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자 직장인입니다.제가 다니는 회사는 여초도 아니고 남초도 아닌, 성비 반반 정도의 회사예요.
규모는 나름 큰 편이고 육아휴직 제도도 잘 지켜지는 편이라 출산 후 복직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저희 팀 동료 한 명도 아이 하나 있는 워킹맘인데요, 이 동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요.아이가 있으니 어느정도 배려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해요.같은 팀 멤버니까 그 정도는 할 수도 있죠.하지만 좀 정도가 심해요.
일단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번까지도 아이 때문에 조퇴 지각을 해요.아이가 아침부터 열이 났다. 어린이집 데려다주는데 애가 너무 울어서 출발을 못했다.아이 병원 가야해서 조퇴하겠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넘어졌다고 연락이 왔다.오늘 아이 생일이라 가서 준비해야 한다.
이유도 너무 많아서 기억도 안나네요.
문제는 같이 프로젝트 하는 팀원이 저 포함 셋이고 또다른 한 명은 팀장님이라 일을 나누기도 애매해요. 결국 이 동료가 못하는 일은 고스란히 저한테 넘어오는거죠.
이 워킹맘 동료가 아이 때문에 칼퇴하는만큼 저는 남아서 일해요.저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죠. 밤 12시까지 야근하는 것도 아니니 야근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퇴근 시간은 6시인데 8시나 9시 아주 애매하게 끝나요.
이게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요.저도 사람인데 슬슬 짜증나죠.
지난 주에는 애가 열이 난다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고 조퇴한다고 하더군요.제가 한숨을 푹 쉬면서 알겠어요. 하고 별 말 없으니 기분이 상했나보더라구요.평소엔 아이 괜찮냐고 걱정하면서 잘 들어가라고 해주거든요.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퇴근하더니 그날 밤 장문의 카톡이 왔네요?
일찍 조퇴하고 가서 미안하다.하지만 맞벌이라도 아이 낳으면 고스란히 아이는 엄마 책임이 된다.나중에 아이 키워보면 공감하겠지만 나도 노력하는거다.아이 낳으라고 장려만 하고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는데 이 나라에서 워킹맘으로 사는 거 굉장히 힘들다.
대충 이런 소리를 줄줄이 써서 보냈는데 어이가 없더라고요.내가 낳으라고 장려했나요?ㅋ
솔직히 아무 상관 없는데 무상으로 제일 많이 돕는 게 저 아닌가요?제가 가족인가요 친구인가요.단순한 회사 동료라는 이유로 이 사람이 해야할 일 적어도 4분의 1은 제가 하고 있는데요?
저도 화가 나서 나름 배려한다고 하는데 뭘 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그냥 이렇게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 그냥 별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는데 오늘 제가 월차 쓰고 쉬고 있는데 카톡이 왔어요.자기 오늘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만 도와주면 안되냐고요...-_-읽씹하고 있는데 뭐라고 해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 없는 사람은 할 일이 하나도 없이 한가하다 생각하는건지,아이가 있으면 얼마든지 배려 받아야 한다 생각하는지 그냥 이해가 안 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