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봤자 누워서 침 뱉는 격 같아서 익명의 힘을 빌어 여기에 글을 씁니다.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제가 알기로만 해도 한 5년 정도 된 듯 싶어요.
상대는 청소 아주머니입니다. 지금은 아빠가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나셨지만 정황상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가끔씩 만나시고 계시네요.
저희 집이 엄마, 아빠, 저 그리고 오빠 이렇게 네 식구인데 오빠랑 저랑 그거에 대해서 가타부타 딱히 말은 안 했지만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어요. 아빠도 아마 저희가 안다는 거 알고 계실 거에요. 그거로 인해 집에 불화가 생긴 게 한 두 번이 아니니까요.
예전에 한번은 회식 자리에서 술에 잔뜩 취하셔서 그 여자 데려오라고 술주정을 부려서 오빠랑 엄마가 그 밤에 택시 타고 아빠 데리러 갔던 적도 있어요. 마침 오빠가 집에 있었으니 다행이지 여자 둘이서 그 뒤치다꺼리 해야 했을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오빠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자취를 해와서 직접적으로는 저 때 한번 밖에 보지 못 했고저는 최근까지 취준생이었던 지라 거의 시간을 같이 보내다 보니 조그만 거 하나 하나까지 다 알게 되더라구요.
그 아주머니는 사별하고 혼자 지내고 계시고 저희 아빠 보다 나이가 많으십니다. 추석, 설날 같은 명절 때가 되면 회사에서 한우 세트가 나오는데 언젠가부터는 집에 안 가져오더라구요. 왜 안 가져오냐니까 우리는 맨날 먹는데 그까짓 거 뭘 가져오냐고 다른 사람 줬다고 그러더니 알고 보니 그 여자네 집에 가져다 줬더라구요 퇴근길에. 심지어 저희 집이랑도 가까워요 걸어서 5-10분 거리?
엄마가 왜 자꾸 싫다는데도 만나고 이것 저것 가져다 주고 밥 사주고 그러냐고 몇 번이나 얘기했고 아빠는 그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불쌍한 여자라고 그리고 생각해보라고 만나도 나보다 어린 여자 만나지 나이 많은 여자 만나겠냐고 하더라구요.
아빠 평소 성격이 남들한테 되게 젠틀하고 또 본인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한없이 잘 해주는 그런 성격이에요.
저는 방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아빠가 이렇게까지도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성격상 그냥 또 괜한 오지랖 부리고 다니는 건가보다’ 했어요.
근데 엄마 얘기를 들어보면 좀 도가 지나친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 아주머니가 본인 스스로나 자기 자식들한테 물어봐서 결정하거나 하면 되는 부분들을 마치 저희 아빠가 남편인 냥 조언을 구하고 문자하고 전화했던 건 기본이고요.
엄마가 알면 난리 나니까 이제는 몰래 연락하고 몰래 만나는 거 같아요. 증거는 많습니다. 그동안 확보해 온 CCTV, 블랙박스 영상, 영수증 내역 등 다양해요.
엄마가 제가 아는 것만 해도 한 3번 정도 그 여자 만나서 악을 쓰면서 싸우고 오신 걸로 알아요. 제가 그러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그것도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스토리라 디테일은 생략하겠습니다.
그 여자도 참 대단했다고 느끼는 게 처음에는 무슨 소리냐, 안 만났다 무조건 발뺌하다가 엄마가 증거를 보여주면 싹 말을 바꾸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내 남편한테 문자, 전화 하지 말라는데 왜 자꾸 하냐 안 한다고 하지 않았냐, 당신만 내 남편 근처에 안 얼씬거리면 우리 가정 잘 지낸다, 도대체 이게 몇번째냐 하면 다시는 안 만나겠다, 집을 옮기고 전화번호도 바꾸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레퍼토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또 잠잠한 듯 했는데 어제 또 일이 터졌습니다.
아빠 퇴근하시고 소주 한 잔 하고 싶으시다고 해서 셋이 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아 아빠는 잠드셨고 저는 제 방에서 제 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엄마가 제 방으로 들어오시더니 느낌이 쎄해서 아빠 지갑을 뒤져봤는데 애슐리 영수증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분명 영수증 수량에는 1이라고 되어있고 가격은 19800원이길래 클래식 같은 곳 말고 좀 고급인 지점에 가서 드셨나보다 생각했어요. 워낙 그런 데 가서 혼자 먹는 거에도 별로 거리낌이 없으신 분이라.
