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팬되기 전에 봄날 무대 보고 쓴글이야.페스타 사진 뜬거보니까 입덕 전에 쓴거 기억나서 뒤지다가 올려봐 ㅋㅋ
내가 쓴거고 궁예가 심하다고 느껴질수도 있어ㅎㅎ
방탄소년단의 봄날 컴백무대를 보면서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벚꽃같은 외모와 춤실력 아름다운 노래가 아니라
스테이지와 안무를 마치 연극 무대화하여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치밀함이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만 봄날은 세월호에 관한 노래이다. 그러나 가사 안에는 딱 집어 세월호사건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
인생에서 누구나 겪는 상실의 경험, 함께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그리움을 담고 있다.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였고,
보편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무대와 안무는 너무나도 드러내는 바가 선명하다.
처음 다른 멤버들이 등을 돌린 상태에서 혼자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는 지민은 세월호 희생자, 상실 혹은 고립된 채 다른 사람들을 그리워 하는 존재, 이 곡에서 말하는 봄날 그 자체이다. 봄날은 봄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봄이 오길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민의 핑크빛 머리는 봄을 상징하며 현재 다른 존재와는 분리된 상태임을 안무 내내 비추어준다.
지민이 석진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다른 멤버들의 교차속에 지민의 존재는 흩어져버리며 노래가 시작된다.
무대 배경으로 사용된 기차역, 여관의 로비는 모두 헤어짐을 의미한다. 기차역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이 이별을 나누는 장소이고, 여관은 결코 집처럼 머물 수 없는 한시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떠돌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삶의 모습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을 호석, 남준이 드나들면서 소절을 주고 받는다. 이들은 모두 한시적 머뭄, 혹은 머뭇거림등을 의미하며 서로 마주보지 않고 계속해서 교차해나간다. 이는 상실이라는 경험을 겪는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의미한다. 나와 내가 바라는 존재가 아닌 타인에게서 느끼는 낯선 감정은 설국열차 가사에서 보여지는 안무에서 더욱 드러난다. 등을 보인 채로 지하철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마주보는 완벽한 타인의 존재. 각자는 모두 진정하게 홀로 있어서가 아니라 같이 있지만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있기 외로운 것임을 보여준다.
이런 연출의 가장 큰 줄기로서 해당하는 분량을 맡은 멤버는 이동하거나 모션을 보여주며 화자로서의 역활을 하지만 그 외 분량에서는 철저하게 타인으로 연기한다. 등을 보이거나 멈춰서있거나 무대에서 자리를 비운다.
지민이 등장하여 작은 먼지춤을 추며 봄날안무의 한 테마를 홀로 보여준다. 지민은 여전히 상실된 존재다
태형은 이리저리 방황하며 장면을 전환시킨다. 후렴구로 가면서 연극무대를 가수의 스테이지로 옮기기 위해 문을 열어준다.
비로서 방탄소년단은 서사를 위한 연출다음으로 가수로서의 무대를 선보인다. 무대 위에서 군무하고 노래를 한다.
이 군무안에서 상당히 반복되는 동작은 팔을 뻗으며 하늘을 빙 돌아보는 동작인데 어딘가 현재 상황을 깨고 뛰쳐나가고 싶은
혹은 갈구하는 것에 대해 나아가고 싶은 느낌을 준다. 호석을 가운데에 둔 브릿지 안무는 이런 소망을 이루기 위한 작은 몸부림을 생동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슬로우모션과 일반적인 속도의 모션을 교차적으로 사용한다.
2절이 시작되며 다시 연극무대가 펼쳐진다.
서로 등을 맞댄 채 앉아있는 지민과 윤기는 이원중계처럼 각자의 상황에 놓여있다. 약간의 자조와 방관으로 심리적인 방어기제를 만들고 주변사람의 도움으로 상실을 딛고 털고 일어난다. 그러나 벽처럼 쌓인 뒷모습 반대 편에 여전히 서로의 상실을 그리워하고 있다.
홀로 보여준 지민의 작은 먼지춤을 전 멤버가 같이 보여준다. 각자 타인으로만 기능하던 제각각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모두 상실을 겪고 있는 아픔의 주인공들이다. 혹은 그런 상실을 연대하여 공감을 하고 있다. 각자 바라는 방향으로 뻗은 손길은 소중한 것을 상징하는 가슴에서 나와 뻗어나가며 다들 처음 지민이 그랬듯 어딘가로 뛰쳐나가려 하고 있다.
다시 문이 열리며 하나의 상징을 보여준다. 모두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을 뻗고 있는 멤버들의 형상은 세월호의 선수를 의미한다. 태형은 놓친 것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선수는 미동도 없고 고요하다. 석진이 다가와 손을 뻗어 위로하자 둘은 혹시나 모를 희망을 찾아간다. 다시 호석을 중심으로 했던 안무는 각자의 방향으로 전체에게서 보여진다.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몸부림치며 나아가려고 한다.
여전히 서로를 스쳐가는 일상에서 꿈처럼 다시 석진을 향해 지민이 손을 뻗고 앉아있다. 석진은 다시 돌아온 지민을 일으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자세를 낮추어 고개를 안아준다.
방탄소년단은 이런 비언어적인 몸짓이나 무대적인 은유로 세월호를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너무나도 조심스럽고 마음이 담긴 표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를 완성도있게 만들어낸 퍼포머로서의 수준이나 뮤직비디오에서부터 헤어, 의상을 총괄한 전체적인 프로듀싱 또한 너무나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