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 남성입니다.
요즘 사는게 사는 것 같지가 않고 하루하루 버티는게
너무 힘이 드는데 푸념 할 곳도 마땅치 않아 글을 적어봅니다.
긴 글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나름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공부는 못했지만 명랑하고 활발해서 주변에 친구도 많았고 인기도 조금 있는편이었어요.
지방에 작은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늘 서울생활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했었지요.
하지만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하다 경기도권 지방대를 나왔고 서울생활을 먼 꿈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저냥 목표없이 아르바이트 하고 대학졸업하고 군제대하고 막연히 살았어요.
취업을 할 나이가 되어 이곳저곳 이력서를 넣어보다
운 좋게 서울에 있는 중견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어요.
힘든 업무는 없었지만 매일매일 야근하며 5~6시간 자고 다시 출근하고 주말에도 가끔 특근하는 바쁜 나날이었지요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삶이었어요.
친구들은 노예라고 말해도 일찍 일어나 양치하고 졸면서 지하철 타고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 서울 야경보며 잠깐 맥주한잔 하는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고 하루하루 힘차게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어요.
여자친구는 제가 일하던 직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스태프였어요.
얼굴도 예쁘고 학력도 높고 명랑해서 정말로 깊이 사랑했습니다. 제가 학업에 대한 컴플렉스가 또 커서..ㅎㅎ
어느새 제 꿈은 그녀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되었어요
비록 그녀 때문에 여러문제가 터져 직장을 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지만 그래서 용서할 수 있었어요.
저는 젊었고 금방 다시 취업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녀랑 계속 잘하고 싶었으니까요.
전 일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데이트비용이며 용돈이며 벌어야 했어요.
그녀는 임용고시 수험생이라 돈이 없었으니까요.
그녀는 곧 합격하여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녀와 저는 결혼은 생각하게 되었는데 당연하게도 제 직장이 문제가 되었어요.
제게 고시공부를 하라고 권하더군요.
그냥 중소기업 같은 직장 가지곤 안된다고 하면서요.
틀린말은 아니지요. 요즘 세상에 아이 키우며 살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하니까요. 더군다나 그녀는 일등신붓감이라는 교사구요.
제대로 공부라곤 해본적이 없는 제가 몇년만에 다시 책상에 앉으니 죽을 것 같더군요 ㅎㅎ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한 것 치곤 성적도 나쁘진 않았어요. 여자친구도 제가 했던 것 처럼 경제적으로 지원도 해주며 여러가질 도와주었지요.
그런데 그 뿐이었어요. 성적은 전혀 안 오르고 점점 의욕은 잃어갔고 여자친구는 제게 모진말을 하며 괴롭혔어요.
헤어질 때 와선 그렇게 대하면 더 잘할거라 생각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지지고 볶고 울고 웃으며 2년이 흘렀어요.
제 나이가 서른을 바라보고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캄캄한 미래와 그에 따른 걱정, 불안등으로 불면증이 심하게 와서 매일 정신이 나가있었어요.
그러던 중 여자친구와 심하게 다투었고 또 다시 공부로 모질게 말하는 여자친구에게 감정이 폭발하여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게 되었어요.
여러번 붙잡았지만 교사가 된 그녀의 말투에서 눈이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2년간의 고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매일매일 눈물이 났습니다. 원하던 삶, 여자친구, 꿈
모두 다 잃고...패배자가 되어 고향으로 내려온 것이 한심해서요..
그리고 그 동안 살이 10키로나 쪘기에 운동을 열심히 하여 다시 예전 몸무게를 되찾았지만.. 거울속엔 2년동안 폭삭 늙어버린 제 얼굴만 있더군요..
나름 외모에는 자신도 있었고 연예인이냐구 묻는 사람도 있을정도였는데... 2년만에 늙고 추해진 제 모습만 있었어요..
면접을 봤는데 2년전 사진을 그대로 해놨더니 얼굴이 사진과 다르다는 면접관님도 있었네요...ㅎㅎ
다시 예전 삶을 찾고싶어 여러곳에 면접을 봤지만 나이도 많고 경력도 짧고 스펙도 부족한 절 써주는 곳은 서울에서 찾기가 어렵더군요...
고시공부를 시작한게 너무 원망스럽고 그녀또한 미웠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게 다 제 잘못이었죠...
현재는 고향으로 내려와 다른 분야 일을 하고 있습니다..
2년전이 너무 그립고..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죽고싶은 생각만 듭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아했던 게임도 친구 만나서 술 한잔 하는 것도 다 귀찮고 싫어요...
출근하면 욕 먹으면서 일 할 생각에 식은땀이 절로 납니다. 예전과는 너무 다른 직장 분위기와 목표가 없어진 삶.. 전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