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계속 속앓이를 하다 익명의 힘을 빌어 이곳에다 글을 씁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털어놓아봐도 더 답답하기만 해서 차라리 모르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이 더 나을거라 생각하고 글을 쓰려합니다.
판을 좋아하는 제 지인들은 이 글을 보면 알아보겠네요.
그래도 뭐..상관없습니다. 조금이나마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각설하고 본문 들어가겠습니다.
내용이 다소 길지만 진심어린 조언들 부탁드립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자이고 1년반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남친은 해외에서 만났는데 중간에 제가 한국에 오게 되었고 장거리 연애를 계속 했습니다.
서로 매일 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으며 잘 지냈는데 제가 한국온지 4개월정도 지났을 때 남자친구에게서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 남친이 숨 넘어갈것처럼 얘기하길래 이유도 묻지 않고 빌려주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두번정도 더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도대체 돈도 잘버는 애가 왜 돈이 없는지 이해는 안되었지만 연인사이라 생각해서 총 세번정도 돈을 빌려줬어요.(약 150만원.일단 큰 금액이 아니라서 빌려주기가 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약 10개월만에 저는 출국하여 다시 남자친구가 있는 해외에 오게 되었습니다.
약 1년만에 만났는데...하..... 남친의 모습은 정말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최악이었습니다.
그동안 저한테 돈을 빌렸던 것은 도박으로 인해 돈을 날려서 방세가 밀려서 빌렸던 것이었고, 2년동안 일했는데 통장에 단돈 100불도 없는 빈털털이었습니다.
거기다 저한테 심지어 돈을 또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정말 속이 상하고 실망을 많이해서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저도 다시 해외로 온 거라 집도 알아봐야되고 자리도 잡아야되고 신경쓸게 이만저만이 아니였는데 남친은 저에게 힘이 되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기대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작은 원룸을 구해서 혼자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남친이 짐을 싸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원래 있던 집에서 계약이 만료되어 나와야되는데 갈 곳이 없어서 왔다고. 자기도 집 구할 때 까지만 신세좀 지자고.
당장 내치고 싶었지만 오갈곳 없는 남친이 짠하기도 하고 며칠이면 나가겠지 하는 생각에 일단 들어오라고 하고 따뜻한 밥도 해서 먹였습니다.
비쩍 말라있는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고 어쩌다 이 애가 이렇게 됐나 싶어서 속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남친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빨리 방 구해서 나가라고 좁은 방에 둘이 지내니 숨막힌다고 여러번 얘기했지만 그때마다 알겠다고 한숨만 쉬고는 방 구하는 것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주정도를 같이 보냈는데 제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정말 독한 마음 먹고 남친을 내보냈습니다.
"그동안 너에게 시간을 많이 줬다.이번주 일요일까지 안나가면 그냥 니 짐을 밖으로 다 던지겠다.마지막으로 얘기한다. 일요일엔 무조건 나가라."
제가 눈에 독기 품고 얘기한게 통해서 일까요..남친은 일요일날 짐싸들고 나갔습니다.
"나 갈게..근데 내가 너였으면 이렇게까지 모질게 하진 않았을거다.니가 지금 내 상황을 아는데도 이러는 거 보면 너는 참 독하다."
남친이 가고난 뒤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참을 울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최근 사건의 발단입니다.
저는 해외에 다시 온 이후로 남친에게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 전부터 대화도 잘 안되고 성격도 완전 다른 남친이랑 부딪힐 때도 많았지만 남친이 워낙 저만 바라보는 순정남이라 그거 하나만 보고 사겼던 것 같습니다.
경제관념도 없고 가난한 사람이었지만 저 사랑해주는 마음 하나는 정말 컸거든요.
조금부족해도 제가 채워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런 무능력한 모습들을 계속 보다보니 이 남자와는 언젠가는 헤어져도 헤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이별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한달 전 주말, 남친을 집으로 불렀습니다.
따뜻한 국과 고기와 야채를 준비하고 마지막 밥상을 차렸습니다.
맨날 라면만 먹는 모습이 안쓰러워 밥이라도 먹이고 싶었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남친은 밥도 두그릇이나 먹고 신나서 웃어댔습니다.
식사를 마시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하루종일 표정이 어둡자 남친이 눈치를 슬슬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제 품에 파고들면서 무슨일이야~하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냥 그상태로 눈 지긋이 감고 얘기했습니다.
이제 그만 만나자고. 나 너랑 오늘이후로 헤어질거라고.이제 더이상은 너랑 함께 못하겠다고.
그러고 정적이 흘렀습니다.
남친은 한참 제 품에 파고든 상태로 아무말도 안하고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화없이 있다가 제가 먼저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습니다.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다 울고 세수하고 방에 들어가니 남친은 사라지고 침대위에 200불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는 마음이 아파 더욱더 미친듯이 울어버렸습니다.
