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 노처녀의 현대연애백서,
"달자의 봄”
장르 - 휴먼 코믹 멜로 드라마.( 20부작)
작가 - 강은경 (오필승 봉순영, 안녕하세요 하느님 집필)
연출 - 이재상 작품의도>
삼십대 독신녀.. 그녀들만의 행복한 이기주의.
80년대, 그녀들은 정조와 순결을 여자의 미덕으로 알고 10대를 보냈다.
90년대, 그녀들은 남자들과 동등해지는것만이
여자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길이라고 외치며 20대를 보냈다.
그리고 서른.. 잔치는 끝난줄만 알았던 그녀들은
그제서야 비로서 남자들과의 잠자리로부터, 남자들과의 경쟁으로부터
제대로 자유로워지는 법을 알기 시작한다.
타인의 잣대로부터 쿨해지는 것,
가끔은 서슴없이 나쁜 여자가 될수도 있는 것,
때론 속물처럼 보이는게 속편할수도 있는 것,
돈과 권력과 출세를 쫒는것에 대놓고 당당해지는 것,
자신을 위해서라면 돈 한푼 아끼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
결혼이란 꼭 해야만 하는 숙제같은 것이 아니라
해도 좋고 안해도 그만이라는 선택사항이라는 것..
그것이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삼십대 노처녀들의 삶의 패턴이 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녀들은 행복한 싱글 전성시대를 선택했다.
허나, 그런 모든 제도적 관습적 행태로부터 자유로워진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녀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고, 사랑을 느끼고 싶어하고
그래서 좋은 남자를 만나면 결혼도 하고 싶어한다. 삼십대 독신녀.. 그녀들에게도 봄은 온다.
삼십대 그녀들에게 일과 사랑과 결혼의 무게는 몇그람일까.
무턱대고 모험하기엔 많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안주하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
조건만 따져가며 안주하자니 아직은 열정이 남아있고,
열정만 따라가자니 그녀들은 이미 세상을 너무 알아버렸다.
영원한 솔로로 남느냐 결혼의 막차를 타느냐 그 중대한 기로에 선
삼십대 독신녀들, 그러나 그녀들은 여전히 사랑을 꿈꾼다.
꿈꾸기에 여전히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삼십대 그녀들의 이야기..
그녀들의 세월에 찾아오는 일과 사랑, 그리고 삶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그려보고자 한다.
서른 셋, 이제는 잔치마저 끝난 나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봄을 기다리는 그녀들의 오늘은 아름답기에.
오달자 (33세, 여) 홈쇼핑 채널 md. <채림> “나는 언제나 사랑에 배고프다.
그 허기를 달래기 위해 죽자사자 일에 파묻혀 살았고
지금은 스물네평짜리 아파트 한채와 중고 코란도 한 대,
그리고 인정받는 홈쇼핑 md라는 직함을 얻었다.
나는 언제나 남자에 목마르다.
그 갈증을 달래기 위해 미친 듯이 취미생활을 찾아다녔고,
미친 듯이 서울 시내 맛집들을 쑤시고 다녔으며,
그래서 취향과 입맛과 처지가 비슷한 독신여자친구들을 얻었다.
그리고 서른셋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밤마다 싱글침대에 혼자 누워 잠이 든다.“
시원시원하고 호탕하며 서글서글한 그녀,
일단 일에 프로다.
어떤 상황에 부딪혀도 해결책을 찾아내는 그녀만의 내공과
어떤 까다로운 인간과 대면해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 그녀만의 노련함,
게다가 선배들에겐 귀찮은 일 도맡아 처리해주는 믿음직한 후배로서,
후배들에겐 무든 부탁이든 기꺼이 들어주는 인심좋은 선배로서
이쪽저쪽 전천후 역할을 소화해내는 오지랖 넓은 슈퍼커리어 우먼!
(...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그저 가끔 덤벙댄다는거,
그저 가끔 건망증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는거,
그저 가끔 철지난 농담으로 분위기 춥게 만든다는 거,
그리고 남자랑 마지막으로 키스를 해본지가 삼년 조금 넘는다는 거...
