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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토토토 |2018.06.06 20:31
조회 576 |추천 0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동업 3년 가까이 하고 접으며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냥 경험한거니 부담없이 읽어주세요 ㅎㅎ

 

20대에 대기업 취업에 실패하고 들어간 직장에서도 계약만료, 적성 등등의 이유로 항상 상사가 업무를 시키면 불만만 가득했고 매사에 핑계를 달기 일쑤였으며 야근이 많네, 주말에 왜 일을 시키네 하며 불만만 가득했었습니다

 

20대 후반에 또 불만을 가지고 다니던 직장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고,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 창업(어떤 업종인지는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을 하게 되었지요...

 

시작하고 1달은 좋았습니다. 남의 밑에서 돈 받다가 내가 사장이 된다는게 이런 기분이었죠

하지만 사업을 하려면 매출이 발생을 해야 회사가 운영이 되고 또 내 급여도 가져 가는건데 생각처럼 매출이 쉽게 발생하지는 않더군요.. 매출이라도 해도 그 돈이 순전히 내 돈이 아니고 거래처 나가야 할 대금, 세금, 공과금, 월세 등등 많은 항목들이 나가게 되니...

 

3달쯤 되었을 때, 고비가 왔는데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순이익이 많이 남을 수 있는 일거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돈 가져가고 그 이후에는 매출 상황이 조금 나아 지더군요...

 

그때 같이 시작한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나 포함) 우리가 해서 될게 아니다 직원을 뽑아서 잘하는 사람이 매출을 발생시켜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한다고 의견이 일치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보증금이 거의 들지 않는 사무실에서 시작했는데 규모가 있는 사무실로 옮기려고 하니 보증금이 1000만원 이상씩 들더군요...

 

보증금과 집기들, 중개수수료 등 해서 같이 동업을 하는 사람들이 동일하게 자금을 모아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이때부터가 문제였던 거겠죠... 취업포털에 채용공고를 올리니 구직자들이 꽤 많이 지원을 하더군요... 면접도 보고 사람채용해서 교육도 하고 동일 직종 다른 회사보다 높은 급여를 주기로 하고 직원들을 채용해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오고 나가고 하는 것은 작은 회사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스스로 위안 하면서요...

 

처음에는 매출에서 부가세 빼고, 종합소득세 대비해서 영수증 잘 모으고, 현금영수증 처리도 사업자 앞으로 잘 하고 직원들도 신경써 가면서 운영해 보려고 했고, 동업자들과 내가 가져가는 급여도 조금씩 오르더군요... 몇개월 정도 지났을 때, 거래처(편의상 거래처라고 할게요)에 들어가야 하는 목돈들이 있는데 미뤄서 운영이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이 매출을 발생시키고 그 돈이 회사에 먼저 들어와 있다가 거래처로 돈이 나가야 하고, 직원들은 클라이언트(?)에게 돈을 받는 무튼 뭐 그런 식의 수익구조 였습니다.

 

거래처로 나가야 하는 돈을 미뤄야 하는 주체가 직원들이 되는 것이죠... 직원들이 미룰 수 없다. 아니면 퇴사 하겠다라는 말이 슬쩍 슬쩍 들려오더군요...  

그때 동업자들과 논의 후 필요한 돈을 동일하게 개인 대출을 받아서 막자라고 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대출이라는게 사업자 대출로 공동 책임으로 법적 책임이 되지 않는 한 개인대출은 금리도 다르고 각자의 한도도 모두 다르죠...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생각으로 우리 빨리 매출 내서 이돈 후딱 갚아버리자 으쌰으쌰! 뭐 이런 분위기가 연출 되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대출? 받을 수 있다 잘 빌려서 잘 갚으면 된다 이런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생각처럼 매출은 발생이 되지 않았고, 때 되면 3개월마다 한번씩 나오는 부가세, 사대보험료, 원천세 등등 다양한 명목으로 세금들이 마구 날아왔습니다. 세금에 개인대출을 받은 이후에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에서 개인별 대출금을 가져갔죠... 현금으로....

 

그러다가 또 현금이 필요하게 되자 개인 신용카드로 회사에 카드를 긁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사용했죠... 사업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부가세는 고스란히 회사에서 국가에 내야 하는 몫인거... 아시겠죠...?

 

처음에는 500만원이 필요하면 무이자 할부가 되는 한도까지 5개월, 3개월 이런식으로 쓰다가 나중에는 회사돈으로 이자 처리하면서 할부를 늘려서 긁게 되더군요... 할부가 쌓이면 매달 나가야 하는 돈은 또 많아지고....

 

어느순간 직원들 급여날이 무섭더군요... 급여는 현금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들 돈구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처음에는 동업자들이 동일한 금액을 구해오자 라는게 우리의 취지였기 때문에 지인에게 빌리든, 2금융권에서 빌리든 회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돈을 구해왔었죠...

 

저는 2금융권까지 이용은 안했습니다. 다행히 지인이 큰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 분에게 빌리고 나눠서 상환하는 형식으로 다른 동업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돈을 가져왔습니다. 이 순간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되어 버린 것 같네요

 

2년이 지났을 무렵 더이상 돈을 빌려오는 건 무분별한 빚만 늘어나고 갚을 능력이 안된다는 판단이 들어서 제안을 했습니다. 더이상 돈을 빌리지 말고 우리가 나서서 한번 매출 올려보자. 하지만 동업이라는게 다들 똑같은 정도로 일을 하지 않고 누군가는 불만이 생길수 밖에 없죠 자본주의의 특성상... 제가 열심히 하고 다른 사람이 못했다는게 아닙니다 그냥 동업의 특성을 말씀 드리는거죠...

