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결혼해서 어렵게 딸하나 낳고 키워서 올해 초등학교 입학했는데 제가 암이라 시간이 별로 없어요. 원래 5개월 선고받았는데.. 지금 선고받은 개월수 채우고도 7개월을 더 살았어요.
요즘 너무 힘들어서 하루중 대부분은 누워서 지내요.
울고불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병원 치료도 거부하고 그런거 다 지나서
교육도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도 있어봤고.. 그래서 지금은 받아들였는데
엄마 없이 살아갈 딸아이 보면 뭘 어찌해야 할지,
저 애가 나 없이 살아갈 날들이 얼마나 험할지 생각하면 또 컨트롤이 안돼요.
딱 애 고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만 건강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 아빠랑 하나씩 준비하고 있어요. 저도 엄마의 딸이었었으니까,
딸이 자라면서 어떤 순간에 엄마가 필요할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건 애 생리 시작할 때 생리대 사는 거, 이런 것들 알려주는 동영상하고, 애 생일때마다 틀어줄 축하 비디오 찍기, 애 결혼식 축하, 출산할 때 힘이 되어줄 영상 찍고..
이런거가 전부네요. 저런 중요한 순간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전 항상 엄마랑 같이 있어와서..
저런 경조사 외에 어떤 순간에 엄마가 필요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애가 특히 좋아하는 제 음식들 레시피도 책처럼 묶어놨어요.
이거 외에 어떤걸 준비해 두면 좋을까요? 준비해두고 싶은게 많은데 .. 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자 아이의 일생에서 엄마가 같이 있어야 할 순간, 같이 있었음 좋겠단 순간,
아니면 엄마가 간절하게 떠오르는 때가 있을까요?
(잔소리 동영상도 찍어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