말고는 딱히 흠잡을데 없는 싱글라이프.
‘남자랑 키스 해본지 삼년 조금 넘는다는 것 말고는...!!!’ 말이다.
그렇다. 그녀에겐 남자가 없다.
그녀를 친구로 대해주는 남자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녀를 여자로 대해주는 남자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왜 아직 결혼을 안했냐고 물으면
그녀 자신은 일 때문에 연애할 시간이 없어서라고 대충 얼버무린다.
주변에서는 그녀가 눈이 높기 때문에 연애를 못하는거라고 한다.
진실을 말하자면 오달자 그녀는, 연애에 대한 열망은 높으나
실전에만 나가면 번번히 죽을 쑤는 염애젬병이다.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것도 아니고, (늘 주변 남자들의 반응에 신경쓴다)
남자를 싫어하는것도 아니다. (잘생긴 남자는 꼭 한번 다시 돌아본다)
그러나 막상 연애를 하자고 작정하고 남자를 만나면
일을 할 때의 내공과 노련함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소심해지고, 버벅거리고, 실수만 연발하는 매력꽝녀가 되고만다.
(사실 오달자 그녀는 겉으로는 당당한 21세기형 독신녀지만
연애관 만큼은 답답하고 보수적인 20세기형 사고방식에 갇혀있다.
다른 사람들이 연애상담을 해오면, 일단 그 남자랑 자봐! 하면서도
막상 자기한테 그런 현실이 닥치면 절대 사고 못치고,
다른 사람들이 동거를 한다 그러면 용감하다고 박수 쳐주면서도
막상 자기한테 그런 현실이 닥친다 그럼 절대 용납될수 없는 일이 되고,
결혼보다 자신의 일과 자아실현이 중요해! 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은 결혼하게 되면 일을 그만둬야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타인에게는 진보적인 시각을 가졌으나,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보수적인,
그래서 항상 그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보니
남자들 눈에 참으로 어수선한 여자로 보일수 밖에..)
그나마 서른이 넘어가면서 빈번하던 소개팅 주선도 뜸해지고,
일할 때 말고는 이제 밖에 나가 노는것도 점점 귀찮아진다
(요가니, 필라테스니, 헬스니 등록도 해봤지만 언제나 2주를 못넘기고
포기하고 만다. 나이가 들수록 찜질방이 좋아지고, 휴일이면
밖으로 나도는것보다 방바닥에 뒹굴거리며 새로나온 dvd영화나 때리는게
좋아지니 그나마 점점 더 남자를 만날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는 형편)
그렇게 우울한 서른셋을 맞이한 오달자,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사내에서 가장 인기많고 잘생기고 멋진 남자 신세도가 그녀에게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연애를 걸어오기 시작한 것!
드디어 자신의 불운했던 연애사에 종지부를 찍고,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온갖 유치찬란한 연애행각을 벌이며
신세도와의 러브모드로 급속히 빠져드는데..., 그런데 그 자식!
알고 보니 양다리, 삼다리까지 걸친 바람둥이었다! (그녀만 몰랐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달자보다 여덟살이나 어린 까마득한 젊은 후배.
게다가 이미 사내에는 오달자가 신세도에게 물먹었다는 소문이
자자하게 퍼진 상태!!! 마음만 상처입은게 아니었다.
33년동안 지켜온 자존심까지 상처를 입고 말았다.
복수심에 불타오른 오달자,
잔뜩 술에 취한김에 그녀가 찾은곳은 ‘애인대행업체’
삼백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가면서 그녀가 선택한 사항은 딱 세가지다.
무조건 네살이상 어릴것! 무조건 키크고 잘생길것! 무조건 쌔끈할 것!
그리고 그 다음 날,
정말로 그녀 앞에 싱싱하고 푸릇푸릇하고 쌔끈하기까지 한
여섯 살 연하의 킹카가 나타난다.
그가 바로 강태봉이다.
