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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너를 처절하게 잊을 것이다

ㅅㅈ |2018.09.17 01:03
조회 1,860 |추천 6
나는 너를 정말 사랑했다
그렇다 나는 너를 정말 사랑했었나보다
어제 생각지못한 이별을 하고 너와 헤어지고 집에와
아무렇지 않게 김치볶음밥을 먹고
그동안 못본 예능을 보았다
엄마는 마트에 가서 뭐좀 사오자고 했는데
귀찮다고 투정도 부렸다
정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런 평범한 하루였다
너와의 헤어짐만 빼고.

저번주는 너와 나의 300일이었고 곧 1주년이라며
나는 호들갑을 떨었었지
그 호들갑이 무색할정도로
지금은 너와 내가 남남이 됐다

근데 아무렇지 않다
사실 아무렇지않지 않다

나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길을 걷다가 물을 마시다가
친구를 만나러 가는 버스안에서도 문득문득 눈물이 났다
너무 바보같고 미련한 처음보는 내 모습에
나도 내 친구들도 참 당황하더라
그래. 내가 너를 정말 사랑했나보다.

넌 내 뒷통수를 후려치다못해 해머로 때린격인데
나는 그런 너를 사랑한다고
지금 이렇게 쓰고있으니 말이다

식욕빼면 시체인 내가 친구들을 만나
닭갈비를 먹으면서도 밥볶는걸 제일 좋아하는 내가
한두입 먹고 말아버리는걸 보면
남들이 다 겪는 이별후 식욕감소라는것도 처음 경험했다
고작 오늘 하룬데도 나는 별걸 다 경험하는구나
정말 가지가지한다 싶다가도
결론은 내가 정말 널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구나 싶다

우린 고작 10개월인데 지워야할 추억이
아니, 기억이 너무 많아서
여행가자고 조르고 투정부렸던 나의 연애사가
이렇게 독이 되서 부메랑처럼 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소개팅 어플에 가입해 너를 찾았다
몇개의 어플을 뒤졌을까
어느 소개팅 어플인지 기억도 안난다
가입을 하자마자 보이는 메인화면에
내가 사준 가디건을 입고
나와 함께 쇼핑했던 트렌치코트를 입고
나와 함께 여행가서 내가 찍어준 사진으로
다른 여자를 만날준비를 한 너를 보며
한 성질머리 하는 나인지라 너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토나온다고,너 토나온다고
상대방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는것도 없냐고
너에게 남은 아주 작은 미련까지도
남지않게 해줘서 고맙다며
나는 너에게 전화를 걸어 한시간 남짓
나 혼자 감정소모를 했지
너는 나에게 고새 본인 번호를 지웠냐고 비아냥 거렸고
나는 너에게 하루도 여자없이 못사냐고 쏘아댔다
헤어지면 번호를 지우고 사진을 지우고
그 사람을 지우는게 먼저다
어플을 까는게 먼저가 아니다 라고 했다
너라는 존재는 나에게 아직 소화도 안됐다
너 그렇게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이미 헤어지는 마당에 할말 못할말 다 했다
그제서야 너는 나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너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면 안됐었다
그말에 또 나는 조금 흔들렸으니까 바보같이

그러면서도 쉽게 그 전화를 끊을수가 없었다
헤어지자 한것도 나였고
너의 집을 박차고 나와서
너에게 먼저 전화를 건것도 나였지만
모든 잘못은 너에게서 시작되었는데
힘들고 눈물이 나는건 왜 나인걸까
그 전화를 끊는순간 정말 너와 나는 남이 될것 같았다
나는 계속해서 너에게 쏘아댔다 그래도 넌 끊지않았다
그래서 계속계속 쏘아댔는데 그런 내모습이
아직도 널 사랑해서 놓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눈물이 왈칵 났다

우리가 사귀는 동안 종종 싸울때마다
나는 너무도 어린애처럼 프사를 내렸다
다시 화해하면 너는 나에게 애처럼 그게 뭐냐며
웃으며 핀잔을 줬었고
두살 연하인 너인데도 나는 너에게 투정부리고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했다
너는 늘 날 사랑해주고 잘 해줬는데
사랑에 빠진 모습이 아니라
사랑을 노력하는 모습에
34살 평생 이렇게나 자존감이 흔들리고
너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확인받고 투정부리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멘탈이 나갔었나보다

