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편은 선생님이고 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전 출판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매우 독실한 기독교인입니다. 술담배를 아예 안하고 혼전순결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사실 그 올곧은 모습이 좋아서 제가 먼저 고백했었습니다. 관계도 그 사람이 먼저 혼전순결을 지키고 싶어해서 결혼 후에 가졌고 남편에겐 제가 첫 상대였습니다. 이제 결혼한지 6개월 되었네요. 근데 요즘 남편의 태도때문에 이해를 하려고 하더라도 남편의 삶에서 제가 1순위가 아닌 것 같아 화도 나고 기분도 많이 상합니다. 남편이 저랑 함께 해주는 시간이 없어요. 봉사활동하고 교회가 우선순위입니다.
연애를 1년 반남짓하고 결혼했고, 결혼하기전에도 아기를 가지고 싫다고 결혼후에도 연애하는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남편에게 말했었고, 남편도 동의했습니다. 근데 지금 신혼 6개월차인데 남편과 같이 저녁을 먹기가 힘듭니다. 학교에서 빨리 오는 날도 있을텐데, 남편은 학교에서 빨리 끝나면 바로 아이들 공부방을 갑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하기 힘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모아서 차린 공부방인데요, 비용은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듯 하지만 애들을 지도하거나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남편이 그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남자란 이유로 여러 직책과담임을 맡고있어서 피곤할텐데도 학교에서 빨리 오는 날도 부득불 공부방가서 애들과 같이 있다가 늘 11시반 12시 이렇게 옵니다. 평일날 저녁을 같이 먹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리고 토요일날 쉬는날은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을 갑니다. 주로 치매 노인들 씻기는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저한테는 한번도 같이 가자고 한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같이 봉사활동 한 애들을 뭐 먹이고 오는지 저녁에 들어와요. 완전 파김치가 되서. 이런 생활 패턴을 교사되고 나서 계속한 것 같아요. 너무 피곤해보여서 제가 뭐라하지도 못하고 그 사람은 씻고 10시에 바로잡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제가 자는 동안 아침밥 차려놓고 바로 교회로 나갑니다. 그리고 예배만 드리고 오는게 아니라 뭐 교회에서 밥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그러고 오는 것 같아요. 오면 음식 냄세가 진하게 베어있거든요. 그리고 남편이 오후에 오면 그게 저랑 남편이 일주일동안 보내는 시간에 전부입니다. 그때 남편하고 외식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그래요.
전 솔직히 좋은 일 하는 것 좋지만, 그렇게 일주일 내내 사실상 쉬지도 못하고 파김치가 되면서까지 그렇게 봉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은 이제 습관이 되서 괜찮다는데, 늘 피곤한 모습 보면 그게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서운한 것은 남편의 그런 생활에 저는 1순위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늘 공부방에 그 가난한 아이들이 먼저고, 교회 봉사가 먼저에요. 퇴근하고 바로 공부방으로 달려가서 애들하고 같이 공부하는게 저랑 시간 보내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신혼들은 정말 연애하는 기분으로 같이 퇴근하고 같이 데이트도 하고 그런다는데, 우리 부부는 일요일날 외식 한번이 끝이고 그나마도 남편이 너무 피곤해하면 제가 눈치가 보여서 그냥 집에 있어요. 요즘 남편에게 너무 서운하고.. 이럴거면 결혼 왜 했나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사실 남편이 참 좋은 사람은 맞습니다. 술,담배도 전혀 안하고, 여자 지인은 다 교회쪽이라 이상한 일이 생길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신앙을 강요한적은 단 한번도 없고, 제가 한번 싫다고 하니까 교회 가자는 말도 이제 전혀 안합니다. 저한테 다정하고 아침잠이 많은 저를 위해서 제가 장을 봐오면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도 차려주고 틈틈이 집안일도 최대한 많이 해주려고해요. 근데 그러면 뭐하나요? 정작 저랑 같이 있어주는 시간이 적은데요. 그냥 제가 원하는건 공부방 일주일 내내 가지말고 토요일날 저랑 같이 있어주는 것 뿐입니다.
사실 이번주에 남편하고 좀 싸웠습니다. 연애하면서도 남편하고 이렇게 싸운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싸웠어요. 제가 좀 날이 서있었던 건 맞습니다. 남편이 토요일날 자정 늦게 들어왔거든요. 제가 왜 이렇게 오늘 늦었냐고 물어보니까 봉사활동을 하고 공부방에서 애들 수학 좀 알려주다 왔답니다. 순간 화도 나고 서럽더라구요. 토요일날 나랑 한번도 밖에 같이 나간적 없으면서, 애들하고는 저렇게 같이 있는 사람. 화가나서 남편에게 좀 심한말을 했습니다. 같이 공부방에 있는 학생들중에 예쁜 여고생이 있는 모양이라고 그래서 늦게 들어왔냐고 남편이 처음으로 화를 내더라구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저도 참았던 말을 남편에게 쏟아냈습니다. 남편이 잠잠히 제 말을 다 듣고 저한테 미안하다고 말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첨으로 저한테 그동안 안했던 말을 하더라구요. 당신이 믿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없었지만, 이제까지 자기 삶을 이끌어왔던건 신앙이고 자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주님의 은혜이며 그 은혜에 보답할 길은 자신이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봉사하는거라고 하더라구요. 가난하고 학원갈 여력이 없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주님이 자신에게 주신 자신의 사명이라고 합니다. 자신아니면 공부방 학생들 케어 해줄 사람이 없어서 이해해 달라고 합니다. 사실 남편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한번도 한적이 없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전 기독교 신앙도 없고요. 제가 그래서 그 나보다 잘난 신앙이 더 중요하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을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당신 정말 날 사랑하는건 맞냐고, 주님보다 날 사랑하냐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이 그런건 비교하는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화가 나서 그날은 제가 쇼파에 가서 잤어요. 아직도 그 사람에게 너무 서운합니다. 대체 이럴거면 저랑 왜 결혼한걸까요? 보이지도 않은 신과 자신과 상관도 없는 그 아이들이 아내보다 중요한가요? 가끔 너무 서러워요. 대체 어떻게 해야될지 남편을 어디까지 이해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