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솔직히 말하면..힘들다 진짜.. 죽도록 바닥만 치던 연초를 지나서 6,7,8,9,10모 계속 점수가 올랐거든.
아 열심히 하면 정말 되는구나 장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나 진짜 20년 생애중에 가장 열심히 살았는데.
나 미술입시생이거든. 심지어 기초소양평가전형이라 지원가능대학도 몇 개 없어서, 진짜 간절하게 그것만 보고 한 학기를 바쳤는데,
낮에 그림그리고 아침이랑 밤에 공부하고.. 주말마다 새벽 첫 기차타고 서울 올라가서 수업듣고 월요일 첫 차타고 내려오고..기차안에서 공부하고 4시간걸려 집 도착하면 바로 짐싸서 독재학원 가고, 평가 박하게 받으면 혼자 골목귀퉁이에서 이 악물면면서 쳐울고 이 바득빠득 갈면서 준비한 거기 떨어졌을 때도 한 자락 멘탈 부여잡고 그러면서 성적 올린건데.
지방국립대 겨우 갈 성적에서 서울 상위권까지 끌어올렸는데...나 홍익대 자율전공 진짜 가고싶었는데, 거기보다 성적 훨씬 올렸단말이야....나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끝나고 집와서 가채점하고, 세상밖으로 나온 이래 제일 서럽게 울어봤다, 엄마께서 기대를 많이 해주셨어서 성적듣고 엄청 화내실 줄 알았는데, "니가 올해 죽을만큼 열심히 한 거 모르는 사람없다.괜찮다 ㅇㅇㅇ 엄만 니가 자랑스러워 엄마는 진짜 괜찮다."이래주셔서 한 2시간 안겨서 계속 운 거 같다. 다 울고 엄마랑 나랑 둘 다 눈에 애벌레 두마리씩 단 상태로 술 한 잔씩하고 잤다.
국어성적이 회생불가능해.. 비문학 통으로 날린데다가 몇개 추가로 더 틀렸거든. 왜 그랬을까 뭐에 씌였던걸까 찍은 것도 맞는 게 하나도 없더라. 그래도 멘탈잡고 마지막교시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는 거에 내가 자랑스럽다. 사탐 47 50 떴어. 그거보니까 아 내가 아무것도 안한 건 아니구나. 나 쓰레기는 아니구나. 엄마 등골 빼먹어가며 아무것도 안하고 빈대노릇만 한 건 아니었구나. 그랬다 혼자 그냥. 이것도 어떻게보면, 좋게보면 낙관이고 아니면 자기합리화겠지.
반수할거야. 인생 삼세판이지. 난 꼭 내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거야. 내꿈 포기못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얼마나 소중한데.
난 남은 귀한 시간 폐인처럼 성적표만 붙잡고 울지 않을거야. 작년 겨울도 정시실기로 한 번도 제대로 못쉬었어. 재수 결정나고부터마음 편한 날 없었고, 3월부터는 공부랑 실기로만 채워졌으니까.
내 소중한 남은 스무살 남은 시간이라도 아껴줄래.내일 논술치러가고 모레 머리염색할거야. 그간 못했던 다이어트, 못 읽은 책, 못 본 영화,하고 싶었던 공부, 운전면허, 여행 다 할거고, 나 살뜰히 챙겨준 고마운 친구들 만나서 밥사주면서 반수 소식도 전할거야.
더이상 엄마 등골 빼먹긴 싫으니까 1월부터는 입학할 때까지는 감 안 잃도록 공부하면서 알바뛸려고.
그러고 진짜 멋지게, 올해 한 것보더 더 독하게 살거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반수시작하기 전 까지는 비록 마음에 차지 않는 학교라도 성실히 다닐거고 대학공부는 올해 미술실기랑 같다고 생각하고 똑같이 살거야. 밤낮으로 대학공부도 하고, 수능공부도 하고.
톡선에 나랑 같은 친구있더라. 야 즐겨. 후회하지마. 재수 선택할 때, 우리 우리한테 더 좋은 기회 주고싶어서, 주체적으로 선택한거야.
그게 얼마나 멋진 건데.금쪽같은 스무살 우린 이미 충분히 고생했다. 이젠 좀 우리도 쉬어야지.
난 수능치러 가면서 올해 겨울이 내 인생에서 가장 낭만적인 겨울이 되게해달라 빌었어. 그렇게 될거야 난 그렇게 살거니까.
그러고 다시 일어나면 되지. 힘들고 서럽고 다 포기하고싶어도 난 스무살인걸. 해 바뀌어봤자 우린 청춘인데. 그지.
못할 게 뭐가있냐.
나 수능 망했다고 애써 웃으면서 그룹콜하니까 애들이 그냥 나보고 다 괜찮대. 니가 최고래. 술마시제.
(쟤네 나 재수하는동안 별에 별 방법으로 내 기 세워준다고 진짜..ㅋㅋ평생잘할게 내가)
응 나 최고야. 나 내년에도 최고일거고. 20학번 어감 얼마나 예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 괜찮다.
누가 뭐라고 해도, 스무살 청춘 버렸다고 비아냥 대도, 난 충분히 빛났어 스무살 답게.
나는 나 믿는다. 잘해낼거야. 올해도 잘 해냈으니까, 내년에도 잘해낼거야.
그리고 내후년에는 진짜, 진짜 니 꿈 펼치면서 살자. 괜찮아.
나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은 본 적이 없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논술치려면 새벽 첫차 타야해서 깨어있다. 원서비 아까우니까 최저상관없이 쳐보려고. 혹시 아나 성적표에 한 등급씩 올라있을 지. 어디 그냥 심정 털어놓고 싶어서 야밤에 글써봐.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하던거랑, 이렇게 글로 쓰니까 또 느낌이 다르네ㅋㅋㅋ
너무 길어서 가독성 떨어지겠다 ㅋㅋㅋㅋㅋㅋ
얼굴도 모르지만 누군가가 응원해준다는 건 행복한 거니까,
응원받고 싶어.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잘할 거라고 응원해줘.
굳이 응원해주지 않더라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잘자 좋은 꿈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