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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어느 며느리의 끄적거림

winter102 |2018.09.25 07:34
조회 10,887 |추천 51

 

부모님 덕분에 잘 교육받고 밥 벌이 부족함 없이 하는 31살 기혼 여성입니다.

 

3번째 추석 명절을 보냈는데

듣자마자 바로 대응하지 못해서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상황을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냥 혼자의 위로에요.

 

이렇게라도 하면 속이 좀 풀릴까 해서요

(다음 번에 동일한 상황이 오면 꼭 말할겁니다.)

 

1. 음식을 좀 해야할 것 같다고 하시길래 그래 좋은 마음으로 하자 하고 어쨌든 했습니다.

   그런데 친척들이 오고 갑자기 어떤 분이 

 

   '며느리가 들어와서 안하던 음식도 하네요~'

 - 라고 하더라구요?

 

    며느리가 들어오면 갑자기 없던 반찬가지도 많아지고, 만나는 행사도 많아지나봐요.

    며느리=일하는 사람인가요

    원래 음식 안했으면 하지 좀 마요 왜 갑자기 뭘 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oo(남편)가 고생 많이 했어요~ 라고

   너무 하고 싶었는데 못 말한 그 순간이 너무 후회가 됩니다.    

 

2. 식사하고 젊은이들끼리 나가서 커피 한잔 하고 들어왔습니다.

    며느리는 저 혼자 였는데, (딸들이랑 아들들만 있었음)

    저한테 보자마자 어른들 3명이

    '너 힘들까봐 설거지 다 했다~, 설거지 하기 싫어서 늦게 들어왔니?ㅎㅎㅎ'

 

 - 라고 하길래 당황해서 아.. 그런건 아닌데..

   라고 했습니다.

 

   왜 조금 더 현명하게,

   이렇게 애들이 기다렸다가 다같이 시키시지 왜 힘들게 먼저 하셨어요~

 

   라고 했어야 했어.. 라고 계속 후회 중이네요

 

 

몇년 동안 이러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운전했다/ 설거지했다/ 음식했다/ 이런 육체적인 노동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기저에 깔려있는 이상한 가치관들,

 

과외 시켜가며, 본인 밥 벌이 잘 하라고 열심히 키워놓고선

왜 결혼만 하면 갑자기 살림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남편과 내가 동등한 위치에서 꾸리는 한 가정이 아니라,

서열 제일 막내의 며느리로, 왜 남편의 부모님집의 가족(?)이 되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많이 드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하고 싶은 소리도 조금씩 했습니다.

 

1. 여자의 희생/ 며느리의 희생? 이런 이야기 계속 하길래

 

- 요즘에 제 나이 또래 이혼 진짜 많이 하시는거 아시죠 ?

  

  저희 세대는 이렇게 훌륭하신 부모님들이(가르키며), 본인들이 다 희생하셔서

  잘 교육받고, 건강하게 커서 사회 생활 다 하는데, 그런 부당한 것들을 참을 이유가 더 적어지는    거죠. 둘다 잘 협력하면서 가정생활 꾸리니 가장의 책임감이라는 것들도 많이 줄고, 서로 의지하며 잘 사는게 중요한거죠 좋은거고.  

 

  라고 했네요.

  정말 순화하고 순화해서 말했지만, 제 말 뒤에 맴돌던 그정적이 그나마 통쾌합니다

 

 

 

2. 식사 다 하고 며느리들끼리 따로 먹자 고 하길래,

 - 의도한게 아니라 얼굴이 엄청 굳었나 봅니다. 대답 안하고 그릇만 나르니

   어색하게 가족분들 중 한 분이 제 밥은 따로 옮겨서 같이 먹으라고 주시던군요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맞추어

어른들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끼고, 다행히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알고

다 알아서

그래서 아 나도 노력해야지 라고 한번씩 마음을 다잡기도 하지만

 

불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서열의 맨 끝자락에서 불쌍해질 나를 조금이나마 지키기 위해서

일년에 두번인데도 참지 못하는 그 예민한 사람이 됩니다.

 

내 위로가 필요해서 쓴 글인데

글이 길어졌네요

 

지인들이게는 행복한 추석 보내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그렇게 못보내는 분들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하고 싶고..

 

연휴에 쉬지도 못하고,

바로 목요일에 출근할 직장인들 화이팅하십시오.

 

 

추천수51
반대수0
베플ㅇㅇ|2018.09.25 09:29
내가 18년전에 결혼하고 첫 설명절에 울 시모님 하셨던 말, 설 15일 지나 친정가라 하대요.^^ 당신 딸은 설 다음날 온다고 나에게 얼굴 보자 전화를 내 남편통해서 했는데 말입니다.^^ 울 큰 시누 형님, 내가 결혼 후 만났는데, 하는 말 이쁨 받고 못받고는 지 할탓이다 하대요^^ 내가 결혼해서 첫 시부님 생신에 시누셋은 방에 엉덩이 붙이고 주방엔 나와 보지도 않더라고요^^ 내가 그런 상황에 어찌 처신 했을까요? 설명절엔 아침 설거지 마치자 말자 친정간다고 남편에게 짐 싸라했음. 머뭇거리는 남편에게 나랑 살고 싶으면 내말 듣는게 좋를꺼야 함. 그때 내말 안듣고 처가 안갔으면 18년동안 안 살았죠. 두 번째 큰시누 말에는 그냥 웃어 넘겼음, 개코도 없는 집안에서 받아낼것고 없고, 오히려 우리부부가 생활비 원조해줘야할 형편인데 누가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할까요? 시누본인도 그 주제를 알텐데 굳이 내 입으로 말해서 불필요하게 감정 싸움 할맘이 없었음. 누가 갑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을인 쪽에서 맞추고, 눈치보게 되어 있으니까요. 울 시부모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며느리 인 내 눈치 많이 보셨지요. 시누가 입 잘못 놀리면 그 피해는 시부모에게 가게 되어 있음, 난 그걸 알아서 친가 올케에게 함부러 시누짓 안해요. 세번째는 시누들 중 둘째 시누만 나와서 같이 했음. 그래서 난 둘째시누만 사람 취급함. 내 남편 많이 힘들었어요. 결혼전 부모 생신에는 누나들이 해주는 밥먹고 편했는데, 나 만나고 나서 주방에서 상차리고, 설거지했으니 힘 들었죠. 남동생이 주방에서 설치는데도 큰시누 형님은 끝내 버티더만, 그 두꺼운 낯짝이 용해서 내가 박수 쳐줌. 막내시누는 남편 여동생이라 설거지 정도만 함, 그래도 입은 함부러 놀리는 타입이 아니라서 트러블 없었음. 울 큰 시누 덕에 일년에 딱 4번 시가에 갔음. 것도 12시간 이상 시가에 있어 본적도 없음, 시누들 얼굴 일년에 2번 봤음, 시부모 생신때만. 명절엔 원래 시누 얼굴 보는거 아니라서 안 봄. 내가 이렇게 편하게 살수 있었던 이유는, 남편 덕임. 부모 형제보다는 처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남편 덕임. 내가 시가에서 갑이 될수 있는 이유도 남편 덕임. 내가 결혼생활 편하게 지금도 유지 할수 있는 이유도 남편 덕임. 본인이 시가에서 을 같음? 그건 쓰니가 못 나서임. 그리고 남편을 잘못 만난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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