 

하지만 저를 제외한 다른 동업자들은 이번에도 돈을 빌려야 한다고 했고, 어찌어찌 어느정도 몫을 구해왔습니다. 다른 동업자들은 산X머니,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오더군요.... 이때부터 마음이 떳습니다. 원래 에이티엠기 수수료도 아까워하는데 고 금리의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사업을 유지해야 하나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다른 동업자들 몰래 연차 등을 활용해서 취업을 알아봤죠... 다른 곳으로... 하지만 사업했던 경력과 다양한 이유로 취업이 쉽게 되지는 않더군요... 이쯔음 부터 동업자들과 제 급여는 가져갈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들 알아서 벌어놓은 돈 까먹고 회사에서 벌어서는 빚갚고 직원들 급여 주기 급급했죠....

 

3달 정도를 버티다가 동업자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그만 두겠다고... 남은 빚이나 이런것들을 n분의 1로 가지고 나가라더군요... 망해가는 사업체 두고 혼자 떠나며 내 대출금까지 갚아달라고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거래처에 들어가야할 돈들, 세금 연체 된것들 등등으로 다 떠안으라는 말에 다툼도 많았고, 결론이 나지 않아 어영부영 돈도 벌리지 않는 사업체에서 또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버티다가 도저히 더는 버틸 수 없어서 제안을 했습니다. 회사 보증금 빼서 작은 곳으로 옮기고 직원들도 최소화 하고 한번 해보자고...

 

처음에는 다른 동업자들은 지금 상황에서 직원 뽑아서 더 키울 수 있는데 회사 옮기면 매출이 나겠냐라는 반응이더군요... 당시도 매출은 거의 없던 상황이었는데도...

결국 다툼 끝에 회사 옮기는 것에 다들 동의했고, 직원들은 그 전부터 많이 나갔었는데 사무직 1명, 영업직 1명은 두기로 합의 봤습니다

 

그러기 전에 이미 남은 직원들 급여도 밀리기 시작했구요....

당시 나갈돈들도 많고 남은 직원들은 회사 상황 알고 본인들 급여 받을 때까지 받으려고 남았던 직원들이었습니다. 쉐어 사무실로 옮겼구요 월세 5분의 1수준, 보증금 3분의 1수준으로 옮겼습니다.

 

그때 한번 더 제안을 했습니다. 다들 나가서 단기 알바라도 하자고... 사무실에는 번갈아 가면서 1명 정도씩만 나오고 직원들이 매출 하게 하고(업무 특성상 외부에서도 걸려오는 매출은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나가서 돈 벌어와서 직원들 급여라도 제때 주자고... 아니면 직원들 다 내보내는게 맞다고... 처음에는 다들 동의하더군요... 물류센터 이런 곳에서 알바 하면 하루 8~9만원 정도가 익일 지급이 됩니다. 4명이면 하루 30만원 정도고 한달이면 천만원 언저리로 현금이 들어오더군요... 매출이 아닌 정말 바로 쓸수 있는 현금이... 그때 먼저 나가서 일을 해서 벌어 왔습니다. 하지만 의견은 또 맞지 않더군요... 먹고 살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결국 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n분의 1로 모든 채무 떠앉겠다고 하고 아직 청구되지 않는 금액이나 대출금 등 전체 금액에서 제 앞으로 된 금액 뭐 하고 뭐하고 해서 나누고 공증도 받고 해서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후에도 물론 돈 관계로 자잘한 일들은 많았지만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고 저는 그 후에 지방으로 내려와서 물류센터에 계약직으로 들어가서 (연장수당, 휴일 수당이 모두 제공됨) 연장은 다 하고, 주말도 하고 주말에 출근이 없거나 하는 날은 또 다른 투잡도 뛰고 열심히 벌었습니다. 세금떼고 400가까운 돈을 벌고 했는데 제가 쓸수 있는 돈은 거의 없더군요... 당연히 열심히 벌어서 쓰겠다가 아니라 벌어서 빨리 갚고 내 살길 찾겠다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꾹 참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 합의된 세금은 2017년도 개인 종합소득세 까지였기 때문에 이제 6월이니 마무리가 되었네요 ㅎㅎ

 

아직도 제 앞으로 된 빚들 갚기 까지는 죽었다 생각하고 일할 생각입니다.

창업을 했던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주도적으로 한 회사를 경영해봤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업이라는 것이 잘되면 문제가 크게 발생은 안하는데 안되고 빚이 생기고 하니 끝이 좋지 않더군요 나머지 동업자들은 아직도 사업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에서 다들 말하죠 동업은 안된다 하지마라. 하지만 사람이란게 난 잘할 수 있어 큰돈 가지고 시작하지 않으니까 쉽게 발 뺄 수 있을꺼야. 이런 생각으로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힘을 모아서 창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돈 문제가 오가면서는 문제가 커지고 끝이 좋지 않은걸 실제로 경험해봤네요 ^^

 

뭐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동업은 하지마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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