술에 취해 벌인 사고로 어쩔수 없이 여섯 살이나 어린 연하남과
그것도 한달동안 가짜애인행세를 해야할 처지에 놓인 오달자,
이왕 이렇게 된거 진짜로 뽐나게 복수해주자 결심하는데..
그러나 복수는 복수대로 실패하고,
강태봉 그 자식은 그 자식대로 오달자의 머리를 돌아버리게 만든다.
사사건건 의견대립, 세대차이, 공감대 불일치로 아웅다웅 옥신각신,
누가 보면 진짜 연애하는것처럼 눈만 마주치면 신경전을 벌이는데,
그런데 미운정이 더 무섭다고 했든가.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거리고 서로 재수없어하던 그 녀석이
어느 순간부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돈받고 사랑을 파는 놈,
돈 때문에 키스도 해주고 애인행세까지 해주는 그런 형편없는 놈한테
순진한 삼십대 노처녀 오달자가 그만 사랑을 느껴버리게 되고 만 것!
이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돈으로 시작된 관계다.
저 녀석이 기분좋게 웃어주는것도, 밥먹었냐고 챙겨주는것도
다 가짜다. 진짜가 아니다..! 라며 머리로는 떨쳐내려고 애써보지만
그 의미없는 시선, 작은 손짓 하나에도 마음이 떨리고 두근거린다.
젠장! 나이 서른셋이 이 무슨 꼴사나운 짓인가.
그것도 여섯 살이나 어린 대책안서는 양아치건달같은 놈한테 빠지다니!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놈이 좋았다.
어떻게 할까...
이대로 사랑을 숨긴채 그 녀석과의 거짓 애인행세를 계속할것인가?
아니면 더 상처받기전에 그 녀석과의 거래를 끝내버릴것인가?
돈으로 고용한 그 녀석과의 사랑이 과연 진짜가 될수 있을까?
바로 그 때 달자의 애정전선에 또 한 남자가 나타난다.
능력도 있고, 돈도 있고, 나이도 맞고, 한마디로 결혼하기에 딱 좋은,
(한번 이혼했다는 사실만 빼고는)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자, 바로 엄기중이었다.
게다가 그 완벽한 조건남이 달자가 그토록 바라던 청혼까지 해오는데.
남자 복 없다고 서럽던 오달자, 이젠 두 남자를 양쪽에 두고
사랑이냐, 현실적인 결혼이냐를 두고 고민에 빠져버린다!
마음을 따라가자니 이 나이에 고생길이 너무 훤하고,
그렇다고 조건을 따라가자니 사랑이 울고,
오달자의 사랑의 행로는 점점 더 복잡다단해지기 시작하는데.
강태봉 (27세, 남) 애인대행업체 프리랜서로 활동중. <이민기> “난 심각하고 복잡한건 딱 질색이야.
어떤일도 오분 이상 고민하거나 화를 내거나 걱정해본적이 없어.
인간관계도 그래. 쿨하고, 심플한게 좋아.
좋으면 만나고 싫으면 안만나고, that’s it!
남들은 날보고 인생 쉽게 사는 놈이라지만 신경안써.
남들 생각에 날 끼워맞춰 사는거 재미없잖아.
허접스러워도 난 내 원칙이라는게 있는 놈이니까. 그럼 된거 아냐?“
한입으로 두 말 안하고, 한머리로 두 생각 안한다.
한번 정하면 정한대로 가는 성격.
어떤 상황에서도 구구절절 자신의 생각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인생 대충 껄렁하게 때우고 사는 백수건달 같지만
나름대로 삶의 소신이 있는 제법 괜찮은 놈.
허나, 제법 괜찮은 놈이라는걸 알기까지 사람들은 시간이 걸린다.
워낙에 남의 눈치같은거 안보는 성격에다
좋다, 싫다 꼴리는대로 말하고 서슴없이 행동하다보니
남들로부터는 싸가지 없는 놈, 꼴통같은 놈으로 보여지는건 당연지사.
하지만 그의 싸가지 없고 당돌한 언행은 언제나 그만 아는 이유가 있다.
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상관없이 ‘나의 길을 가련다’ 스타일.
