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으로만 글 보다 너무 속상하고 슬프고 큰 고민이 있는데 어디에 말 할지 모르겠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지금 제가 멘탈이 나가고 손도 떨리고 그래서 오타도 많을테고 이해가 잘 안가실 수도 있지만 최대한 진정해서 써 볼게요. 남친과 저는 둘 다 대학생입니다.
6월 25일.개강하고 집에서 남친 연락을 기다리던 저에게 카톡 하나가 왔습니다. 남자친구 폰으로요. 남친 친군데 이메일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였습니다.
이메일을 보니 남친 친군데 제 남자친구가 방금 차에 치였고 응급실에 누워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바보같이 실려가는 도중에 제게 연락을 해달라 했더군요....
저는 지금 해외 체류중이라 병원에 찾아 갈 수 없는 노릇이였기에 발만 동동 구르고있었습니다. 울면사요. 정말 눈물이 그렇게 많이 나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가족중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분이 계셔서 그런지 더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정말 무서웠기도 하고요.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봐 겁이 났습니다.
차에 치여서 과다출혈에 의식불명이라는 소식을 들었을땐 눈 앞이 깜깜해지더군요. RH-형이라 피를 찾지 못할까봐 정말 불안했습니다. 다행히 친구분께서 검사 결과가 나올때마다 이메일을 주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중환자실이란 소식에 월요일엔 정말 뜬눈으로 밤을 새고 밥맛도 없어 2일째 굶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눈을 못뜨더니 어제 새벽에 의식을 찾아서 친구분 도움을 받아 연락 했습니다. (이틀 내내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ㅠㅠ)
실려가면서도 저 찾고, 자다 깨서 저 찾고, 월요일 새벽에 잠깐 의식 돌아왔을때도 제 이름 불렀다는 말에 울었고, 왼팔이 돌아가고, 갈비뼈에 금이 가고, 이마는 다 찢어지고, 전신 깁스에 링겔이 꽂혀있단 말에 또 애같이 엉엉 울어버렸고요.... 멀쩡한척 하지만 투석기 달고 바보같이 웃어주는데 참 뭉클했습니다. 다행히 괴물같은 회복력덕분에 다음주면 퇴원 할 수 있다 해서 통원치료 받을 생각인가봐요.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차에 치이면서 머리에 충격이 가해졌는지 기억을 약간 잃었더라구요.언젠간 돌아올 기억들이라지만 지금 어떻게 해야할ㅈ; 모르겠습니다.깨어나서 내일 수업은 빠져야겠다고 했고 (저번주에 종강했습니다), 제가 보낸 소포가 왔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더군요 (종강하면 집으로 보내지게 5월 말쯤에 계산해서 보냈습니다).의사가 말 해주길 6월 중순부터의 기억과 어릴적 기억 그리고 본인이 기억하기 싫은 기억들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원래 남친에겐 제가 두번째 여잔데, 첫사랑이 많은 상처를 주고 떠났는데 그분에 관한 기억이 통째로 사라져 저를 첫사랑으로 기억해버리는 식으로 뇌가 빈곳을 그냥 끼워맞추는 듯 하더라구요.
억지로 기억을 떠오르게 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해서 저도 아직 종강 안 한 것 처럼, 6월 중순인것처럼 행동하려 하는데 이게 뭐랄까.... 너무 힘드네요. 거짓말을 제가 진짜 못하는 성격인데 얼굴 하나 안바꾸고 연기 해야하는 것도 그렇고, 아파하는데 옆에서 아무것도 못해주는 제가 너무 밉고.... 절대 남자친구를 포기하려는건 아닙니다!!그냥...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글 올려봅니다.저희가 같이 한 얘기를 기억 못한다는게,저희가 같이 나눈 추억들을 기억 못한다는게, 저희가 같이 하기로 약속했던것들을 기억 못한다는게 너무... 너무 힘들고 속상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지금으로썬 기억 못하는 추억들이야 더 만들어 채워가면 되지만 일요일에 같이 주문한 옷들이라던지, 월요일 아침에 같이 포장한 친구 생일선물이 탁자위에 올려져있는걸 보면 또 머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할텐데 뭐라 해야할 모르겠고, 의사가 지금은 그냥 말 맞추는게 좋다해서 저도 기억 안나는 척, 모르는 척 하고있긴한데, 나중에 기억이 돌아오면 저에게 배신감?비슷한게 들면 어쩌지... 란 생각들에 오늘도 힘드네요...
정말... 조언이 필요합니다. 남자친구가 더 힘들겠지만, 상황을 다 알고있는 저도 남자친구만큼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조금 힘드네요ㅠㅠ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거라면 따끔하게 혼 내주시고... 이런걸로 자랑하고싶진 않지만... 한번만 수고했다고 해주시면 진짜 진짜 감사할것같아요.... 여러분들의 조언과 응원이 절실한 밤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