근데 영수증에 나온 지점을 검색해보니 가격이 평일 하루종일 9,900원이더라구요. 주말/공휴일만 12,900원이구요.
어제는 월요일이었고 19,800원이라는 금액은 2명이 가서 나온 거라는 결론밖에 나올 게 없었습니다.
엄마가 블랙박스를 돌려봐서 누구랑 간 건 지 확인하고 싶다 해서 아빠 주무시는 동안 어떻게 하는 건지 택시기사 분한테 여쭤본다고 그 밤에 택시 타고 나가셨다가 방법만 듣고 돌아오셨습니다.
칩 같은 게 있어서 젊은 애들은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셨다고 내일 아빠가 회사 일정 때문에아마 다른 차를 끌고 나갈 거니까 내일 아침에 아빠 출근하면 본인이 가서 빼올 테니까 동영상 좀 돌려봐달라고 부탁하시더라구요.
오늘이 되서 결국 돌려봤는데 그 여자가 맞더라구요. 그리고 엄마는 지금 그 여자 집에 찾아가서 아직 안 오고 계십니다.
저희 집에서 한 40분은 가야 되는 다른 도시에 위치한 지점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그쪽에 가서 뭐 사야 한다고 메모해두더니 저희랑 같이 주말에 갈 줄 알았더니만 그 여자랑 갔네요.
아빠가 진짜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건 지 뭔지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엄마가 극도로 싫어한다는 걸 아는데도 엄마가 알면 난리칠 게 뻔하니까 치밀하게? 몰래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정말 실망스럽고 왜 그러고 다니는 지 모르겠고 이해가 안돼요.
엄마, 아빠가 사이가 막 좋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안 좋은 것도 아니에요. 가끔 가족끼리 시간 맞춰서 국내 여행도 가고 해외 여행도 다니고 어쩔 때는 둘만도 어디 다녀오시기도 합니다. 진짜 그 여자만 개입을 안 하면 화목한 편이거든요. 근데 꼭 일년에 한 두번씩 이렇게 일이 터져요.
물론 아빠도 계속 연락 받아주고 가엾다는 핑계로 물심양면 그 여자 도와주고 그런 것도 큰 문제죠. 그래서 제가 엄마더러 그 여자한테 가서 악을 쓰고 싸워봤자 엄마도 별로 할 말 없다. 그런 방법 말고 다른 방법 생각해보자. 한 두 번도 아니고 매번 난리를 쳐도 그 날만 싹싹 빌고 비위 맞춰주는 척 하지 돌아서면 또 그러는데 안 먹히는 거 같다. 무섭게 정신 차리게 해줄 묘안을 찾아보자 하는데 이미 이성을 잃었는데 통할 리가요.
최근 저는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서 아마 빠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부터 해외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빠도 내년에 결혼해서 자기 가정 꾸리느라 바쁠 테고 엄마 아빠 오롯이 두분만 남게 되는데 제가 없을 때 이런 상황이 또 생겨서 엄마 속 썩을 거 생각하니 걱정되고 벌써부터 가슴이 너무 갑갑합니다.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엄마가 저한테 정신적으로 의지를 많이 하시는데 이제 제가 계속 옆에 붙어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주 주말에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요.
엄마는 금융쪽에서 일 하시다가 저 낳고 얼마 안 되서 일을 그만 두셔서 직장생활 안 한지도 오래되셨습니다. 갑자기 다시 일을 하는 건 좀 무리인 것 같고 취미생활을 하시거나 뭔가를 배우러 다니셨음 좋겠는데 아직 혼자 하는 거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그런가 말로는 뭐 해야지, 다녀야지 하시는데 시작을 하기 두려워하십니다.
두서 없이 넋두리만 늘어놓은 것 같네요. 일년에 한 두번이라지만 우선 이렇게 가정에 불화가 생기는 것도 너무 싫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싫다는데도 계속 몰래 만나는 아빠도 그렇게 못 하게 하고 싶고, 엄마가 뭔가 꺼림직하다는 게 있다는 걸 알아냈을 때 가슴이 쿵쾅거린다면서 벌벌 떠는 모습도 보기 싫고, 찾아가서 거짓말 살살 치고 사모님 사모님 하면서 불쌍한 척 하는 그 여우 같은 여자랑 말 섞는 것도 싫습니다.
맨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엄마 아빠 두분 다 아빠 퇴직하면 나가 살 거고 이혼하기로 합의 봤다고 하셨지만 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니니까 우선 사는 동안?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 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
아빠도 엄마도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 욕은 정중히 사양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