물론, 그래서 멋지기만 한건 아니다. 단점도 많다.
너무 쿨하다 보니 귀찮은거 싫어하고
제 삼자의 일에 간섭하는거나 간섭받는것도 싫어하는데다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는 무서울만큼 무심한 성격.
누굴 쉽게 동정하지도 않고 누군가 자길 동정하는것도 못참아한다.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한번 열받으면 막나가는 놈처럼 굴때도 있다.
그럴땐 정말 대책이 안선다. 제 풀에 꺽일때까지 그냥 놔두는게 약이다.
누군가와 사랑을 해도 책임감따윈 느끼지 않는다.
서로 사랑해서 만나고 즐기고 헤어지는데 책임이 뭐가 필요해?
가끔 헤어지는 마당에 울고 짜고 책임져! 하는거 자체가 우습다.
사람의 마음을 대체 무엇으로 책임질수 있다는건지 이해못하는 그.
그래서 그에게 사랑은 참으로 가볍다.
존재의 부담감을 느끼는 순간 그는 더 이상 여자를 만날수가 없다.
뭐... 꼭 그래서 애인대행업을 하는건 아니다.
그가 이 일을 하는건 순전히 돈과 시간이 필요해서다.
그에겐 이루고 싶은 작은 꿈이 있다. 바로 도시락 가게를 내는 것.
하지만 그 일을 하기에 그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음정을 전혀 못맞추는 음치가 있듯이
그는 미각이 전혀 발달되지 않은 ‘절대 미치(味癡)’였던 것.
그런 그가 도시락가게를 내고 싶은데는 그만의 숨겨진 사연이 있다.
사실 그는 스무살 어린 나이로 고시에 패스한뒤
스물 두 살 어린나이에 한국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유명한 로펌에 취직한 전도유망한 천재변호사청년이었다.
그는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엄청난 기세로 실적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그는 겁도 없고,
사람보단 성공이 더 재미있을 그런 나이였다.
그렇게 몇 년을 최고의 주가를 날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무렵
태봉은 어느 노부부를 만나게 된다.
그의 공격적 기업인수합병 때문에 평생 일궈온 회사의 문을 닫게 된
어느 중소기업사장님 내외분이었다.
그 분들은 자신의 회사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태봉을 찾아왔지만
태봉은 너무나 태연하게 그럴수 없노라고 일언지하 거절을 한다.
그 때 한 십초쯤 태봉을 쳐다보던 그 노부부는 뜻밖에도
아침은 먹고다니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들고온 따뜻한 도시락 하나를
내민다. 태봉을 볼때마다 항상 끼니를 거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노라고
먹고 살자고 하는짓인데 끼니는 거르지 말고 꼭 챙겨먹으라고..
그리고 그 노부부는 홀연히 떠났고,
그리고 태봉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때까지 그 어떤 산해진미를 먹어
도 맛있다고 느낀적이 없었던 그가 처음으로) 정말 맛있게 그 도시락을
먹어치운다. 세상에서 그보다 맛있는 밥은 먹어본적이 없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고 행복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경찰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 노부부가 자택에서 음독으로 동반자살한채 발견되었노라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 그는 사표를 낸다.
너무 쉽게 변호사가 됐던 것처럼 그의 사표도 너무 쉬웠다.
대체 무슨일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의 대답도 또한 너무 쉬웠다.
“갑자기 하기 싫어져서요. 앞으로 도시락 가게나 하면서 살아볼라구요.“
스물여섯 최연소 파트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그 뒤로 홀연히 집으로부터, 그리고 로펌 세계로부터 자취를 감춘 뒤
지금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리,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장소에서
애인대행업체라는 감感 떨어지는 일을 하고 있는중이다.
그가 이 일을 택한 이유 역시 너무나 단순했다.
일단 돈이 쉽게 벌린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남는다.
그는 애인대행업외의 남는 시간들은 손맛이 좋다는 밥집에서
잡일과 배달일을 하면서 그 식당 주인인 욕쟁이 아줌마(정정애여사)한테
틈틈이 맛있는 반찬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수련중이었던 것.