그 후 끔찍한 일주일을 보냈네요.
일하는 도중에 실수도 잦았고 거의 영혼이 죽은사람처럼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이별때문에 힘들어 하는 상황에 일때문에 어떤 분을 알게되었는데 저한테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하루하루 고통속에서 지내던 터라 누굴 만날 상태도 아니였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남친이랑 이별했니 어쩌니 내 속사정 털어놓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쌀쌀맞게 밀쳐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을 만나면 만날수록 대화도 편하고, 무엇보다 저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모습이 고마웠습니다.
남친에겐 단 한번도 기대보거나 사랑외에 실질적으로 도움같은 것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분은 제가 하는 일이나 여러가지 생활부분에서 크고 작게 마음을 써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 분에게 조금은 마음이 열리고 있었나봐요..
그러던 어느날 그분이 저녁한끼 정도는 어떠냐고 해서 고민끝에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 앞에 남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수척해진 모습으로 울면서 잘못했다고 정말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고 숨도 안쉬어진다고 손 붙잡고 얘기하는데 저도 펑펑 울었습니다.
그래도 우린 안된다고 돌아가라고 하며 손 뿌리치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저 아이는 저 때문에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저는 저한테 호감있는 남자랑 저녁까지 먹고 데이트하고 들어왔으니...제가 죽을죄를 지은것만 같아 죄책감이 컸습니다.
이대로는 양쪽 다한테 죄짓는 것만 같아서 그냥 마음 독하게 먹었습니다.
다음날 그분에게 제가 먼저 만나자고 해서 약속을 잡았어요.
그러고는 솔직하게 다 얘기했습니다.
제가 지금 누굴 만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앞전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 상대편에서 마음정리가 되지않아서 관계정리도 되지 않고 있다. 남친이랑 헤어진지 일주일도 안되서 당신이 다가왔고 그땐 이렇게 될지 몰라 구구절절 내 얘기를 안했다. 그런데 요즘 연락하는 빈도도 늘고 당신이 나에게 대해주는 것들이 고맙지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정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혼자 시간이 필요하다.내가 누군가를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만나고 싶다.연락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분은 제 뜻을 존중해주었고 알겠다고 너무 오래걸리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남친은 매일 연락오고 찾아오고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얼굴볼 때 마다 남친의 눈물을 볼 때마다 제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지고 아팠습니다.
"나는 10개월을 너하나만 보고 기다렸어. 너때문에 담배끊어,도박끊어 난 니가 시티는대로 다 했어. 내가 여기서 버틸수 있었던 이유는 너야. 근데 너는 내가 잘못했다는 이유로 만회할 기회도 주지않고 가차없이 떠나버렸어.제발 나에게도 한번만 기회를 줘.부탁이야.한번만 기회를 주고 또 실망시키면 그 땐 내가 떠날게."
남친은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솔직히 그가 싫어서 헤어진게 아닙니다.
아직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거 보면 분명 저도 많이 사랑했고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면 실수도 할 수 있기에 앞전에 도박사건이나 저에게 줬던 실망감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이별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사람과 함께라면 제 인생도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그의 가난이, 그의 무능함이, 그의 나태함이, 그의 무지한 경제관념과 밝지않은 미래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제 스스로 그에게서 도망친 것입니다.
이 속마음들을 고스란히 남친에게 말할 수는 없었기에....그는 저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더더욱 놓지 못했습니다.
사실 조금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기회를 한번 줘 볼까...? 정말 바뀔수도 있는거니까..한달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 나도 아직 그를 사랑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남친과 다시 만날 생각이 없습니다.
그 애가 조금만 덜 아파하고 빨리 저를 잊어줬음 좋겠습니다.
저 때문에 아파하는 남친을 생각하니 항상 가슴이 미어집니다.
너무 가진 것 없는 사람이라서..정말 저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서...제가 너무 모진것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별은 옳았고 저는 어떻게든 이겨내보려합니다.
며칠지난 뒤 그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며칠동안 참아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힘들어하는 모습이라도 보는게 낫다고..이미 저를 좋아해서 이제 연락안하거나 안보는건 힘들다고..마음 추스릴때 까지 기다려 줄테니 밀어내지만 말라고..
하........정말 미치겠습니다.
지금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남친은 쉽게 저를 포기할 것 같지 않습니다.
카톡 전화차단하고 집앞에 찾아와도 쌀쌀맞게 대하고 그냥 들어가버리는거 외엔 방법이 없어요.
게다가 이분은 도대체 왜이러는걸까요?
이분에게 호감을 느끼긴 했지만 전 지금 정말 누굴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계속 제 마음을 파고드려고 합니다.
이렇게 괴로운 와중에도 이분을 만나면 또 마음이 갈까봐 두렵습니다
진짜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정말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싶습니다.
진심어린 조언 부탁합니다.