그러다 저번주였지
우리 정말 아무렇지도 않지만
조각케익에 초 하나 불며
300일이 뭐라고 그걸 또 기념했잖아
니 원룸방에서 난 그게 그렇게 행복했다
그러다 잠든 니 옆에서 심심해 봤던
니 핸드폰 그게 화근이었지
어머니와의 카톡 캡쳐본에
나와의 교제를 알고 계시면서도
다른 집안좋은 여자와의 선자리를 주선해주시고
그런너는 좋다 싫다 그 어떤 긍정도 부정도 없었지
여지를 남겨둔거에 난 너무 화가났고
너에게 주려했던 300일 기념 편지는
그대로 집에 가져왔었지

사실 너 그렇게 잘나지 않았어
너는 그냥 나에게만 잘나고 빛나는 존재였고
나는 그냥 니가 좋았다 그냥
그래서 더 뒷통수 맞은 기분이고
나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어머니의 행동도 기분나빴지만
본인자식 더 좋은 사람 만나게 하고싶은맘 이해할것 같았다
그래도 너는 그러지 말았어야지
이 모든것들 다 묻어두고서라도
난 너와의 미래를 계속 그리고 싶었나봐
또 너를 만난걸 보면

엊그제 너는 수술을 했고
보호자로 올수 없는 부모님 대신
나에게 조심스레 와줄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기꺼이 너의 보호자가 될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그렇게 니 옆을 지켰고
힘든 수술을 견뎌내고 아파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씻지도 못하고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잠든 니 얼굴에
살며시 뽀뽀도 했다
나에게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어루만져주고싶은 얼굴이었을 뿐이었다

며칠전 300일 편지 다시 안주냐던 니 모습이 너무 환하다
그리고 어제 그 편지를 안준게
아니,못준게 너무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어제 너와 통화하다 그 첫 구절이 문득 생각났다

[나의 우주, 나의 사랑 OO씨]

그런데 어제 나의 우주는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나의 사랑도 덩달아 깨졌다
나는 울었고 오열했다 너와 통화를 하다가

나는 너에게 꼭 너랑 똑같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꼭 너랑 똑같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고 악담을 했다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사랑을 하고싶었다
근데 그게 그렇게 힘든건지 내평생 어제 처음 알았다

나는 너를 알기전 작년 9월초로 돌아갈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너와의 기억 한방울까지도 짜내서
다 잊을것이라고 했다
나는 너를 몰랐던 사람으로 돌아갈것이라고 했다
나는 왜 이렇게 10개월을 절절히 널 사랑했던 걸까
니가 주지못한 사랑에 얽매여서
내가 더 힘든건지도 모르겠다

고작 하루다
고작 하루가 지났는데 너무 힘들다
집에와서 클라우드에 있는 사진첩을 정리했다
쓸데없이 클라우드는 왜 자동올리기로 해놨는지
나를 원망했다
그러고 보니 너와의 이별에
나는 너가 아닌 내 자신만을 원망하는구나
나의 2018년이 온통 너였더라
몇천장의 사진을 지우는게 참 오래 걸리더라
그렇게 사진을 하나하나 보는데
뭐가 좋다고 니 옆에 있는 나는 항상 웃고있더라
그래서 울음소리도 새나가지않게
혼자 눈물을 끅끅 흘리는 내가 너무 미련스럽다

사진을 지우는데도 이렇게나 오래걸리는데
내 마음에서 너를 지우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내일은 부디 오늘 흘린 눈물 한방울만 덜 흘렸으면 좋겠다
모레도 글피도

오늘은 친구들을 만나 니가 나쁜놈이라고
너랑 헤어지길 잘했다며
그런놈때문에 내 눈물 흘리지 말라던 친구들 욕에
맞장구를 치며 너를 욕해야하는 오늘을
온전히 견뎌내야하는게 나는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악착같이 지워낼것이다
너가 아닌 너를 향한 내 마음에 눈물을 흘릴것이고
내가 덜 아파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것이다

니가 좋아하던 돈까스와 육개장은 당분간 먹지않을것이다
소주를 마실때마다
족발을 노래부르던 너였기에 그것도 멀리할것이다
나는 그렇게 너와의 이별의 단계를 하나하나 밟을것이다
나는 이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덜 아파하며
내 마음을 위로하고 애도할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좋은 사람을 만날것이다
새로운 사람에 그리고 그 사랑에
온마음 다해 사랑할것이고 행복해질것이다

그러니 부디 너도 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우고 잊어줘라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처럼.
추천수6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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