(물론 그가 그런 수련중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일년이 지났고, 가게를 내기 위한 자금도 어느정도 모아지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크게 한건만 하고 은퇴하기로 맘먹는다.
그 마지막 상대가 바로 오달자였던것!
그녀를 처음 봤을땐 왜 가짜 애인이 필요한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른셋의 나이치고 어려보이는 얼굴에
직장, 돈, 능력 전부 다 갖춘 것 같은 여잔데 왜 남자가 없을까?
그리고 정확히 한시간 후,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여자한테 왜 가짜애인이 필요한지를.
그녀는 사춘기때부터 머릿속으로만 키워온 사랑에 대한 환상만 있을뿐
현실적인 사랑에 대해 기본도 모르는 그야말로 연애결핍증환자였던 것.
게다가 이 아줌마, 얼마전 사귀다 채인 남자한테 복수까지 꿈꾸고 있다.
귀찮은거 딱 질색인 강태봉, 막판에 유종의 미를 거둬보려다가
제대로 골치아픈 아줌마한테 잘못 걸려들었다 싶은데.
사사건건 잘난척에, 바른소리에,
할머니처럼 잔소리하고 참견하는것도 머리아파 죽겠는데,
이것저것 자잘한 내 습관까지 고치려든다. 돌아버리겠다.
이거 확 계약을 깨버려? 하는데.. 순간 그녀의 눈물을 보게 된다.
돈을 주고 젊은 놈까지 고용해 채인 남자한테 보란 듯 복수해주려다가
오히려 스스로 상처를 입어버리고 만 것이다.
꼬장꼬장한 노처녀 아줌만줄만 알았는데 왠지 철없고 한심하고..
그리고 어딘지 딱해보이기까지 한다.
자기가 뭘 손해보는지 계산도 못하고, 서툴고, 허술한데다,
남의 부탁 거절도 못하는 바보에 헛똑똑이 여자다.
왠지 누군가 대신 나서주지 않으면 저 여자 천년만년 저렇게 어이없이
당하고만 살것같다. 그러면서 어쩔수 없이,
귀찮은데..하면서도 대신 나서주고, 짜증난다..하면서도 대신 당해주고,
열받는다..하면서도 대신 욕해주고, 대신 싸워주기 시작하게 되는 그..
그러면서 어느 순간 그 착한 아줌마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업계에선 제법 프로 소리 듣던 강태봉이,
하필이면 그 업계를 떠나려고 하는 그 마지막 순간에,
그것도 제대로 연애한번 못해본 서른셋 노처녀 아줌마 오달자한테 걸려
진심으로 사랑 그 비스끄무레한 것을 느껴버린 것이다.
이거이거 어떡하나? 이 착한 아줌마한테 상처주긴 싫고..
그렇다고 책임져야할 사랑같은건 딱 질색이고..
어떤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데 결코 오분을 넘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오달자에 대한 감정으로 끙끙 앓기 시작하는데...
그는 과연 오달자와의 사랑을 시작할수 있을것인가?
시작한다해도 과연... 그 사랑을 끝까지 책임질수 있을것인가?
(또한 절대 미치(味癡)를 극복하고 도시락가게를 낼수 있을것인가???)
엄기중 (36세, 남) 바른생활 맨. <이현우> “내가 가장 사는 보람을 느낄때는 일을 할 때다.
내가 가장 마음이 편한 곳은 일을 하는곳이다.
내가 가장 하기 쉬운건 바로 일이다.
사랑같은건 내 인생 계획엔 속해있지 않다.
사랑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사랑한다고 떠들어대는 인간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뿐이다.“
한번 목표를 정하면 물불 안가리고 성취해내는 스타일.
야망도 있고, 신념도 있고, 인생의 목표도 확실히 있으나
결코 눈에 띄는 스타일은 아니다.
태봉이 모차르트같은 천재끼가 있다면 그는 살리에르같은 노력파다.
언제나 꾸준히 노력하고 최고의 자리를 향해 가지만
언제나 그가 차지하는 자리는 이인자의 자리다.
