 몰랐을까 그냥 지나가면서 물어볼 수도 있는건데 알려고도 하지 않았어. 당연히 솔로라고 생각했거든? 카톡프사로도 전혀 티 안났고 sns도 안하고 알고지낸지 8개월째인데 그 동안 지나가면서라도 한 번도 커플인 걸 티내지 않았어. 난 정말 전혀 몰랐어. 근데 다른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더라. 어째서 나만 몰랐을까? 알았으면 첨부터 시작도 안했을 텐데 그냥 좋은 사람 알게돼서 친구로 지내는거에 평생 만족했을텐데
그 사람 여친있는 거 알게된 계기도 웃겨. 같이 있는데 비트윈 알람음이 울리더라고ㅋㅋㅋ진짜 그 순간의 심정은.. 순간 머리가 띵해지면서 아찔하더라 웃기게도 그 때 깨달았어 아 내가 생각보다 이 사람을 많이 좋아했구나. 이렇게 마음이 커졌구나. 진짜 웃기지. 8개월만에 그 사람이 여친있는 걸 알게 됐는데 그 순간에 내 마음을 자각한 게
그러면서 부끄럽더라고 혼자 착각한 시간도 웃겼고 혼자 연인이 된 걸 상상한 것도 쪽팔렸고 나름 매력어필해본다고 끼부리고 아닌 척 애교 떤 것도 스스로 어이없고정말로 내가 임자 있는 사람 짝사랑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그런 스토리는 영화나 드라마에만 있는 줄 알았지. 등신이잖아 완전히 근데 여친있는 거 알아도 사람 마음이 한 순간에 접히는 건 아니더라고..그래 내가 뺏어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티도 전혀 안냈는데 __은 아닐거야. 괜히 자기합리화도 하게 되고.. 몰라 비참해. 그 사람이 편해서 그 동안은 설레지도 않았는데 내 마음 깨닫고 나니까 설레기는 커녕 그 사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기운이 빠져. 여전히 하루라도 그 오빠를 만나지 못하면 굉장히 실망스럽고 하루가 보람이 없어져. 얼른 정떼야 하는데 내 마음이 조절이 안된다. 그래서 이렇게 털어보기라도 하면 나아질까 싶어서 적어봤어.. 마음 접어야지 선 긋고 이성적으로 대하고.. 해봐야겠지. 마음 완전히 떼고 처음처럼 편한 친구 사이로 남고 싶다. 오빠는 좋은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