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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언니가 강제로 끌려갔어요...

ㅇㅇ |2018.06.14 22:27
조회 234 |추천 0

안녕하세요, 쓴이는 중3 여학생입니다.
일단 내용이 길어질 것 같으니 음슴체로 쓸게요.

쓴이는 3살 차이나는 친언니가 한명있음. 올해로 19살인 언니임.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 언니랑 나는 우울증+공황장애를 앓고 있음.
쓴이는 외향적인 것 같아도 은근 내향적인 성격임.
근데 작년 말에 언니가 슬럼프+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약 먹고 자살시도를 한거임.
쓴이한테 형제, 자매라곤 언니 하나 뿐인데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니까 앙숙 같이 매일 싸워댔어도 덩달아 침울해짐.

아무튼 그래서 쓴이랑 언니는 둘 다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고 있고 약도 먹고 있음.
근데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언니는 그런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거임...
원래도 겉모습만 언니지 정신연령은 내가 언니인 것 같다며 가족들이랑 나랑 언니랑 항상 우스갯소리로 말을 했음. 근데 정신연령 격차가 확 벌어진 느낌?
언니가 더 성숙해지기는 커녕 더 어린애 같아짐...
그래서 나도 부모님도 언니 감당하기는 버겁고, 그렇다고 티를 내기엔 언니가 또 무슨 일 저지를까 노심초사하며 매일매일을 보냄.

근데 오늘 갑자기 일이 터진거임.
나는 학교 숙려제도로 현재는 학교에 일주일에 한번 등교를 함 그래서 오늘도 당연히 집에 있었음.
그에 반해 우리 언니는 학교를 갔고 부모님도 맞벌이셔서 출근하심.

근데 엄마한테 전화가 오후 5시 쯤에 와서는

엄마 : 엄마, 언니네 학교 갈 일이 있어서 언니랑 좀 이따가 같이 갈게~

이러심. 우리 엄마는 내가 거의 집에 혼자 있어서 퇴근할 때는 반드시 전화로 말을 해주심. 그래서 알겠다 하고 기다림.

근데 거의 오후 9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 아빠한테서 전화가 옴. 아빠는 퇴근할 때 엄마한테 전화하는데 나한테 전화해서 좀 의아해했음.

아빠 : @@아 아빠 지금 너네 엄마랑 언니랑 같이 집에 가고 있거든? 집에 먹을 것도 딱히 없고 해서 집 앞에 @@에서 먹을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이러심. 이때까지만해도 별 문제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임. 근데 인터폰에서 우리 집 차가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다는 알림이 뜨고 나는 양말을 신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이더니 언니가 들어오는 거 ;; 나는 내가 지하주차장으로 가려했는데 언니가 오니까 부모님도 같이 올라오셨나 싶어서 현관문 쪽을 내다보니 언니 혼자만 올라온거였음.
그냥 본인 가방 내려놓으려 온건가 싶었는데 표정이 그게 아니었음. 진짜 정색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오오라가 풍김... 좀 쫄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뒤이어 부모님도 집 안으로 들어오심.

언니는 본인 방 안에 들어가 있고
부모님은 한숨만 죽어라 쉬시고
나는 상황을 모르기에 그냥 입다물고 있었음
근데 아빠가 차에 핸드폰 놓고 오셨다며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셨고 엄마는 언니 방 문 열더니 언니랑 뭐라 말하는거...근데 언니가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무슨 약을 챙겨 들어갔는지 대화내용이...

엄마 : 너 그 약 뭐야
언니 : (대답 안 하고 보란 듯이 알약들을 먹음)
엄마 : 너 그 약 뭐냐니까?
언니 : ......

(아빠 돌아오심)

엄마 : 오빠 쟤 약 먹었어
아빠 : 무슨 약?
엄마 : 몰라 말을 안 해...
아빠 : ###, 너 무슨 약 먹었어
언니 : ......
엄마 : 내가 물으니까 대답 없이 대놓고 알약 한웅큼을 물이랑 넘겼어......
아빠 : 너 무슨 약 먹었냐고
언니 : ......

이 질문과 묵언을 반복하다가 아빠가 베란다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고 오시더니 다시 언니 방에 가셔서는

아빠 : 너 마지막 기회야, 이 집에서 나랑 같이 살고 싶으면 대답하고 그러기 싫으면 대답하지마. 너 무슨 약 먹었어?
언니 : ...알약
아빠 : 그니까 무슨 약 (진작에 화나심)
언니 : 잠 오는 약이랑... 병원에서 준 약
아빠 : 하......

그러곤 아빠가 거실로 오셔서 112에 전화를 함...

아빠 : 아 예, 저희 애가 약을 스무알 정도 먹었는데요... 무슨 약인지는 자세히 말을 안 하고, 얘를 강제로라도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 같은데 112에 전화를 해야할지 119에 전화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걸었습니다.