허나 분명히 존재감만은 확실히 있는 남자다.
무뚝뚝하지만 할 말은 꼭 하고 넘어가는 그,
불필요한 사치나 허세는 절대 용납 못한다.
검소하고, 조용하며, 품격이 있다.
매사 냉정하고 합리적이며 자신이 정한 규칙과 스케쥴에 따라 움직인다.
심지어 자기 자신한테도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엄격하게 군다.
시간엄수에 대한 약간의 강박증이 좀 있고,
물건의 위치나, 불결한것에 대한 결벽증도 조금 있는 편.
무엇 하나를 결정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린다.
무척이나 꼼꼼하게 따지고 분석하고 고민하고 잴때까지 재다가
결정을 내리면 그 때부턴 누구보다 빠르고 강하게 해치워버린다.
겉으로는 안그런척 하지만 속으로는 소유욕 엄청 강하고, 지는거
절대 못참아하는.. 애정결핍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는 남자.
(게다가 한번 꽁하면 끝장을 보는 타입이고, 뒷끝도 좀 있는 편.
두고두고 마음에 뒀다가 복수할 타이밍을 절대 놓치지 않는 집요한 구석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는 실리에 의해 맺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고 비능률적인 인간을 싫어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게으르고 무능력하고 쓸데없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피곤하고 귀찮을뿐이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사랑보다도 조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건이 맞지 않은 사람은 언젠가는 꼭 안좋게 헤어지고 만다.
일년전 그의 아내가 그러했던것처럼.
(그는 그의 아내에게 많은걸 해줬다고 믿었다. 아내가 뭘 진심으로
원하는지는 알지도 못했고, 사실 관심도 없었다)
그렇게 그는 이혼남의 상태로 이년째 혼자 살아오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혼자 사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아내가 있을때보다 훨씬 더 속편하기까지 했다.
외로울때 하룻밤정도 해결할 여자들은 서울시내에 널리고 널렸다.
그런 세상이니까...
그러다가 우연히 가짜연애를 하고 있는 오달자의 진실을 알아버린다.
사실 그는 이전에도 몇번 홈쇼핑 회사에서 그녀를 본적이 있었다.
홈쇼핑 채널에 런칭하면서 몇번 마주친적이 있었던 것.
(달자에 대한 아주 괜찮은 기억을 가지고 있음)
사내에 바람둥이 남자한테 채였다는 소문도 이미 들었고,
킹카 연하남과 사귄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는중인 그녀,
일하는 스타일과는 달리 연애관계가 꽤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말고는 이것저것 조건이 꽤 맞는 여자였다.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의 일을 존중해주며, 경제권도 각자 알아서
관리해도 서로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만큼 각자의 영역이 확실한데다
무엇보다도 서른셋이라는 그녀의 나이가 마음에 들었다.
물색모르고 철없이 구는 젊은 나이가 아니라
제법 세상도 알고, 인생도 알고, 보채지도 않을것같은 서른셋,
기중에겐 딱 편안한 나이였던 것.
해서, 정식으로 그녀에게 사귀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물론 절대로 결혼이 전제되지 않은 편한 솔로끼리의 만남이었다)
그런데 오달자 이 여자, 보기보다 그리 똑똑한 여자가 아니었다.
허술하고, 너무나 주관적이며, 셈도 흐리다.
나이는 서른셋인데 결혼에 대한 환상은 사춘기소녀와 다를게 없다.
게다가 여섯 살이나 연하녀석한테 돈을 주고 계약연애까지 하고 있다니!
그가 생각했던 서른셋에 관조하는 여자가 아니라
아직도 사랑 때문에 갈팔질팡하는 보통의 철없는 여자였다.
패턴을 알수 없는 여자인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어이없을줄 몰랐다.
더 열받는건 그 따위 삼류건달같은 놈과 감히 비교를 한다는것이다.
아무리 이혼경력이 있다고는 하나 어딜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능력과 외모를 가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 그런 나를 놓고 감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작된 게임같은거였는데.. 근데 젠장!
