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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귀신의 존재를 믿니?

ㅇㅇ |2018.07.16 00:12
조회 65,233 |추천 60
우선 이야기상 말 놓는 거에 대한 양해를 그리고 사과 먼저 할게. 핸드폰으로 쓰는 거라 맞춤법도 엉망이만 이해해줘.


안녕 난 현재 이십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평범한 여자 사람이야.

지금의 난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서워 하고 티비에서 상영해주는 미스터리 극장같은 걸 보면서 신기해하는 정말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내 삶이 늘 그래왔던 건 아니였어. 

망각은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라고 했던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한 7살부터 11살이 될때까지 내 삶은 평범한 삶과는 아주 먼 이야기였지.


난 9살이 될 때까지 천장에 전등이 혼자 깜빡이던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연필 혹은 종이기 휘리릭 굴러가던지 그것도 아니면 벽을 누군가가 드드득 긁어 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게 정상인줄 알았어.


말도 안 됀다고? 아니. 정말이야.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게 비정상이라고 내게 말해주지 않았거든. 그러던 어느 날, 나와는 달리 귀신의 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언니와 함께 방안에 있었어.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내 주변에서는 이상 현상이 일어났고, 전등이 홀로 깜빡이고 연필이 또르륵 굴러떨어지는 걸 본 언니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난 뒤늦게서야 이 모든 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


비가 오던 날 밤. 혼자서 집을 지키던 날을 기억해. 엄마는 언니를 데리러 바깥에 출타하셨을 시간이었어. 분명 혼자인데, 부엌에 있던 라디오가 저절로 켜지면서 무척이나 우울한 남성의 목소리가 날씨 예보를 해주던 것. 식탁의 식탁보가 저 홀로 슥슥슥 뽑히던 것. 바닥에 놓여있던 신문지 두 장이 공중부양을 하더니 중간에 뭔가가 서 있기라도 한듯 그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던 것. 
그날 난 그것들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것 같아. 여성도, 남성도 아닌 기괴한 목소리. 흡사 테너와 소프라노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기를 쓰고 악을 질러대는 것만 같던 목소리. 그것들은 사람의 언어를 쓰고 있지 않았어. 그리고 어린 나이였는데도 알 수 있었지어. 아. 분명히내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구나. 악령이구나. 그 순간 극도의 두려움이 몰려오더라. 

어린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단 세 가지. 십자가. 성호. 그리고 찬송가. 미리 말해두는데 그 때 나는 어렸어. 제대로 된 신앙심 따위 있을리가 없었지. 그래도 그런 거에 신경쓸 때가 아니었어. 난 나 나름대로 열심히 십자가를 그었고 대충 기억나는 대로 성호를 그었으며 종국에는 고요한 밤이라는 찬송가를 불렀어. 가사도 잘 몰라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거 두 절만 계속 반복했던 것 같아.

근데 소용이 없더라. 오히려 그것들의 화를 부채질 했던지 그건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게 달려왔어. 소스라치게 놀란 내가 죽기살기로 현관문을 향해 달린 뒤 젖먹던 힘을 다해 문을 닫는데 닫히는 그 틈새 사이로 문에 짝 하고 붙던 그 신문지의 모습. 그리고 그 소리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


엄마는 자꾸만 계속된 이상현상과 내 불안감에 나를 데리고 신부님께 찾아가려고 할 정도였어. 슬프더라. 나는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것들은 내 주변에만 자꾸 나타나서 나를 괴롭히는지. 내가 원해서 겪는 것도 아닌데. 왜 주변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더 나아가선 내게 악령이 뒤집어 쓰인 것처럼 대하는 건지.


맹장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던 날이었어. 걷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링겔을 들고 천천히 이리저리 복도를 돌아다녔어. 그러다가 어느 정도 회복된 후, 나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연습을 시작했어. 이층. 삼층. 그리고 어쩌다 보니 마침내 사층까지 올라갔어. 
근데 이상하더라. 사층은 다른 층과는 달리 무척이나 어두웠거든. 불이 하나도 켜져있지 않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고. 비상구 문을 열고 복도 안쪽을 들여다 봤어. 역시나 무척이나 어두웠고 사람의 기척 따윈 찾아볼 수 없었어.


누구 없어요? 하고 묻는데 내 목소리가 그대로 메아리 쳐서 돌아오더라. 주변을 살펴보니 401호 402호 403호. 병실이 주르륵 있었어. 갑자기 왠지 무서워서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어. 그리고 내 병실로 돌아와 그일을 잊고 있다가 주사를 놓으러 온 간호사분께 칭찬받으려고 계단 오르는 연습 얘기를 하다 그게 기억났어. 그래서 물었어. 4층은 이제 쓰지 않는 곳이냐고. 그랬더니 간호사분 표정이 이상하더라.


4층? 4층이라니?


몇 번 중얼거리던 그분이


아 혹시 F층을 말하는 거야? 

이러시더라. F층이 뭐냐고 물으니까 병원에서는 4라는 숫자를 불길한 숫자라 여겨서 숫자 4 대신 F로 대체해 쓴다더라. 게다가 그 층에는 병실 자체를 들여놓지 않는다고......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는 나를 못 믿는 눈치였어. 그래서 난 직접 간호사분을 이끌고 다시 계단을 올랐어. 이층. 삼층. 그리고 삼층 위에는 놀랍게도...... 4층이 아닌 F층이 있더라. 게다가 내가 기억하던 곳과는 달리 무척이나 밝고 활발한 곳이었지. 그곳에는 간호사분의 말씀대로 병실은 없었어. 대신 직원 휴게소나 미팅 룸같은 게 있었지.


아니. 분명히 있었는데...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라가 보니..... 옥상이 나오더라.


내가 기억하던 4층은. 401호실 402호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어.


믿어지니?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가니까 이런 현상들을 점점 뜸해지더니 어느 순간 멈췄어. 그런데 웃긴 건 오랜 세월동안 이런 현상들을 겪지 않게 되다보니 이제는 그때 일어났던 정말 진짜였었나 가물가물지더라.


그래도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있어. 그때, 이 이상한 일들을 겪을 때. 어린 나이였는데도 난 막 그렇게 생각했어. 나중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서 이 일들을 꿈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고. 그때 내게 일어났던 일들은 꿈이나 상상이 아닌 실제였다고. 내 자신이 아니면 절대로 믿어줄 사람 없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도 시간이 지나니깐. 머리가 크니깐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된다는 그 생각에 결국은 나조차도 나의 기억을 의심을 하게 되더라. 

나와 같는 경험을 한 사람 또 없을까? 이 넓고 넓은 세상에 설마 이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나 혼자일거라고는.믿지 않아.
추천수60
반대수129
베플이런|2018.07.16 16:54
귀신이 있다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자살한 사람들은 가해자한테 왜 보복을 하러 안오나 항상 궁금합니다...
베플ㅇㅇ|2018.07.16 17:23
비가 오던 날 밤. 혼자서 집을 지키던 것을 기억해. 그 소리를 난 기억해. 입원했던 날을 기억해. 으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람 뭘 자꾸 기억한다는거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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