(통화 음량이 커서 조금 떨어져 있던 나한테도 다 들렸음)

경찰 : 댁 주소 좀 불러주시겠어요?
아빠 : @::@#_#."@#
경찰 : 그쪽으로 경찰 세명이랑 119도 보낼테니 기다리셨다가 공동현관 호출벨 울리면 현관문 열어놔 주세요.

이러고 끊고는 정적...이다가 몇분 후에 공동현광 호출벨이 울림. 우리 집은 1층이어서 아빠가 바로 현관문을 열고 고정시켜둠.

경찰1 : 자녀분 방이 어느 쪽이죠? 아 저 쪽...
경찰3 : 어머님 아버님 되시죠? 상황 설명 좀 자세히...
엄빠 : ~~~#~@~~#*~~&

경찰1 : 무슨 약 먹었어요?
언니 : ......
아빠 : 잠 오는 약이랑 애가 정신과에서 처방한우울증 약 먹고 있는데 그 약 두개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애 엄마 말로는 한웅큼 정도... 한 스무알이라고 하더라고요
경찰1 : 부모님은 강제적으로 병원에 데리고 가기를 원하시는 거죠?
아빠 : 예.
언니 : 나 병원 안 간다고
경찰2 : 약을 드셨다매요... 그럼 간단한 검사라도 하셔야죠 ;;
언니 : 아니 제가 괜찮다고요, 그니까 제 방에서 좀 나가주세요.
경찰1 : 무슨 약을 얼마나 먹은건지를 자세히 말해줘야 나가죠, 저희도 그거 아니면 여기 들어올 이유 없습니다.
언니 : 아 그냥 약 먹었다고요.
경찰2 : 지금 가서 검사라도 받아 보시는ㄱ...
언니 : 저 괜찮다고요. 병원 안 가도 돼요, 알약 스무알 먹는다고 죽어요? 아니잖아요 그니까 가시라고요.
경찰2 : 죽는 건 아니지만 신체에 영향을 끼쳐요. 지금 당장은 멀쩡하다 해도 후에 부작용같은 거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지금 가보자고요. 그렇게 떳떳하면 간단한 검사 몇개는 받아보실 수 있잖아요.
아빠 : 애가 지금 우울증이어서 판단을 이성적으로 못하는 상태니까 그냥 강제로 데려가 주세요.

(마침 구급대원 옴)

언니 : 우울증이어도 판단 제대로 할 수 있거든?
아빠 : 너가 그래서 죽으려고 약을 먹었어???!!!!!!! 너 작년 말에도 죽으려고 약을 몇십알 삼켜댔으면서 지금 이러는 것도 당연히 자살하려고 그런 거 아니야??!!!???!
경찰1 : 그럼 부모님께서 강제로 하시는 걸 원하신다면 그렇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다만 여학생이어서 남자인 저희가 강제로 하기엔 좀 민감해할 수도 있으니 부모님도 협조 부탁드려요.

언니 : 나 안 간다고!!!!!(빼액)

(하지만 강제로 끌려감)

이러고는 엄빠랑 언니랑 구급대원 경찰관 전부 병원으로 가고 지금 집에는 나 홀로 있음...
언니가 이런 적이 처음이 아니고 올해에 4, 5번 정도는 난리 친 적이 있는터라 약간의 내성?으로 그렇게 안절부절한 상태는 아니고 조금 혼란스럽긴 했지만 언니가 그렇게 가고 금방 진정 돼서 쓰는 글임...
두서없이 쓴데다가 방금 전 일이 너무 생생히 기억나서 급하게 음슴체로 써버려가지고 장난글처럼 보실 수 있겠지만 진짜 기억 날려서 잊으면 잊었지 과장이나 거짓들어간 거 하나도 없음...

멘탈은 복구 돼서 이렇게 글을 쓰지만 아직도 참 답답한 심정임. 부모님이 그동안 언니랑 나 케어하시는 거에 참 힘들어 하셨어도 배아파 낳은 자식, 여태껏 키운 자식이라 그런지 계속 참으시다가 이젠 두분 다 터졌나봄...
나는 그래도 정신 차린 지는 꽤 돼서 부모님 상태를 알고 있기에 진짜 부모님이랑 언니 둘 다 상태가 심각해질 것 같애서 그나마 자주 보던 판에다 글을 올림...
내가 진짜 믿는 소수의 친구들은 나랑 언니가 우울증인 건 알지만 이런 가정사까지 세세히는 몰라서 대뜸 털어놓기도 뭐하고... 아직도 복잡해서 내가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암튼 그래서 댓글이나 조언 조금이라도 얻어가려 글을 적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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