도무지 논리라는게 통하지 않는 그녀와 얘기하면 할수록 빠져든다.
그다지 이쁜 얼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그녀의 얼굴이
보면 볼수록 그리워진다.
첫사랑에 배신당한 뒤로 다시는 사랑같은거 안하기로 다짐했던 그였다.
아내가 떠난뒤로 두 번 다시 여자같은거 믿지 않기로 다짐했던 그였다.
그래서 속편하고 볼장 다 본것같은 서른셋의 오달자를 선택했는데,
그런데 이 여자도 역시 그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일에서는 뭐든지 다 계획한대로 되는데
왜 여자는 항상 그의 계획에서 어긋나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달자를 좋아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던 청혼을 하기에 이르는데...
과연 그는 오달자에게 따뜻한 봄바람이 되어줄수 있을까?
위선주 (33세, 여) 과거 잘 나가던 리포터, 현재는 홈쇼핑의 전속 쇼호스트.<이혜영> “이젠 사랑에도 거품을 뺄 나이다.
남자라는게 다 뻔할 뻔자, 거기서 거기지.
시작할땐 다 특별해보여도 어느 선만 넘으면 다 똑같아진다.
이왕 다 똑같은거 조건이라도 확 차별화를 둬야지.
돈은 필수, 외모는 선택, 섹스는 자동옵션. 오케이?
행여 조건 안되는 남자랑 사랑에 빠지더라도 결혼은 하지마라.
그냥 즐겨. 그래야 사랑이라도 남지.“
똑똑하고 야무지고 손해보는짓은 절대 안하는 왕깍쟁이.
하고 싶은말 속에 담아두지 못하고 그대로 뱉어내야 직성이 풀린다.
상당히 까탈스럽고 태생적으로다 남을 배려하는 유전자 부족으로
여자들쪽으로는 친구가 별로 없는 편,
하지만 나름대로 쿨하고 매력적인 구석도 많다.
(나름대로 스스로만 아는 동정심도 있고, 우정도 있고, 의리도 있고...)
달자의 신경을 건드리는 재미로 살고 있는 그녀,
달자를 싫어해서라기 보다는 친해지고 싶어서 괜히 딴지를 거는거다.
사람과 친해지는 방법을 잘 몰라 그런식으로밖에 표현 못하는것.
(가끔은 오달자의 어처구니 없는 오지랖에 진짜 짜증이 나기도 한다)
20대의 그녀는 한때 공중파를 돌리기만 하면 얼굴을 비추던,
한마디로 잘 나가는 프리랜서 리포터였다.
그러다 스물아홉이 되던해 갑작스런 결혼발표와 함께
화면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삼년 뒤, 위선주는 이혼녀라는 타이틀을 단채 다시 돌아왔다.
사실 결혼하자마자 두달만에 갈라섰지만,
워낙에 자아가 강하고 에고가 강한 성격때문에 쉽게 복귀하지 못했었다.
(결혼신고를 하지 않았던 그녀는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미혼이다)
그렇게 어영부영 삼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녀가 모아둔 돈도 거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녀는 tv홈쇼핑 채널의 쇼호스트로 조용히 돌아왔다.
예전처럼 활동이 왕성한것도 아니고,
다른 쇼호스트들처럼 실적이 좋아 인기가 좋은것도 아니지만
그저 품위유지비를 벌 정도의 선에서 꾸준히 일해온지 어언 일년.
이제 그녀의 유일한 낙은 오달자 갈구기,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과 엽기찬란한 연애행각 벌이기다.
그녀는 연애에 관한한 천재다.
워낙에 타고난 미모와 늘씬한 골격구조에다
여기저기 온갖 잡지란 잡지들은 다 섭렵해서 잡학다식하기까지 한 그녀,
(어떤 옷을 어느 잡지 어떤 모델이 어떤 슈즈와 매칭했었다라는것까지
달달 외울정도, 혈액형, 별자리, 탄색성따위는 기본으로 꿰고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걸 어떻게 이용해야하는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만나는 남자에 따라 어눌하게, 세련되게, 섹시하게,
때로는 너무나 순한 양처럼 착하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그녀,
남자를 만나는 족족 백전백패의 오달자와는 정반대로
만나는 남자들마다 백전백승하는 선주씨!
그러나 그런 그녀 역시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매일같이 바뀌는 남자들을 상대하느라 체력은 체력대로 소진되고,
아이디어와 아이템도 조금씩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젠 그녀가 좋다고 쫒아 다니는 남자들도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정착할때가 왔나보다.. 하고 뼈저리게 느끼는 그녀,
자신의 마지막 남자를 찾던 중 딱걸린게 바로 신세도다.
자유연애주의자의 탈을 쓴 완전 바람둥이 그 남자를 온전히 자기것으로
만들어가는 그녀만의 앙큼살벌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데...
(달자와는 앙숙 라이벌의 관계로 시작한다.
그녀를 못살게 괴롭히고 가끔은 곤경에 처하게도 만드나
결국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신세도 (33세, 남) 자유연애주의자. 홈쇼핑 채널 pd.<공형진> “널 지켜줄게 하던 시대는 이제 갔다.
이젠 널 즐겁게 해줄게....가 대세다.
나는 여자를 즐겁게 해주는 방법을 천가지쯤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녀들과 하룻밤 자고도 문제 없이 헤어질수 있는지도.
나같은 자유연애주의자를 바람둥이와 절대로 혼동하지 말 것!
내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사랑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느냐.. 그게 핵심이다.“
세련되고 매너좋고 항상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미소남.
남성잡지에서 막 걸어나온 것 같은 완벽한 패션감각에
적당한 센스와 유머까지 골고루 겸비했다.
게다가 온갖 귀족 스포츠까지 즐길줄 아는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
한눈에 보기에도 그는 너무나 가슴 설레는 멋진 남자다.
여자앞에서 그는 자존심이 없다.
여자가 하라면 다 한다. 원하는건 다 들어준다.
그것도 언제나 매너좋고 훌륭하게 여자들이 뻑이 갈만큼 완벽하게.
(매너, 매력, 센스를 겸비한 21세기형 삼종 세트 돌쇠라고나 할까?)
일단 한번 그렇게 여자를 감동시키면
그 때부터 여자들로부터 쏟아져들어오는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명품시계에서부터 명품구두, 명품셔츠에 명품, 명품, 명품...
뿐만 아니라 청담동에서 잘나간다는 레스토랑까지 두루 다 훑어다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상의 하룻밤까지..
천국은 먼곳에 있지 않았다. 바로 그녀들이 천국이었다.
그런 그녀들을 이해못하고 상처주고 군림하려드는 남자들은
전부 다 바보들이다. 어쨌든! 여자들을 즐겁게 해주는건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그의 필살기가 안먹히는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가 바로 위선주다.
도대체 어떤 정공법, 변칙법을 써도 넘어가질 않는다.
그녀에겐 남자에 대한 환상도, 로망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관심갖는건 그녀에게 뭔가 해줄수 있는 남자들뿐이다.
차를 사준다거나, 골프회원권을 갖다 바쳐주는급의 남자들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공을 들여 겨우 하룻밤 같이 잠을 자는데 성공하지만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쿨했다. 전혀 아무일도 없는것처럼 그 다음날이
되자 원래의 모습처럼 시큰둥했다. 미치겠다. 환장하겠다.
어떻게든 저 여자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날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결국 그녀를 진짜로 사랑해버리고 만다.
다른 멍청한 남자들이 그랬던것처럼 그녀를 구속하고 싶어지고,
그녀를 독차지 하고 싶어지고, 그녀를 소유하고 싶어진다.
사랑에 빠진 자기 자신의 모습은 그가 바보라고 생각했던 평범한
여늬 남자들과 똑같았다.
인생 스타일.. 완전 구겨지고 만 신세도,
여기서 진짜 사랑을 멈추고 다시 여러명의 여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본연의 자유연애주의자로 돌아갈것인가,
이대로 한 여자에게 영원히 묶일것인가, 일생일대 기로에 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